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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로 밴스의 정의 - 스카라베 살인 사건 / 겨울 살인 사건
S. S. 밴 다인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 반 다인 ★
국내에 코난 도일, 애거서 크리스티 만큼의 명성은 없지만,
그래도 추리소설을 읽는분이라면 반다인이라는 이름은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외국에서의 명망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에서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거장인 분이다.
S.S.VanDine 실질적 우리 발음으로는 밴 다인이지만,
전에는 대부분 일본어 중역본으로 국내에 소개가 되어 밴보다는 반으로 굳혀졌다.
그러나 이번에 북스피어에서는 반 다인 -> 밴 다인, 파일로 반스 -> 파일로 밴스, 마크햄 -> 마컴 등으로
바로 잡아 올바른 번역과 소장가치를 더욱 높여 출간하였다.
머, 고풍스러운 양장에 포스가 철철 넘치는 그 모습만으로도 소장하고 싶어지지만 말이다.
┌'현재 살아 있는 사람 가운데 나만큼 미스터리를 많이 일고 나만큼 주의 깊게 연구한 사람은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결코 훌륭하다는 뜻은 아니다.
정말이지 나는 다른 일을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다.┘
거만하다고 할까? 자신감이 넘친다고 해야할까? 이렇게까지의 강렬한 잘난척은 처음봤다.
그런데 작품속에서의 탐정, 파일로 밴스 역시 이 작가의 성격 그대로가 반영되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형사는 명함도 못 내밀고, 교고쿠 나츠히코의 추젠지 아키히코나
점성술 살인사건의 미타라이 기요시 정도 되는 사람도 한 수 접을 정도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느끼듯이, 작품속 주변인물들도 느끼듯이 나도 짜증이 치솟았는데,
그의 일리있는 말들과 핵을 꿰뚫는 추리력을 보면서 그럴만하다고 납득해버렸다.
게다가 재벌 상속남이라 자기 취미나 즐기면서 살아가는데,
머리까지 좋으니... 이 XYGXYG(심의삭제)다.
★ 파일로 밴스의 정의 ★
다섯번째 작품 스카라베 살인사건과 마지막 작품 겨울 살인사건을 묶은 밴 다인 전집 1탄이다.
스카라베 살인사건은 딱정벌레 살인사건으로 국내에 소개가 되었었고,
겨울 살인사건은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머랄까, 출판사에서 오래동안 출간계획을 고심하고 계획한만큼 라인을 잘 정한것 같다.
총 12편의 작품을 6탄으로 전집 출간 계획을 하고 있지만, 판매량이 후달리면 그것도 중단 될 일이다.
그러나!!! 기쁜소식은 밴 다인 전집을 국내 팬들이 희망해온 만큼 관심도 높고, 판매도 잘 되고 있어
2탄이 올 겨울에 출간된다고 하니 이 얼마나 행복하지 않을쏜가!
'스카라베 살인사건'
┌딱정벌레 살인사건으로 잘 알려진 이 사건은 밴 다인의 다섯 번째 작품인 동시에
그의 명성이 최고점에 도달했을 떄의 작품이다.
한 이집트학자의 죽음을 둘러싼 이 작품은 파일로 밴스의 예술적 감수성과
현학적 풍모가 넘쳐흘러 독자의 '지적 허영심'에 불을 당길 만하다┘
스카라베, 또는 스캐럽 즉 스타크래프트의 리버가 쏘는 미사일 이름으로 더 친근한 그것은
쇠똥구리인데, 웬지... 직독직해는 웃지못할 제목이 될 듯 싶어 상큼하게 만든 것 같다.
어쨋든 그렇게 센스를 발휘해서 지었긴한데, 그 제목과 사건의 연관성은 대단치 않아 그냥 그러려니 했다.
'살인범은 피해자의 가슴에 명함을 꽂아두지 않는다'
시작부터 명대사! 아니 잘난척을 하며 범인의 함정과 무시무시한 연기력을 간파하고
멋지게 해결하는데(아니 멋지진 않았나;;) 그 결말이 오싹했다.
생각지도 못한... 결말부분에 이르르면 얼추 반전이나 생각하기 마련인데,
정말이지... 이런 탐정은 처음봤다.
너무 누설하면 재미가 떨어지니 직접 확인하는 것도 재미일 듯 싶다.
아마 장담컨대 모두 통쾌하면서도 얼떨떨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가장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적절한 표현인가 -_-;;)
'겨울 살인사건'
┌밴 다인이 타계한 해에 발표된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김연아 선수를 연상시키는
미소녀(해설에서도 언급하지만 당시 모델이 된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존재한다)가
등장한다. 또한 코뿔소처럼 활기 넘치는 히스 경사 대신 등장한 경위도 눈에 띈다.
뛰어난 논리와 통찰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신중하고 예절 바른 경위의 활약은 썩
흥미롭다. 중편 또는 짧은 장편 분량에 불과하지만 초중반기의 걸작들과 비교하여
읽으면 색다른 묘미를 즐길 수 있다┘
너무 소개 옮겨썼다. 허허 내 생각이 편집자 분 생각과 같아서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정말;;;)
밴 다인이 '여섯 권만 완성하고 그 이상은 쓰지 않겠다.'
'한작가에서 여섯 편 이상의 탐정 소설을 구상할 능력이 과연 있는지 나는 의심스럽다.'
'내게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무한하게 탐정 소설을 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여섯 권으로 끝낼 것이다.'
이런말들을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6편 케닐 살인사건으로 정점을 찍고 이후로 하향세를 그렸다.
이 겨울 살인사건은 영화화를 염두에 둔 실험적인 시도도 엿보이는데,
솔직히 필력이 저하되거나, 질이 안좋아졌다기보다는 시대의 변화가 그렇게 만든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보기엔 확실히 걸작은 걸작이었다. (재밌던대;;)
마지막으로 '탐정 소설을 쓰기 위한 20가지 규칙'은
추리 매니아나 미스터리 애독자라면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고 넘길 부록이었다.
올 겨울!
파일로 밴스 2탄!
어떤 라인업이 구성되고, 또 어떤 걸작일지 너무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