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소 이야기
신현득 지음, 윤은경 그림 / 리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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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소이야기를 먼저 읽은 딸아이에게 무슨 이야기인지 물었더니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이야기를 한다사람을 쫒아내고 동물들이 지배하는 세상과 비슷한 맥락이라며 엄마도 읽어보라고 했다궁금했다.

 

사람과 소이야기는 끝없는 욕심은 멸망한다는 전제로 시작하면 될 것 같다인간들의 욕심으로 지능이 낮아져 네발 동물로 퇴화한 사람들과 그들과는 반대로 지능이 높아져 인간사회를 점령하게 된 소들의 이야기가 황당무계했지만 그 어처구니만큼 흡입력을 자아내는 소재이기도 했다.

 

힘센 나라가 되기 위해 수상의 명에 의해 신무기를 발명한 과학자. ‘소가 되게 하는 바보 화학 폭탄’ 일명 바보폭탄을 만들었다이 폭탄은 둘레 100킬로미터 안쪽 사람은 금방 소로 변해 버리는 화학폭탄이었다세계 정복을 꿈꾸며 바보폭탄을 만들었지만 비밀이 새어나가는 바람에 너도 나도 바보폭탄을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사람은 소의 지능이 되고소는 지혜가 열리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지능이 낮아져 말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소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되었다그리하여 인간들은 석기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소가 된 사람은 글로써 말했다.

소가 가진 문화는 모두 인류가 이루어 놓은 것입니다소에게 빼앗긴 거지요얻은 자를 소라 한다면 잃은 자는 사람입니다인류는 지은 죄가 있었고 그 죄 갚음 때문에 받는 고통이므로 소를 원망하지는 않습니다인류의 패망을 거울삼아서 큰소나라를 다스려주십시오인류는 패거리를 나누어 제 욕심만 차리는 바보짓을 하다가 그 죄 갚음 때문에 망했습니다착한 일에는 좋은 갚음이 따르고 나쁜 일에는 나쁜 갚음이 따르는 것이 우주의 진리입니다.”

 

 

동굴생활을 한 지 30년이 되던 어느 봄.

인간의 욕심을 닮아가던 소나라의 전쟁으로 인해 인간들은 다시 말을 할 수 있는 기쁨을 맛본다이제 인간들은 어떻게 살아야가야 하는지 알았으리라다시금 동굴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면.

사람이 소처럼 생활한다는 상상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지만 이 책을 통해 발칙한 상상을 해볼 수 있었다는 점은 아주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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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구미호 1 - 사라진 학교 고양이 박현숙의 케이 판타지 시리즈
박현숙 지음, 김숙경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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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시리즈로 유명한 박현숙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인 빨간 구미호가 출간되었다 하여 두근대는 마음으로 읽어보게 되었다구미호는 나 어릴 적 전설의 고향에서 텔레비전으로 만나던 무시무시한 한국형 요괴였는데 수 십 년이 흘러 다시금 아동 도서에서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시대가 흐른 만큼 구미호도 변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구미호는 내가 생각해왔던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제목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까맣지도 파랗지도 하얗지도 않은 냄새마저도 핏빛 짙은 빨간 구미호.길 잃은 산에서 구미호와 우연히 눈이 마주치게 되어 의도와는 다르게 구미호의 동지가 되어버린 동환이구미호를 떨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구미호의 구슬을 삼킨 아이를 찾는 것그렇게 구미호는 변신을 무기 삼아 동환이의 학급으로 전학을 오게 되고 구슬을 삼킨 아이를 찾기 시작한다그렇지만 사건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고 진척이 없는 채로 보름달이 뜨는 날은 계속 다가온다게다가 첩첩산중으로 새끼 고양이의 납치 사건까지 발생하게 된다동환이와 구미호 이 둘은 어떤 방법으로 구슬을 삼킨 아이를 찾게 되는지 궁금한 자는 책을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한번 책을 펼치는 순간 손에서 뗄 수 없는 판타지이다초반부터 대놓고 구미호의 등장은 끝날 때까지 긴장감으로 쭉 이어지고 사건이 겹칠수록 궁금증은 증폭되어만 가며 책을 읽는 아이의 눈은 이미 호기심으로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이래서 아이들이 박현숙 작가의 책을 재밌어하는구나이것이 그만이 시너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눈요기는 바로 그림이다제법 오싹한 그림체는 이야기의 몰입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구체화시키는데 한몫한다.

  오늘도 온라인 줌으로 현실 세계에서 신물이 난 친구들이 있다면 내일 하루쯤은 빨간 구미호 시리즈로 신나는 상상을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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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어벤저스 2 : 유전병, 위험한 고비를 넘겨라! - 어린이 의학 동화 의사 어벤저스 2
고희정 지음, 조승연 그림, 류정민 감수 / 가나출판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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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용 과학동화나 역사동화추리나 탐정 등 의 장르는 이미 넘치고 넘친다그런데 어린이용 의학동화는 좀 낯설다코로나라는 역대급 바이러스가 의학동화라는 장르까지 개척했다는 사실이 실로 놀랍다어른들에게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의학전문 드라마로 힐링을 했다면 아이들에게는 의사 어벤저스 이 책이 집콕 생활에 무료함을 달래줄 에너지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그리고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비문학은 절대 읽으려하지 않던 딸아이가 이 책은 너무 재미있다며 다음 시리즈를 계속 사줄 것을 요구했다정말 싫어할 줄 알았는데 너무 재밌게 읽는 걸 보니 5학년은 이제 관심사가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는 증거이거나 혹은 책이 진짜로 너무 재미있거나.

 

얼핏 제목만 보면 학습만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화가 아닌 동화책이다게다가 한자로 구성된 단어들과 전문용어들이 대거 등장한다평소 들어보지 못했던 단어들을 많이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의학과 과학에 걸쳐 다양한 배경 지식을 얻는 건 덤이다 어려운 내용의 설명이나 이해는 1-2페이지에 걸쳐진 만화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되어 있다다시 말하지만 만화책 아님.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지는 어린이 의사들의 활약도 볼 수 있고 사람을 살리고 치료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서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것도 느낄 것이다.

 

독서는 아이에게 하나의 큰 경험이다한 권의 책이 자극을 주기도 하는데 의사 어벤저스를 읽고 아이가 장래희망을 의사로 품지는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하지만 의사 어벤저스를 통해서 큰 세상을 배웠을 것이다.

 

평소에 과학책을 즐겨보지 않던 아이도 두번 읽고 세번 읽을 책.

과학과 의학이 만나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책의사 어벤저스다음 호가 빨리 출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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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능력자들 4 - 괴물의 탄생 팝콘클럽 22
김하연 지음, 송효정 옮김 / 마술피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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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4학년, 5학년의 소능력자들이 캠프를 가던 중 겪게 되는 기이하고 스릴 넘치는 이야기다.

캠프의 아이들 인솔자는 허접하고 낡은 자동차를 끌고 나타난다운전면허를 딴지 고작 1주일 밖에 되지 않는 초보라는 설정과 내일 폐차시켜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고물 자동차의 등장은 이들이 곧 처하게 될 불운한 기운과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지니는 사물이나 사람에 손을 대서 과거에 대한 정보를 얻는 능력을 갖고 있다이런 능력은 내가 즐겨보았던 드라마 [메모리스트]에서도 등장했는데 사람과 접촉해서 정보를 얻고 범인을 잡아내는 형사가 그러한 능력자였다그리고 캣보이는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은 남자아이다.

이러한 초능력이라는 소재만으로도 아이들의 관심을 흠뻑 받는데 이 책은 이 소능력을 이용해 나쁜 아저씨와 맞서게 된다나쁜 아저씨의 행방은 5권으로 이어진다.

 

무시무시한 높이의 출렁다리게다가 태풍까지 겹쳐 출렁다리의 움직임은 서있기도 힘든 상황이었다그곳에서 펼쳐지는 소능력자들의 분투하는 모습이 아주 스릴 넘치게 묘사되어 있다.

   

책을 다 읽은 아이가 소능력자들 시리즈를 전부 다 읽고 싶어 했다책 주문을 해달라며 재촉을 한다아이들이 평소에는 절대 겪어보지 못할 능력치와 전투씬이 대리만족을 크게 넘어선 모양이다재밌는 책을 찾고 있었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아이들의 흥미와 스릴 둘 다 잡은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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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불링 스토리 꿈꾸는 문학 1
한은희 지음 / 키다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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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딸아이 학교상담을 진행했다초등 5학년이 되면 여자아이들은 무리를 이루기 시작하고 그때부터 친구 사이의 이해관계가 얽힌다거나 휘말릴 수 있으니 혹시라도 상담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던 담임선생님의 조언이 있었다이제부터 바짝 긴장을 해야겠구나 싶던 찰나에 만나게 된 책.   [네버 불링 스토리]

 

시원이는 늘 반에서 학업성적 1등이지만 표현 언어장애가 있는 친구이다담임선생님과 반 아이들은 모두 그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놀랍게도 부모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부모님의 부부 싸움이 그가 표현을 두려워하는 발화점이 된 것이다늘 소심하고 부끄러움이 많다고만 생각했던 부모에게 이 소식이 청천벽력과 같았다엄마에게 선물 받은 민물 게는 서로 잘 지낼 수 없는 자신의 부모와 닮았다고 생각했다민물 게 2마리가 모두 죽고 나서는 민물 게 따위는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한다지우려 했던 기억들이 되살아나서 시원이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낡은 인형을 가지고 다니는 같은 반 주리는 점심을 같이 먹을 친구가 없어 밥도 굶는 아이다그런 주리를 보면서 시원이는 자기도 모르게 연민과 안타까움을 느낀다주리는 나와 같은 처지이며 도와줄 방법은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

 

시원이는 엄마가 자신의 표현 언어장애를 알았을 때 달렸다세상을 피해 달렸다세상 모든 걸 피해서 지구 끝까지 도망가려 했다다시는 부끄러운 이 세상과 마주치는 일이 없어지길 바라며... 소나기 같은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했을 시원이를 생각하니 부모로서의 깊은 원망과 책임감이 느껴진다시원이는 엄마 아빠가 싸우고 식당에 자신을 버리고 간 그날 이후 아주 깊은 상처를 받았던 것이다그 상처를 꺼내면 또다시 자신이 버려질까 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주리와 드디어 친구가 되었다주리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다주리라고 부를 수도 없고 야라고 할 수도 없고 친구라는 말이 어색하지도 않고 참 깔끔하다며 너스레를 떠는 시원이 보니 막혔던 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시원이가 맘속으로 외쳤던 그 말이 떠오른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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