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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봄 ㅣ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5
다니엘 살나브 지음, 이재룡 옮김 / 열림원 / 2023년 3월
평점 :
삶의 목적을 잃은 듯한 주인공들.
만나고 헤어지는 것에 대한 무미건조한 말들.
그래서 너무 허무하기도 한.
내가 이 독서에서 창조해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추운 봄’을 견디어 내는 삶이려나.
저자 다니엘 살나브는 자신의 문학을 읽으려면 ”창조적 독서“를 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창조적 독서가 정확히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문학은 ”정신의 근육을 단련하여 자아 형성과 해방에 기여“한다고 말한 저자의 말은 언뜻 이해되었다. 인내가필요하다. 이 책을 ’그냥‘ 읽다가 무슨 내용인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앞으로 다시 돌아간 적이 많기 때문이다. 곱씹어 읽으면 그제야 문장이 눈에 들어오고, 서서히 머릿속에서 문장이 표현하고 있는 세계가 펼쳐진다. 그 세계가 나에겐 낯설었고, 그래서 음울한 꿈을 꾸고 있는듯한 느낌을 주었다.
단편 하나를 다 읽고 나면 (추천사에서 말했던)한숨을 쉬기보다는, 내 멈춘 숨을 의식했다. 그렇게 생각도 잠시 정지.
상황과 인물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 문체가 주는 힘은 이런 걸까. 몽롱하고 흐릿하지만, 그 느낌은 생생한 그런 꿈 같은.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운명 앞에 지금을 살아낸다면, 또 다른 운명인 ‘따뜻한 봄’도 찾아오게 마련이니까.
그래도 역시 이렇게 쓸쓸한 건 싫다고 생각 하면서도 나는 또 늦은 새벽에 추운 밤, 아 아니지 <추운 봄>삶의 목적을 잃은 듯한 주인공들.
만나고 헤어지는 것에 대한 무미건조한 말들.
그래서 너무 허무하기도 한.
내가 이 독서에서 창조해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추운 봄’을 견디어 내는 삶이려나. 그래도 역시 이렇게 쓸쓸한 건 싫다고 생각하면서도 하면서 나는 이 책을 펼쳤다. 춥고 쓸쓸한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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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봄이 있는 이유는 겨울에 묵은 것들을 보내기 위해서라고 한다다. 그것들을 내보내야 봄이 주는 생명력을 맞이할 수 있다고.
그러니 만약 추운 어느 날을 보내고 있다면 내 안에 보내주어야 할 무언가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실 내가 "창조적 독서"를 잘 한지도 모르겠고, 꼭 "창조적 독서"를 해야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추운 봄>을 음미하듯듯 천천히 꼭꼭 씹으며“읽다 보면 무엇을 보내주어야 하는지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꽤나 멋진 발견이고, 그러니 해볼 만한 일 아닐까.
+개인적으로 <이별> 과 <역전 호텔>의 여운이 길었다. 마지막 단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