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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소 이야기
신현득 지음, 윤은경 그림 / 리잼 / 2021년 5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608/pimg_7016682072975440.jpg)
사람과 소이야기를 먼저 읽은 딸아이에게 무슨 이야기인지 물었더니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이야기를 한다. 사람을 쫒아내고 동물들이 지배하는 세상과 비슷한 맥락이라며 엄마도 읽어보라고 했다. 궁금했다.
사람과 소이야기는 끝없는 욕심은 멸망한다는 전제로 시작하면 될 것 같다. 인간들의 욕심으로 지능이 낮아져 네발 동물로 퇴화한 사람들과 그들과는 반대로 지능이 높아져 인간사회를 점령하게 된 소들의 이야기가 황당무계했지만 그 어처구니만큼 흡입력을 자아내는 소재이기도 했다.
힘센 나라가 되기 위해 수상의 명에 의해 신무기를 발명한 과학자. ‘소가 되게 하는 바보 화학 폭탄’ 일명 바보폭탄을 만들었다. 이 폭탄은 둘레 100킬로미터 안쪽 사람은 금방 소로 변해 버리는 화학폭탄이었다. 세계 정복을 꿈꾸며 바보폭탄을 만들었지만 비밀이 새어나가는 바람에 너도 나도 바보폭탄을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사람은 소의 지능이 되고, 소는 지혜가 열리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지능이 낮아져 말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소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되었다. 그리하여 인간들은 석기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소가 된 사람은 글로써 말했다.
“소가 가진 문화는 모두 인류가 이루어 놓은 것입니다. 소에게 빼앗긴 거지요. 얻은 자를 소라 한다면 잃은 자는 사람입니다. 인류는 지은 죄가 있었고 그 죄 갚음 때문에 받는 고통이므로 소를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인류의 패망을 거울삼아서 큰소나라를 다스려주십시오. 인류는 패거리를 나누어 제 욕심만 차리는 바보짓을 하다가 그 죄 갚음 때문에 망했습니다. 착한 일에는 좋은 갚음이 따르고 나쁜 일에는 나쁜 갚음이 따르는 것이 우주의 진리입니다.”
동굴생활을 한 지 30년이 되던 어느 봄.
인간의 욕심을 닮아가던 소나라의 전쟁으로 인해 인간들은 다시 말을 할 수 있는 기쁨을 맛본다. 이제 인간들은 어떻게 살아야가야 하는지 알았으리라. 다시금 동굴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면.
사람이 소처럼 생활한다는 상상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지만 이 책을 통해 발칙한 상상을 해볼 수 있었다는 점은 아주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