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모가 된다는 것 - 아이 교육을 위한 부모의 작은 철학
볼프강 펠처 지음, 도현정 옮김 / 지향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부모에게 어리광만 부리고 멋만 낼 줄 알던 여자아이가 엄마라는 신적인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 밖에서 싸움질만 일삼고 사고만 치던 남자아이가 아버지라는 위대한 존재로 만들어 질 수 유일한 기회가 바로 '부모'가 되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물런 내게 위대 해야 할 아버지의 존재가 너무 빨리 이 세상을 떠나 그 은혜를 느끼지 못했고 덕분에 어머니의 신적인 존재가 너무 크게 자리잡게 되면서 내가 부모가 되는 것을 포기해 버렸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사실, 난 나이를 계속 먹고 주변의 언니나 지인들이 부모가 되며 나의 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가 생겼고 자연스럽게 이모가 되어버렸다.
요 조금만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나 난감할 때가 있고 조금은 객관적 판단으로 부모가 된 사람들을 어줍잖게 훈계하면서 아이와 관련된 책을 가끔 보게 되는데 표지가 너무 강렬한 책을 만났다.
예쁜 나를 봐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초롱한 눈을 가진 통통한 아이가 누군가를 응시하고 있는 것, 아무리 목석같은 어른이라도 자연스럽게 이 표지에 눈이 갈 것이다.
아이를 네명이나 키우고 있는 교육자이며 작가인 아버지가 철학의 나라인 독일인답게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실수할 수 있는 여러가지 사항들을 전 시대의 부모였으며 세계의 철학자였던 사람들의 입을 빌리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조건이 아닌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부모들의 마음가짐을 일러 주고있다.
처음 "문제있는 아이는 없다. 단지 문제있는 부모만이 있을 뿐이다"라는(에리히 프롬)의 말을 인용해 나와 많은 어른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고 있다.
세상에 아무런 이유없이 부모의 사랑의 결과로 태어난 아이가 단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울음뿐인데 그것으로 어떻게 나빠 질 수 있을까? 그 울음을 잘못 이해하고 판단하는 부모의 잘못이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의 울음의 해석학을 체득하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긴장하게 만드는 이 책 정말 재미있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 어른들이 들여야 하는 시간의 문제,
아이에게 가장 신경써야 할 교육과 교양에서도 아이 스스로 자기를 계발할 수 있도록 정신적 기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며 그렇게 키운 아이들에게 감사와 보답을 기대하지 말라고 일러주는 것
"아이가 그릇되지 않은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나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부모에게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194)"라며 말해 주다니 정말 고맙다.
끝으로 아이를 다루는 것에 관한 일상의 간단한 메모들을 들려주고 있는데 아이들을 키우는데 어른이 지녀야할 소양들 특히 기다림의 미학이던지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키기 위해 시간을 들여야 하며 무조건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오히려 나쁜길로 키울 수 있으며,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공평하게 대해 가족이기주의에서 탈피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행복하며 참된 어른의 모습을 배울 수 있었다.
아이에게 기대하고 독려하기를 꺼리지 않는 이 땅의 많은 부모님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은 책이다.
더불어 경쟁과 최고만을 부르짖는 이 땅에서 우리나라의 작가가 이런 제목으로 책을 내주었으면 그 받아들이는 마음이 새롭지 않을까하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