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수집가 1
자비네 티슬러 지음, 권혁준 옮김 / 창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아동수집가?

아무래도 상상이 안되었다.

수집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소유하기 위해 모으는 행위를 말하는 것인데.. 그럼 아이를 모으는 행위인가.. 아이를 좋아하는

가족의 이야기인가!

나의 이런 순진한 생각을 무참하게 만들어 버린 책.

독일의 신예 여성작가가

3년을 주기로 11살 전후의 아름다운 금발을 가진 연약한 소년들을 대상으로 "자신은 아이들을 보해해야 할 의무가 있다. 환멸과 분노가 가득한 더러운 세상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게 마치 숙명처럼 느껴졌다.(P1-135)라고 생각하는 소아애호증을 가진'알프레드'의 살인행각을 책의 전반부에 보여주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처음 책 읽는 중간 중간 변하는 시대와 상황에 이야기의 핵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많이 헤맸고 3년마다 시대와 장소를 바꾸며 자신의 이름까지 바꾸고 살인행각을 일삼는 그의 행적을 따라가며 살인자를 쫓는 형사와 아이를 잃은 가족들간의 미묘한 심리까지 살펴야 했기에 초반엔 조금 곤혹함도 있었다.

하지만 그 맥을 제대로 잡고서는 7명의 연쇄살인범이 되어 버린 '알프레드'의 내면을 좀더 깊숙이 알게 되었다.

어머니가 자신을 낙태하기 위해 독을 마셨음에도 태어났고 어머니로부터 악마의 화신으로 밖에 인식받지 못한 아이,

가족과 친구 어느 누구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한 아이가 자신을 유일하게 아껴준 형을 죽음으로 빼앗기면서 삶과 죽음에 관한 어긋난 생각을 가지며 존재 인식을 달리하게 된 사람.

그는 벌레 한마리도 죽이기를 꺼려하며 자연의 순수함을 사랑했지만 어린시절 잃어버린 형의 실체를 연약한 아이들을 통해 찾으려고 하면서 살인마로 변해버린 것이다.

아이가 주변으로부터 버림 받으므로써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른이 됨으로써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불러 올 수 있나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으며 그것보다 더 강력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우울증이나 실어증 등의 정신적 고통을 겪는 모습과 자식의 죽음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며 아이를 찾아나서는 부모의 끈질긴 모습을 굉장히 상세하게 그리고 있다.

그들에 비해 연쇄살인범을 쫓는 형사라고 나타난 '마라이케'의 활약이 너무 미미하게 표현되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녀도 아이를 유괴 당하면서 형사와 부모의 입장이 되자 수사에 힘을 더욱 발휘하는 것을 보면서 이 책은 단순한 유괴범에 따른 살인사건인 스릴러물이라기 보다 사랑을 주는 위대한 부모님의 힘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의 대립구도 처럼 느껴졌다.

아이를 살해하고 그들의 표식으로 어금니를 뽑아 간직하는 살인자의 끔찍한 행각은 정말 이건 아니야! 라고 몇번을 고개 젓기도 했고긴박하고 아슬아슬한 슬릴감은 다른 추리 소설에 비해 약간 떨어졌지만 상황에 따라 변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묘사해 읽는 즐거움이 많았다. 

이 여름철 더위를 잊기에 그만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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