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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의 수수께끼 - 흥미진진한 15가지 쟁점으로 현대에 되살아난 중국 역사
김영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지구촌이라는 말이 생기고 세계의 양분적 이데올로기의 벽이 무너지면서 먼 미국과 가까운 중국이 우리에게는 이미 낯설지도 않고 있지만 그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세계의 중심을 이끌고 가는 것을 보면 웬지 무서운 생각이 많이 들때가 있다.
평소 역사서를 좋아하던 나에게 조금은 익숙하면서 낯선 중국사에 대해 그것도 수수께끼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책 자체가 흥미로왔다.
평소 내 기억에 인식된 중국은 세계최고의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만만디 정신에 뗏놈이라는 욕과 세계에서 인정한 의문의 만리장성,봄마다 우리에게 황사로 영향을 끼치는 큰 고비사막을 가진 공산정권에서 현재는 자본주의를 수용하며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는 우리와 뗄레야 뗄수 없는 가까운 나라 쯤으로 알고있다.
16년간 100여차례 중국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그곳을 다녀왔다는 작가는 5000년 중국의 역사를 돌아보며 우리가 몰랐던 진실을 15장의 테마로 나누어 올바른 중국 알리기와 우리의 역사 재인식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1~5장까지는 중국을 이끈 황제들과 관련된 많은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데 중국의 최고 평화시대인 <요, 순시대>를 첫장에 실어 그들의 시대가 선양이라는 미명하에 권력욕으로 넘쳐난 시기였으며 진나라부터 청나라까지 2133년 동안 선양이란 미명아래 숱한 참극으로 권력이양이 1031년간 계속되었다 하니 어느 나라건 순탄했던 역사란 없다는 것을 알려주며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진실과 만난 순간이었다.
역사가 긴 만큼 많은 제왕이 있었고 그들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설명해주며 우리나라의 왕들까지 소개한 접근 방법에 이해가 쉬웠고 그들도 사람이었기에 실수하거나 엽기적 취향을 들려줄때는 그런 임금밑의 백성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해본 기회였다.
그중 많은 제왕 중 최고의 명군이라고 꼽는 송나라의 태조 '조광윤'에 대해 알게 된것은 역사서를 읽는 보람이었다.
6장부터 12장까지는 중국 역사에 빠질 수 없는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역사적 결과물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 (1700년이란 기나긴 세월에 걸쳐 1,794Km에 달하는 거대한 물줄기를 다스리기 위해 만들어진 만리장성과 함께 '제 2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대운하'역사와 남북한을 합친 6배의 거대한 사막의 실체, 고고학 발굴대에 의해 밝혀진 나가촌 유적의 비밀과 병마용갱이라는 진시황릉과 얽혀 밝혀진 진나라의 위상)은 사람의 힘의 무서움과 신비함까지 더해져 나의 표현력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움 그 자체였다.
13장과 14장에서 다룬 고대 중국의 공무원과 관련, 그에 적합한 이상주의자 제갈량을 별도로 소개한것은 중국사의 수수께끼 보다는 현재의 우리 정치현실에 비추어 이런 사람들이 나기를 소망하는 작가의 마음이 앞섰다고 생각한다.
15장엔 좀더 현실로 돌아와 현재 중국이 시행하고 있는 그들의 고대사 공백기인 하,상,주시대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연대를 확정하는 국가적 사업인 <하상주단대공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우리의 고조선 건국연대인 기원전 2333년을 그들의 '요임금과 같은 시기'로 보고 중국사 새로쓰기를 위한 작업에 포함시키려고 한다는 이말은 동북공정이라는 말을 십년전부터 들어왔지만 그냥 흘려들었던 내게 우리의 건국역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중국사의 수수께끼라는 제목으로 흥미유발을 하게 했지만 내가 기대했던 만리장성이나 천안문사태에 관한 진실이 빠지고 너무 정치적으로 쓰여진 것 같아 아쉬웠지만 대신 몰랐던 대운하와 병마용갱의 위용을 알게 된것은 무척 좋았다.
병마용갱의 화려함을 보면서 많은 보물과 신비함을 안고 있을 진시황릉의 발굴을 자신들의 기술이 아직 미흡해 제왕릉의 발굴을 미루고 있다는 중국.
'발굴은 영원한 파괴'라는 사실을 알려준 저우언라이의 말을 되새기며 중국역사의 수수께끼보다는 우리의 역사의식에 경종을 울리게 하며 정신 번쩍 들게 만든 이 책에 놀라움과 가슴 뜨거움을 함께 느끼며 역사가 바로 서야 우리의 미래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되새긴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