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의 그림자 1
매튜 펄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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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기하게도 이 책을 접하기전 포의 소설 전집인 [우울과 몽상]을  친구의 소개로 벌써 구입해놓고 읽지 않았는데 이번 여름 휴가에 시원하게 읽어볼 요량으로 책을 펼쳤었다.

평소 추리소설의 대가로만 알았던 작가의 이력과 함께 그의 단편소설 58편을 환상,풍자,추리,공포로 나누어 소개 하고있는데 850쪽에 육박하는 책의 두께와 서두에 나온 환상 작품은 날 너무 우울하게 만들어 겨우 10편 남짓 읽다 놓고 말았다.

그러던 것이 금번 [포의 그림자]라는 책을 접하게 되면서 내가 앞전 그의 작품들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것을 얼마나 가슴치고 후회했던지,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책속에 잠깐 언급된 그의 몇 작품들을 함께 읽게 되었는데 생생한 그의 생과 죽음을 더욱 절실하게 느낄수 있었다.

평소 역사추리소설이라면 눈이 번쩍하는 내게 추리소설의 대가인 '애드가 앨런 포'의 죽음을 목격한 그의 열혈 팬 '퀜턴 홉스 클라크'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베일에 쌓인 포의 죽음과 관련된 많은 역사적 고증을 파헤친다는 것 자체가 신비할 따름이었다.

그동안 포의 작품 중 추리소설 몇개만이 그의 전부인줄 알았고 그의 생과 몰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그의 사망시기인 1849년을 이 작가는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다.

약 150년전 미국은 아직 노예해방이 시행되지 않았고 우리나라는 조선의 몰락을 눈앞에 둔 외국의 침입을 많이 받던 헌종의 시기였어니 썩 오래된 것 같지 않으면서도 아주 옛날시대인 것이다.

주인공 클라크는 자신의 본업인 변호사업 보단 독서애호가로서 시대를 너무 앞선 작품들로 인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천재작가 포의 작품에 빠져 있던 중 4명만이 참석한 쓸쓸한 포의 장례식을 우연히 목격하게 되면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천재작가의 죽음뒤에 음모가 있을 것이라는 추정하에 포가 죽기전의 행적을 찾아가며 그의

죽음에 관한 의문을 파헤친다는 것이다.

클라크는 책속의 '오귀스트 뒤팽'이 실존한다고 믿으며 실제 모델을 찾아 프랑스로 건너가 '오귀스트 뒤퐁트'라는 인물과 함께 의문의 죽음을 추적하며 또다른 뒤팽이라는 '클로드 뒤팽남작'과의 끝없는대립구도 속에서 그시대 포와 관련된 많은 문서와 행적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 시대 포의 사망소식을 전하는 신문들은 이렇게 전했다.

"그의 일생은 실패작이었다. 그는 재능을 낭비한 천재였다.

엉뚱하고 잘난 체하는 시와 기묘한 이야기들은 파괴적이고 비참한 일상으로 얼룩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주정뱅이로 살았다. 그리고 주정뱅이이자 망신거리이자 작품을 통해 도덕을 해치는 불한당으로 죽었다. 그의 죽음을 아쉬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뉴욕의 어느 신문에서 한 말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존재가 아니었다."(1-P34)라고.

분명 클라크처럼 열렬한 독자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나 인물의 죽음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일과 일상을 내버려둔채 조금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그 의문을 풀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그의 행동들이나 생각을 보며 포에 대한 진실을 왜 그렇게 파헤치려고 하는가?라는 에드윈의 질문에 "정해진 길을 가야하는게 인생이라는 생각으로부터 나를 해방시켜준 사람이 포 였으니까. 그는 미국의 상징이었소. 지배당하는 편이 나은 상황에서도 지배를 거부하는 독립정신의 상징이었소.  포의 진실은 나에게 개인적인 일인 동시에 아주 중요한 일이라오."(2-P78)라고 말하는데 조금은 미국적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타인들이 무어라 하던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뜻을 자유롭게 표현했던 포나 그의 의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쳐 천재의 명예를 회복해 주고싶어하는 클라크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현재의 작가가 예전 시대로 뛰어들어 실제사건을 추리로 이끌어 낸다는 것은 읽는 내게 대단한 흥미를 불러일으켰지만 2권에서의

프랑스의 복잡한 정세를 이야기하며 '엘리자베스 패터슨'이 탐정인 뒤퐁트를 국가의 위험인물로 간주해 제거하려는 것은 아무리 해도 이해하기가 힘들었으며 마지막 클라크의 집과 재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며 고모할머니라는 분이 유산 소유권과 관련한 소송을 제기하는데 파혼과 실의에 빠진 조카에게 용기는 북독아 주지 못할망정 소송을 제기한거나 자신의 약혼자와 혼인을 한다던 친구가 다시 그의 소송을 도와주며 클라크는 아무일 없었듯 포의 죽음 이전의 생활로 돌아 온다는 약간의 억지 결말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1849년 10월 8일 애드가 앨런 포의 죽음을 통해 알게된 미국의 시대상이나 포가 많은 작품을 남겼음에도 살아 생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고단한 일생을 보냈으며 주변인들에게 불한당으로 취급받았다는 것, 천재는 너무 앞서기에 그 시대엔 불우하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그의 죽음과 관련해 확인할 수 있는 편지들을 추적해가며 그 시대 편지의 행방을 둘러싼 혼란과 분실을 우려해 가명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나 그것으로 인해 다시금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제대로 된 체신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그 시대엔 분명 그러한 것이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제목이 왜  [포의 그림자]인가 몇번을 생각했었다.

현재야 포가 가장 유명한 작가의 반열에 있지만 그 시대 너무나 대접맞지 못한 작가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한 작가가 살아있지 않지만 실추된 그의 명예를 다시금 살려내어 오늘의 우리에게 알리려는 것은 아닐까 나름 추측했다.

책 읽는 내내 포를 사랑하는 독자가 내가 된 듯한 숨막힘과 안타까움을 느꼈다.

천재들이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이 오길 바라며 외국의 역사 추리소설을 즐겨쓴다는 '매튜 펄'을 내가 좋아하는 역사추리소설 작가의 반열에 올리기를 꺼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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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된다는 것 - 아이 교육을 위한 부모의 작은 철학
볼프강 펠처 지음, 도현정 옮김 / 지향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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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부모에게 어리광만 부리고 멋만 낼 줄 알던 여자아이가 엄마라는 신적인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 밖에서 싸움질만 일삼고 사고만 치던 남자아이가 아버지라는 위대한 존재로 만들어 질 수 유일한 기회가 바로 '부모'가 되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물런 내게 위대 해야 할 아버지의 존재가 너무 빨리 이 세상을 떠나 그 은혜를 느끼지 못했고 덕분에 어머니의 신적인 존재가 너무 크게 자리잡게 되면서 내가 부모가 되는 것을 포기해 버렸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사실, 난 나이를 계속 먹고 주변의 언니나 지인들이 부모가 되며 나의 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가 생겼고 자연스럽게 이모가 되어버렸다.

요 조금만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나 난감할 때가 있고 조금은 객관적 판단으로 부모가 된 사람들을 어줍잖게 훈계하면서 아이와 관련된 책을 가끔 보게 되는데 표지가 너무 강렬한 책을 만났다.

예쁜 나를 봐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초롱한 눈을 가진 통통한 아이가 누군가를 응시하고 있는 것, 아무리 목석같은 어른이라도 자연스럽게 이 표지에 눈이 갈 것이다.

 

아이를 네명이나 키우고 있는 교육자이며 작가인 아버지가 철학의 나라인 독일인답게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실수할 수 있는 여러가지 사항들을 전 시대의 부모였으며 세계의 철학자였던 사람들의 입을 빌리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조건이 아닌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부모들의 마음가짐을 일러 주고있다.

처음 "문제있는 아이는 없다. 단지 문제있는 부모만이 있을 뿐이다"라는(에리히 프롬)의 말을 인용해 나와 많은 어른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고 있다.

세상에 아무런 이유없이 부모의 사랑의 결과로 태어난 아이가 단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울음뿐인데 그것으로 어떻게 나빠 질 수 있을까? 그 울음을 잘못 이해하고 판단하는 부모의 잘못이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의 울음의 해석학을 체득하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긴장하게 만드는 이 책 정말 재미있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 어른들이 들여야 하는 시간의 문제,

아이에게 가장 신경써야 할 교육과 교양에서도 아이 스스로 자기를 계발할 수 있도록 정신적 기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며 그렇게 키운 아이들에게 감사와 보답을 기대하지 말라고 일러주는 것

"아이가 그릇되지 않은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나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부모에게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194)"라며 말해 주다니 정말 고맙다.

끝으로 아이를 다루는 것에 관한 일상의 간단한 메모들을 들려주고 있는데 아이들을 키우는데 어른이 지녀야할 소양들 특히 기다림의 미학이던지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키기 위해 시간을 들여야 하며 무조건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오히려 나쁜길로 키울 수 있으며,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공평하게 대해 가족이기주의에서 탈피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행복하며 참된 어른의 모습을 배울 수 있었다.

 

아이에게 기대하고 독려하기를 꺼리지 않는 이 땅의 많은 부모님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은 책이다.

더불어 경쟁과 최고만을 부르짖는 이 땅에서 우리나라의 작가가 이런 제목으로 책을 내주었으면 그 받아들이는 마음이 새롭지 않을까하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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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패의 집단 가출 - 허영만의 캐나다 여행 우보산행의 철학, 허영만의 이색여행 프로젝트 1 탐나는 캠핑 3
허영만 그림, 이남기 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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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캐나다 여행기라는 책이 나왔다.

만화가 허영만이라면 작년 신문에 연재된 '타짜'를 영화화해 최고의 히트를 쳤으며 현재 '식객'이라는 음식을 소개하는 연재 만화가 나오고 있는 이시대 최고의 만화가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이분이 산악인이면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는 곳 <K2>원정을 첫 산행으로 했고 그 이후 많은 외국의 고산원정에 나섰다는 것,

우리나라의 백두대간을 22개월간에 대장으로써 해 냈다니 많이 놀랬다.

1994년부터 2년간 백두대간을 경험해본 나로서는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무작정 능선을 따라 산을 걷는 그일이 얼마나 고단하며 힘든것인 지 잘 알고 있기에 그 놀라움이 컸지만,

사실 자신들이 좋아서, 산이 좋아서 내 스스로 걸어 내 산하를 걷는다는 충만함에 힘겨움을 잊어버리며 그것을 함께한 사람은 남녀를 무시하고 동지가 되어버리다는 것까지 아는 나로서는 '허패'의 탄생을 들으면서 그들의 마음가짐이 어떠했을까 충분히 짐작하며 흐뭇하게 이 책을 읽었다.

그래서 이들이 에베레스트를 다녀온 후 다시 캐나다의 로키산행을 서스럼없이 받아 들인 것이나 캐나다에 살아 허패의 산행에 자주 참석할 수 없는 이남기씨가 먼저 제안하고 그 빌미로 이 책의 기록을 맡게 된 것, 그러므로 아무리 글이 우선인 책이지만 그림을 그린 허영만씨의 이름이 책 표지에 먼저 실린 것까지 '허패'를 알게 되면서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산으로 엮인 인연은 대장이 최우선이라는 것, 아는 사람은 다 안다.

9월 6일 1차 선발진 허영만,전용권,김은광이 밴쿠버 공항에서 이남기를 만나 시작된다는  이 책은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선 북위 49도를 따라 경계선을 넘지않는 캐나다의 산과 계곡 등 여러군데를 돌아보는데 캐나다가 300만개가 호수와 100만개가 넘는 크고 작은 산으로 이루어 진것을 이제야 알았다.

사실 300만개라는 수가 상상이 안되지만 글쓴이의 직업이 의심스러울만큼 멋진글에 어우러진 시원한 호수와 산들의 사진을 보며 재미난 글이 담긴 그림까지 보게되는 즐거움을 이 책은 선사하고 있다. 

세계 최대 곡물 생산지에 석유도 나오고 풍부한 관광자원까지 그득해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나라 캐나다.

우리네는 경부선을 따라  500KM거리가 남한의 최장이라 알고 있는데 이들은 1500KM의 로키의 척추를 따라 걸었다 하니 우리의 3배의 길을 걸으며 호흡하고 받아들이지 않았겠는가.

참말로 부럽고 속상하기도 했다.

9월 13일 2진인 남기탁,이호준,주명진,이민경과 합류하는데 이호준씨는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3일만에 여행팀과 함께 한다니 이 사람 어지간한 배포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5000미터의 산에도 고소증이 없고 식객의 취재팀장으로 8년간 허영만 화백과 함께 했다니 사람이 좋아,산이 좋아 다닌다는 그를 그누가 말릴까.

총 8명이서 본격적으로 로키산맥을 산행하는데 인원이 많고 기후가 도와주지 않음에도 또 다른 즐거움으로 행복한 사람들..

가끔씩 들려주는 대장의

"나 벌써부터 행복해지려고 한다. 어쩌면 좋나?"라는 말에 나 또한 가슴이 두근거리며 먼 하늘을 응시하기도 하고 책 속에 실린 광활한 호수와 눈 쌓인 로키등을 몇번이나 쳐다보았다.

산악여행인 만큼 잠은 꼭 텐트에서 자야 하며 여행경비를 아끼기 위해 밥은 꼭 해먹어야 한다는 규칙을 정해 움직이는 그들,

물런 워낙 넓은 지리적 탓으로 차에 짊을 싣고 이동을 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규칙에 충실했으며 28일간의 세끼식사를 담당한 김은광씨의 수고가 새삼스로이 느껴졌다.  집에서도 매일 밥해먹기가 힘든데 그는 불평도 없이 출발전부터 식단을 준비하며 스스로 뿌듯함까지 느겼으니, 물런 대장이 먼저 귀국해 가끔 밥 짓는 것에 해방된 자유로움을 보여주지만.. 분명 여자가 그 일을 담당했다면 몸살이 났어 제대로 해 내지 못했을것이다.

가장 큰 수고의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캐나다 로키의 최고봉이 롭슨 산(3,954m)이며 이곳에서 내려오면서 다 함께 마지막 야영을 하고 밴쿠버로 돌아와 이남기씨집에서 환송회를 하며 일진 5명을 먼저 서울로 보내고 이남기,김은광,전용권씨가 밴쿠버 섬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이 책은 마무리 되고 있다.

정말 멋진 책이다.

여행에세이라면 적어도 이 정도로 해주어야 한다. 사실 적어도가 아니고 너무 많은 것이 담겼다.

내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캐나다에 대해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다니 안가고 설명만 들어도 80%는 알 것 같은 것은 느낌,

너무나 아름다운 사진과 가식이 섞이지 않은 글, 그 글에 첨부된 최고의 만화가가 그린 재미난 에피소드와 그림을 보면서 미지의 세계 캐나다와 로키를 사랑하게 되었고 이 여행에 참석한 8명의 '허패'단원들이 이 여행의 느낌과 사람들에 대해 솔직하게 들려주는 <여행예찬,인생예찬>의 글을 읽으면서 그들의 마음과 사람에 대해 너무 많은 감동을 받았다.

연령과 직업이 모두 다르지만 오직 산이 좋아, 사람이 좋아 함께 하게된 그들을 보면서 예전 철모르고 산과 사람을 쫓아 다녔던 나의 열정을 되새겼던 기회,

아! 난 이제 그런 열정은 꽃 피울수 없을거야, 슬퍼하면서도 그들을 부러워했던 것, 그들 한명 한명이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며 서로를 존경하는 것에서 사람과의 어울림을 또 한번 배울 수 있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속 풍경과 우보산행(牛步山行)을 원칙으로 하는 마음이 통하는 산악인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하늘의 별 백만개 짜리 자연호텔을 느낄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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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정조대왕 - 조선의 이노베이터
이상각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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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한국역사를 읽으면서 왜 이렇게 우리나라는 나약한가 하며 속상해 했는데 그나마 영,정조시대  문예부흥이 일어나고 임금들이 백성을 위해 부단하게 노력한 시대가 있었다는 걸 알게되면서, 특히 조선의 최고 지성인들이 신분의 차별을 넘어서 활약하게 만든 조선최고의 개혁의지를 보여준 정조 임금시대와 관련된 책이 나오면 탐독을 하면서 그 분을 내 마음 깊이 흠모하게 되었는데 이 책은 제목자체를 과감하게 <이산 정조대왕>이라고 들고 나왔다.

그 반가움에 내 사모하는 연인을 만나듯이 들여보게 된 책.

아!

내가 그동안 정조대왕에 대해 얼마나 얕은 지식으로 알고 있었는지

책 읽는 내내 죄송한 마음과 아하! 이런 분이 었구나 몇번을 감탄하기도 했었다. 

그저 그분의 당연한 업적으로만 알고있던 아버지 사도세자를 기리기 위한 8일간의 을묘원행이 강력한 왕권을 선포하기 위한 초석이었다는 것이나 자신의 목숨보다 당파간의 의리를 소중하게 생각했던 노론파의 끝없는 도전과 정순왕후의 저주 속 어쩔 수 없는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사림과 노론을 잘 융합하며 서로가 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탕평책을 썼다는 것,

왕립도서관 겸 박물관인 규장각을 설치해 신하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제왕으로 각인되며 신하들을 평가하는 초계문신제도까지 시행하신분,

할머니인 정순왕후가 7살 밖에 어리지 않은 정조를 철천지원으로 대하는 모습에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안되었는데 15살 어린나이에   66세 영조의 비로 간택고 왕이 된 정조와 다른 이념적 차이로 서로가 멸문지화를 시키게 된 사연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세자가 되기 이전부터 자신의 당파와 다른 길을 걷는 다는 이유로 노론과 정순왕후로 부터 끝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은 정조대왕.

스스로가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의료처방까지 직접 하셨던 분이 평생 원수들 사이에서 편안한 삶을 보내시지 못하시고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해 독살에 의한 죽음이라는 의문을 지울수가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정조대왕의 연대기를 서술적으로 풀이한 것이 아니라 그 분이 제왕이 되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직전의 과정과 죽음,업적등을 세세하게 나누어 적고 있는데 그 시절 그분들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듯한 작가의 어투가 조금은 생소하기도 했고 재미도 있었다.

1부엔  힘겹게  왕좌에 올라 국정을 어는정도 안정시키면서 왕권을 대대적으로 공표하기 위해 준비한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시작한 을묘원행에서 부터 그분의 의문의 죽음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어지러운 정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당파에 상관없이 능력으로 인물을 수용하고자 반대파인 노론과 사림을 아우르며 행하는 많은 정치적 수완을 2부에 적고있는데, 대부분의 내용은 어림으로 알고 있었지만 정조가 세손시절부터 왕이 되고서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적었다는 왕의 일기 '일성록(日省錄)"을 읽으면서 얼마나 놀라웠던지..

평소 일상의 별다른 바쁨도 없이 적는것 자체를 귀찮아해 멀리한  일기를 한나라의 임금으로 나라의 정책부터 시작해 백성들의 사소한 고소,민원까지  일일이 기록했으며 재위 기간동안 673권을 남겼으며, 그것을 체계적으로  '명령-보고-결재'식으로 정리 기록해 후대의 사료로 남겨 정조 이후 대한제국의 순종대까지 왕의 일기가 이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놀라움의 경지를 넘어선 정조와 우리 왕들에 대해 존경심이 절로 일어나는 부분이었다.

3부에서는 정치일선에서 뿐 아니라 백성을 사랑하는 위민을 솔선수범한 선례와  여러가지 개혁제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임금의 행차에서 백성들의 억울함을 직접 들어주는 상언과 격쟁, 관료들을 지방의 암행어사로 파견해 백성들의 원성을 끝없이 들어주시고 마음을 위로해주셨던 분, 누구도 건드릴수 없었던 신분사회의 고질병을 타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셨던 분으로 관직에 있는 관료들은 끝없이 공부하게끔 채찍질하시며 만 백성에겐 더없이 너그러우신 분이었으니 어떤 백성인들 그분을 흠모하지 않았겠는가.

끝으로 4부에서는 그분이 세자와 왕의 자리에서 승하하기전까지 시기하며 해하려고 했던 혹은 도움과 개혁을 함께한 여러 인물들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홍국영의 도움으로 왕의 자리에 무사히 앉았지만 그의 욕심은 토사구팽의 결과를 낳고 세손 시절부터 그의 스승으로 있던 채제공과 김종수.  두사람은 당대 최고의 학자로 남겨졌지만 어쩔 수 없는 당파간의 갈림으로 정조에게 아쉬움을 주기도 했는데 그래도 끝까지 그분의 편에서 보좌한 최고의 어른들이었다.

너무나 실력을 아끼고 사랑했던 리틀 정조라고 불렸던 정약용,

두 분이 좀더 오래 조선의 개혁을 이끌었다면 얼마나 눈부신 발전을 했을것이며 백성들이 편안했을까 생각하며 어떤 책을 읽어도 이 두분의 관계는 눈부시면서 부러웠고 안타깝기만 한 부분이었다.

나라가 잘 되기위해서는 강력한 왕권으로 신하들을 한 곳으로 응집해 백성들을 안위를 도모해야 하는데 그 꿈을 실현하기 직전 정조대왕이 승하하신 것, 하늘의 장난이라고 밖에 말 할 수 없다.

되돌릴 수 없는 역사 앞에서 탄식할 수 밖에 없으며 혼란한 요즘의 정국을 생각하며,

이산 정조대왕 같은 강력하면서도 따스한 제왕이 나타나기를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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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gghhhcff 2007-08-04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가요~ 이산 정조 대왕! 너무~ 매력적이네요^_^
 
아동 수집가 1
자비네 티슬러 지음, 권혁준 옮김 / 창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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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동수집가?

아무래도 상상이 안되었다.

수집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소유하기 위해 모으는 행위를 말하는 것인데.. 그럼 아이를 모으는 행위인가.. 아이를 좋아하는

가족의 이야기인가!

나의 이런 순진한 생각을 무참하게 만들어 버린 책.

독일의 신예 여성작가가

3년을 주기로 11살 전후의 아름다운 금발을 가진 연약한 소년들을 대상으로 "자신은 아이들을 보해해야 할 의무가 있다. 환멸과 분노가 가득한 더러운 세상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게 마치 숙명처럼 느껴졌다.(P1-135)라고 생각하는 소아애호증을 가진'알프레드'의 살인행각을 책의 전반부에 보여주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처음 책 읽는 중간 중간 변하는 시대와 상황에 이야기의 핵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많이 헤맸고 3년마다 시대와 장소를 바꾸며 자신의 이름까지 바꾸고 살인행각을 일삼는 그의 행적을 따라가며 살인자를 쫓는 형사와 아이를 잃은 가족들간의 미묘한 심리까지 살펴야 했기에 초반엔 조금 곤혹함도 있었다.

하지만 그 맥을 제대로 잡고서는 7명의 연쇄살인범이 되어 버린 '알프레드'의 내면을 좀더 깊숙이 알게 되었다.

어머니가 자신을 낙태하기 위해 독을 마셨음에도 태어났고 어머니로부터 악마의 화신으로 밖에 인식받지 못한 아이,

가족과 친구 어느 누구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한 아이가 자신을 유일하게 아껴준 형을 죽음으로 빼앗기면서 삶과 죽음에 관한 어긋난 생각을 가지며 존재 인식을 달리하게 된 사람.

그는 벌레 한마리도 죽이기를 꺼려하며 자연의 순수함을 사랑했지만 어린시절 잃어버린 형의 실체를 연약한 아이들을 통해 찾으려고 하면서 살인마로 변해버린 것이다.

아이가 주변으로부터 버림 받으므로써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른이 됨으로써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불러 올 수 있나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으며 그것보다 더 강력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우울증이나 실어증 등의 정신적 고통을 겪는 모습과 자식의 죽음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며 아이를 찾아나서는 부모의 끈질긴 모습을 굉장히 상세하게 그리고 있다.

그들에 비해 연쇄살인범을 쫓는 형사라고 나타난 '마라이케'의 활약이 너무 미미하게 표현되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녀도 아이를 유괴 당하면서 형사와 부모의 입장이 되자 수사에 힘을 더욱 발휘하는 것을 보면서 이 책은 단순한 유괴범에 따른 살인사건인 스릴러물이라기 보다 사랑을 주는 위대한 부모님의 힘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의 대립구도 처럼 느껴졌다.

아이를 살해하고 그들의 표식으로 어금니를 뽑아 간직하는 살인자의 끔찍한 행각은 정말 이건 아니야! 라고 몇번을 고개 젓기도 했고긴박하고 아슬아슬한 슬릴감은 다른 추리 소설에 비해 약간 떨어졌지만 상황에 따라 변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묘사해 읽는 즐거움이 많았다. 

이 여름철 더위를 잊기에 그만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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