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 제135회 나오키 상 수상작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들녘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과 함께 날아온 손수건을 보면서 참, 정신없는 그림이네!라고 처음 생각했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손수건을 보면서 흐뭇, 이사람이 다다겠군, 이사람은 교텐! 하면서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으며 몇번이나 손수건의 그림들을 살펴보았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여지 듯 마호로역에 위치한 다다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심부름집을 둘러싸고 그들이 의뢰를 받은 일과 의뢰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새벽부터 밤까지 버스배차시간 확인하기, 자신의 집 창고 정리, 주인 없는 집에 고양이 먹이주기, 학원에서 오는 초등학생 마중하기 까지 시간당 2천엔을 받고 하는 일 치고 조금은 어이없는 일에도 "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능하면 의뢰에 응할 것, 완벽하게 해낼 수 없다해도 의뢰를 맡은 이상 말끔하게 완수할 것", 그것이 지역에 밀착해 일을 하는 심부름 센터주인 다다의 이념이었다.라는 말처럼 다다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살고 있는데 어느날 버스정류장에서 고교 동창인 교텐과 만나게 되며 심부름집을 둘러싸고 좌충우돌 일어나는 일상의 이야기들.
빌붙어 살이를 하기 위해선 이렇게 하라고 확실하게 일러주는 교텐의 뻔뻔함과 오지랖 넓은
행동을 통해 때로는 어이없음에도 속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그런 안하무인이고 제멋대로인 교텐이 다다와 같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슴속 깊이 간직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며 그것을 뒷골목의 창녀와 막대사탕을 배달하는 초등학생(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랐다), 부모를 살해한 여고생까지  전이시켜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하고 있다.
차분하고 생각이 깊은 다다와 정의감과 행동력이 뛰어난 거침없는 친구 교텐과의 1년간의 동거와 마호로역 주변에 사는 지역 주변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때로는 웃기도 하고 때로는 의아해 하며 사람들이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랫만에 만난 즐겁고 유쾌했던 책.
가슴이 따뜻해지고 훈훈한 느낌이 남는 책이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친구들의 어울림을 보면서 나도 이런 친구가 있나?를 또 새삼 생각해보며 마지막 다다가 던진 말을 가슴속 깊이 새겨놓는다.
 
"행복은 재생된다고.
행복은 모양을 바꾸어 가며 다양한 모습으로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몇번이고 살그머니 찾아온다고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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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사랑
텐도 아라타 지음, 박태규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작가가 매우 낯설었다.

하지만 '영원의 아이'의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전작을 읽지 않았음에도 그 유명세로 인해웬지 낯설지 않은 느낌.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일반적 이성간의 사랑을 둘러싼 스토커적 미스터리 작품일 것이라 예상했었다.

역시 책은 끝까지 읽어야 그 맛을 아는 것,

이 책 또한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히 들려주고 있는데 그것이 너무 떠들석하지도 않고 오히려 그들의 작은 움직임 하나 하나, 나누는 대화 하나 하나를 숨까지 죽여가며 보아야 겨우 눈치 챌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들..

 
<우선은, 사랑>은 자신의 감정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서 부인에게 뜻하지 않은 상처를 주고 그 고통을 나누지 못해 자신의 사랑하는 아이를 죽일 것 같은 괴로움에 시달리는 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부간의 갈등을 그린 작품.

보통의 사람은 그렇다.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만 집중해서 생각하고 보게 된다고..

곁에 있는 사람은 당연히 그 자리에 항상 있을 것이고, 내가 말하지 않아도 무엇이던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

상대방의 속이 곪아 터질 때가 되어서야 그의 아픔이 무엇인지 겨우 안다는 것, 그래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인생들.

위태로운 부부사이의 문제를 어떻게 풀것인가?

<텅 빈 연인>은 신경과민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중년남성이 같은 병명으로 통원치료를 받는 소녀를 만나게 되고, 호기심으로 시작된 소녀와의 만남에 다른 감정을 느끼며 소녀의 마음에만 존재하는 연인을 없애고 자신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하다 서로가 치유할 수 없는 상처만 더욱 안게 된다는 이야기.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세상에 대한 마음을 닫은 소녀가 존재하지 않는 연인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

어른들이 무심히 행하는 행동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조금은 우울하고 조금은 안타까운 이야기.

그와 소녀의 병은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라는 생각

<평온의 향기>는 어려서부터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 살아오다 자신의 존재감을 잃어 버린 여인과 사랑하는 누나가 복막염으로 죽은 후 죄책감으로 세상을 살아온 남자가 정신병원 사회복귀병동에서 만나 정상적 삶을 살아내기 위해 6개월간 동거를 하며 그들의 일일을 일기에다 기록하며 그들의 미래를 계획하는 이야기.

매사에 너무 성실한 나머지 지쳐버리고 약간의 정도에서 벗어나면 두려워하고 세상에 나오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서로가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준다는 이야기인데, 너무 조심스럽고 소심한 그들의 삶이 어찌보면 안타깝기도 했지만 잔잔한 일상속 서로가 위로가 되어주고 평안을 찾는 것을 보면서 나 또한 삶에 용기를 내어 보는 기회가 되었다.

그들은 사회의 난관에도 서로가 의지해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멀어져 가는 그대에게>는 19살 이미 자신의 앞날에 대해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삶에 대해 체념아닌 체념을 하게된 남자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크리스마스 이브에 손님으로 온 남성의 갑작스런 죽음을 보며 그의 미망인을 만나고, 그 미망인을 통해 가까이 있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과 그 소중함이 사라졌을 때 생기는 공백과 그리움에 대해 알아가면서 내적 성숙을 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은 작은 계기로 그의 삶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이야기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라 하지만 내 일이 아니기에 어쩌면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는 작은 이야기들, 그러면서도 내 일이 되면 너무 큰 고통이라 정신병원에서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의 아픔을 들려주기도 하고, 서로가 그 아픔을 공유하면서 내가 치료를 받고 있다는 느낌!

내가 그들의 내면을 보면서, 내 가족과 주위의 사람들에게 너무 무관심하고 소홀하지 않았나 다시금 돌아보며 내 닫힌 사고를 좀더 넓게 확장하는 기회가 되었다.

사람은 작은 것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 작은 것에 큰 변화를 가질 수 있다는 것.

제목이 '넘치는 사랑'인데, 어찌 사랑이 잘못 표현되고 제대로 표현되지 못해 일어난 이야기를 묶었다.

우리가 사랑에 실수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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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강의
이중텐 지음, 강주형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2005년 중국 관영방송 CCTV의 '백가강단'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초한지'를 강의했고 이것이 폭발적 반응을 얻어 책으로 엮어 인세수입으로만 '포브스'지의 중국 갑부순위 47위에 오른 이중톈 교수.
한창 잘사는 경제대국을 꿈꾸며 달리던 중국이 어느 정도 삶의 여유를 찾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의 문화를 돌아볼 여유가 생겼고 그것에 부합해 고전열풍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이라고 한다.
'초한지'는 삼국지,서유기와 더불어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책이며 우리에게도 아주 익숙한 고전이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중국 춘추시대, 낯선 인물들을 중국 본토의 교수가  일반인을 상대로 이해하기 쉽게 강의를 했다고 하니 그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들은 사람들은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생각을 하며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일반인을 상대로 했다 하지만 일단 교수님의 강의로 짜여진 책이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처음 그 딱딱함에 먼저 약간 불편했었고 내용은 친절한 경어로 설명을 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역반응이 일어나는 듯 했었고, 일단 이야기적 소설이 아닌 강의식 책이라 약간의 따분함도 느껴졌었다.
 
처음 '한신'이 나오는 부분에서 왜 초한지의 가장 중요 인물인 유방을 먼저 설명하지 않나?
의아하기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유방의 통일에 최고의 지략을 보인  한신을 먼저 끌어내며 그의 활약을 높게 치면서 그 보다 더 나은 '유방'의 인물됨과 성공비결들을 강의할 때는 역시 포인트는 유방이었어.. 라고 절로 감탄하며 그 복잡하고 넓었던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을 집안에선 망나니로만 불렸던 '유방'이 이끌어 낼 수 있었던 다양한 이면들을 알려주고 있다.
스스로가 "짐은 전략을 세워 먼곳에 있는 전장을 지휘해 승리를 얻는데는 '장량'만 못하고, 국가를 통치하고 후방으로 물자를 완벽하게 보내는 데는 '소하'만 못하며, 군대를 이끌고 전투를 벌여서 백전백승 하는데는 '한신'만 못하오. 장량,소하,한신 이 세사람은 모두 천하제일의 인재들이지 않소? 이런 인재들을 모두 기용했으니 천하를 제패할 수 있었던 게요"(P115)라고 말하는 배짱은 두둑하며 학식은 모자랐으나 이해력이 빠르고 자신의 잘못을 바로 고칠 줄 알았던 사람. 그리고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쓸 줄 알았던 전형적 제왕지술을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당연히 자신의 힘만 믿고, 도량이 좁고 근시안적 안목을 지닌 '항우'보다 운이 좋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유방의 진영에서 한의 통일을 이끈 주역들 소하,장량,조참,진평들을 각각의 성과와 활약에 대해 설명하는데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유방의 곁에 있었구나 생가했으며 특히 오직 한의 통일만 염원한 '장량'은 유방의 스승이면서 통일을 이룬 후 멋지게 물러나 정말 아름답게까지 느껴졌으며, 식견,지혜,도량에서 모든 장점을 지니고 최고의 공신으로 대우받으면서 승상의 최고자리에 까지 오르며 끝까지 자신의 생을 마감할 수 있었던 '소하'의 처세술등은 정말 멋지게 보였다.
이 책은 유방이 진나라에 의한 폭정을 견디지 못한 7대 강국을 초의 항우와 싸우며 흡수, 합병해 한이라는 통일국가를 이루고 그의 자손들인 문제,경제대 까지 그들을 보좌한 신하들을 다루고 있는데 많은 멋진 인물들이 나오지만 안타까운 인물들은 피해갈 수 없었다.
유방의 최고 공신이었던 '한신'은  전장에서 승리를 얻기위한 지략등은 최고였으나 자신의 입지가 높아진 후 제대로 처신을 못해 여후의 계략으로 어이없이 죽게 되고,
문제와 경제에게 큰 신임을 얻고 지혜와 언변을 두루 갖추고 나라에 필요한 법 제정등을 제시하지만 오직 앞만 보며 자신의 목표를 관철해 주변을 돌아볼 줄 모르고 사람들에게 인심을 잃어 어이없게 죽음을 맞이한 '조조'를 보면서 아무리 훌륭한 신하고 인정받는 신하도 최고의 자리에 있는 왕이나 황제 앞에선 자신을 좀더 낮출줄 알며 처세를 해야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것이 2인자들의 살아남기의 처세라는 것을..
또 한명 지혜로우면서 가장 끔찍했고 중국 최고의 여걸이라 불릴 만한 유방의 아내 '여후'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아무 볼 것도 없던 유방을 황제가 될 것을 끝까지 믿고 지원한 아내, 그러나 야망이 너무 컸고 질투로 인해 '인간 돼지'를 만든 현대에 악녀의 대명사로 기억되는 여성.
오죽하면 유방이 죽음직전 '유씨'성을 가진 자만 왕으로 봉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지었을까..
 
처음엔 딱딱하기만 했고 멍한 상태에서 보고 듣는 교수님의 강의라 진도가 잘 안나갔지만 
조금씩 복잡했던 춘추시대의 상황을 알아가고, 때로는 처세로, 때로는 지략으로 맞서며 활약하는 영웅들의 모습을 인물 개개인으로 떼어 비교해가며 읽어내려 가는 것, 중국의 복잡한 명호나 가족력,정부제도등을 약간이나 알 수 있었으며 유방 다음대의 상황을 조금 이해하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자주 쓰는 고사의 유래를 만나면서 읽는 재미가 더해가는 책이었다.
다시금 '초한지'를 제대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과 이중텐교수의 '삼국지 강의'까지 욕심을 내어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 고전은 현대의 거울이라더니 그 말이 딱인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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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무신왕기 1 - 부여왕 대소를 제거하라
김상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얼핏 제목만 보아서는 무협소설이다.
무협소설은 꿈많고 조금은 허황된 십대때 많이 읽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황당무계함과 상황의 어이없음에 읽는 즐거움은 알지만 읽은 후 아무것도 남는 것 없는 씁쓸한 뒷맛 때문에 읽을
생각을 아예 하지않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대무신왕기 처럼 역사적 사실에 근간을 둔 영웅적 소설은 나의 모르던 무지를 깨우고 읽는 즐거움과 상상력까지 불러일으키며 나를 미치게 한다.
더우기 우리나라 역사이래 영토확장에 가장 큰 힘을 쏟았던 초기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이
책은 역사서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제2 대무신왕편의 단편적 기록을 작가의 상상력에 살을 붙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주인공인 고구려 3대왕 무휼왕에 대해서는 몰랐던 점이 대부분이었는데 그가 주몽왕의 손자이며 황조가를 지은 유리왕의 아들이고 나약하기만 했을 것 같은 유리왕이 자신의 대를 잇기 위해 스스로 다른 아들들을 제거하며 무휼을 지켰다는 것, 
무휼의 둘째부인이 낳은 아들이 우리가 이야기로만 전해듣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그 주인공이라니, 또한 무휼과 대소의 경합, 대군을 이끌고 온 한나라를 임기응변으로 물리치는 것 까지 읽을수록 재미가 새로웠다.
더우기 자명고를 둘러싼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이해관계가 평소 알고 있던 그런 연정의 관계가 아닌 좀더 복잡한 정치적 이면이 깔려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렇게 용맹했던 호동왕자의 어이없는 죽음을 보면서 많은 의문도 가졌는데 이 책은 이야기로만 그칠것이 아닌 내게 좀더 역사적 공부하기를 바라는 듯 했다.
주몽의 손자인 무휼이 3대에 걸친 그들의 연적 부여의 대소왕을 제거하기 위해 도적의 괴수인
'괴유'를 회유하기 위해 지하감옥을 찾아가 직접 담판을 짓는 모습이나 신하들의 기강을 위해뇌물을 받은 대신을 과감하게 처단하는 것, 신하의 능력과 쓴소리를 자신의 격한 성정에도 받아들일줄 알며, 삼국지의 제갈공명같은 젊은 '을두지'를 자신의 참모로 두며 언제, 어느때 주변국들이 침입해와도 모든 백성이 일사분란하게 대피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평상시에도 전시와 같은 훈련을 하며 그 덕분에 거대한 한나라의 침입까지 막아낸 통 크면서 냉정하였고 주변국들을 정복하여 大武神王의 칭호를 받았던 왕.
 
이 책은 '소설에 방점이 찍힌 역사 소설'이라는 말과 재미있는 책을 만들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고스란히 살아난 듯 한 책이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역사를 다시 공부해야 겠다는 마음과 재미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으니까.
사실 나라의 기반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권력층들의 이권다툼이나 분쟁등은 어느시대를 막론하고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들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인해 피비린내나는 짜증나는 현장인 것을 알기에 이 책도 그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어이없고 기막힌 상황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예나 지금이나 역사와 정치는 함께 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는데 아마 정치라는 단어가 없어지지 않는 한 그 싸움들은 계속될 것이다.
민주주의가 뿌리내렸다고 하는 오늘날까지도 그러하니..
그러므로 이 책은 정치적 견해보다는 대무신왕인 무휼과 그의 아들 호동왕자의 활약에 초점을 두고 읽으면 더욱 재미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무휼과 괴유가 처음 만나 나누었던 말..
"자기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해서는 술과 음식이면 충분하다.
사람을 죽이는 것처럼 어려운 명령을 듣게하기 위해서는 믿음을 주어야 하지.
명령이 옳다는 믿음말이야.
그런데 충성을 얻기위해서는 그거로는 부족해... 뜨거운 것이 필요해요"(P141)
멋진 이말이 책속에 몇번 나온다. 뜨거운 것을 찾으시려는 분,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권하며
멋진 역사팩션을 또 하나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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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경영학 - 위대한 영웅들의 천하경영과 용인술
최우석 지음 / 을유문화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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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삼국지를 읽었을 때의 느낌!
조조는 교활하고 약삭빠르며 기회주의자,
유비는 아무 가진것 없이 심심하면 눈물만 흘리고 아랫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유약한 자,
손권은 어린사람이 좋은 집안을 배경으로 자신의 상황에 맞게 나라를 다스린 자.
그래서 위, 촉, 오 삼국의 왕들보다는 그들을 보좌하는 신하들의 활약에 더 재미있어 했고 특히 신출귀몰하게 조조를 괴롭히며 유약한 유비를 목숨까지 걸어가며 돕는 제갈공명은 가히 존경의 인물이었고 허무맹랑한 무협지로만 알았다는 것 아닌가.
어른이 된 후 삼국지라는 것이 한나라 말기 중국의 혼란한 전국시대 위,촉,오라는 세나라의 패권을 둘러싼 싸움이며 조조가 다스린 위나라가 그 중 우세했으며 나중에 진나라로 통일이 된다는 것, 그리고 그곳에 나온 인물들이 대부분 실존인물이라는 것, 삼국지만큼 웅대하고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당대에 찾아 보기 힘든다는 것까지.. 그 많은 사실들을 어른이 된 후에야 알았으니 역시 같은 것도 나의 보는 시기와 배움의 차이가 이렇게 커다는 것을 새삼느꼈다.
 
특히 이 책은 무협지속에서 봄직한 창,칼을 휘두르는 막무가내 삼국의 왕이 아닌 난세에 자신의 나라를 어떻게 통치하며, 자신의 신하들과 국민들을 어떻게 다스리는지, 다른 나라와의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과 그들의 후계자 승계문제와 말년의 모습을 조조,유비,손권이라는 별도의 인물로 떼어내어 최고의 경영자들의 모습을 비교,설명하고 있는며 오늘날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는 경영자들의 모습까지 그들에게 오버랩시키고 있는데 서기 2세기부터 3세기까지의 활동한 멋진 인물들이 현재 막 살아나는 것 같은 역동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내가 기회주의자로만 알았던 조조가 "치세엔 능신이고 난세의 간웅이 될 운"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구상력,결단력,친화력,행동력,임기응변까지 고루 갖추고 있으며 철저하게 능력위주로 사람을 발탁, 스스로도 쉬지않고 공부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었다니.. 그런 난세에 스스로가 세운 나라의 군주가 되기위해선 어쩔 수 없이 들었던 욕이 그의 능력으로 현재에 받다들여진다는 것이 놀라웠다.
또한 자신의 대에서 끝날 수 있을 승계문제도 많은 아들 중 개인의 인정보다는 나라를 위해
장자를 선택하여 삼국지에서 가장 오래가는 위나라를 만든 위대한 인물로 그렸다는 것에 새로움을 느꼈으며 조조라는 인물을 다시금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유비는 아무 가진것 없이 20대에 군사를 일으키지만 40대 후반까지 변변한 근거지도 없이 천하를 떠돌기도 하는데 일반인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감성리더십을 가지고 인재를 잘 써 촉나라를 이루었는데 "솜에 싸인 강철"같다는 표현을 할 만큼 원대한 꿈을 가졌으면서 부드러움과 어진 인품으로 덕을 행한 군주였다고 하겠다.
우리가 익히 아는 제갈공명을 세번 찾아가 자신의 사람으로 만든것이나  한번 믿은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며 자신의 아들대까지 의지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그의 타고난 용인술의 결과이며 그래서 현대의 가장 이상적 2인3각 경영의 구도이며 현재까지 존경을 받는 것 같다.
그리고 도원결의로 맺어진 두아우 관우와 장비에 대한 끝없는 믿음과 아랫사람을 끝까지 신뢰하는 모습은 보통 사람으로선 행하기 힘든 일인데 어찌보면 너무 아랫사람에게 의존하는 것 아닌가 생각되지만 그것이 유비의 가장큰 장점인 덕성이며 조조보다 높게 평가받는 것일게다.
2대인 유선이 촉나라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해 안타까웠지만 1대로보면 조조와 견줄만한 큰그릇을 지닌 유비였다.
 
손권은 아버지 손견이 창업한 오나라를 형님의 뒤를 이어 19살에 3대로 물려받았다.
어린 나이였지만 젊은 패기와 신중한 성격으로 나이많은 관료들의 말을 들으면서도 결단을 내릴때는 과감하게 행하므로써 자신의 입지를 굳게 지켰고 자신의 체면보다는 나라를 위한 대의로 정략결혼이나 자신을 낮춤 등 외교술엔 아주 능했다. 하지만 71세 사망때까지 자신의 후계자를 제대로 정하지 못하고 장기집권으로 인해 내부기강이 문란해져 망국을 초래하게 되는데 예나 지금이나 나라나 기업이나 외부적 요인보다는 내부적 요인으로 인해 망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손권은 말년의 후계자 문제로 인해 가장 큰 오점을 남긴 주역이 되겠다.
 
이렇게 혼란한 시기의 나라를 맡고 있던 최고 수장들의 면면을 만나면서 그들 개개인의 능력을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삼국지속 상황과 해석, 오늘날 경제계의 동향까지 알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경영자적 안목과 세심한 배려 덕분인것 같다.
조조편을 읽으면 그의 냉철함과 인간적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유비편을 읽으면서 그 고생속에서도 자신을 믿는 동지들과 함께 한 인간적 모습과 인덕에 반했으며, 젊은 손권의 패기와 용인술을 보며 어린사람이 나이 많은 부하들을 다스리는 법도 배웠다.
무엇보다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인재를 제대로 쓸 줄 알아야 하며 통 큰 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것,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 정략결혼도 서슴치 않으며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다는 것을 보며 조금 비정함 까지 느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이 세운 국가나 회사를 지켜내야 하는 것이 진정한 경영자의 모습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배우게 되었다.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사사로운 감정에 잡혀 흔들린다면 그 사람의 밑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버티어 낼까. 최고의 자리가 그렇게 힘들겠구나 절로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또한, 책속에 소개된 중국에 남아있는 삼국지 속의 유적들을 보면서 그 광대함 속을 누비던   영웅호걸들을 떠올리며 다시금 삼국지를 읽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불러 일으켰던 책,
이제야 제대로 삼국지를 이해할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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