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국사책에서만 보았던 유길준을 만나게 되었네요. '유길준' 하면 신사유람단과 서유견문이 자동으로 떠오르는데 무조건적 암기의 결과지요. '조선 선비 유길준의 세계 여행' 을 만났어요. 1883년 조선 사람 유길준이 외교사절단(보빙사) 일행으로 미국을 가게 됩니다. 그때까지 미국에 가 본 조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네요. 일본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워싱턴 뉴욕 부스턴... 영어를 말할 줄 아는 사람도 없고.. 높은 천장 우아한 장식 호화로움의 극치 호텔... 처음 타 본 엘리베이터.... 붕~하고 위로 떠오르니 지진이라도 난듯 소리지르고... 화장실과 욕실이 딸린 방... 방에 있는 벨만 누르면 종업원이 달려오고... 반듯하게 뻗은 길, 쌩쌩 달리는 전차, 높다란 건물들... 식사 예법을 몰라 미국인들이 하는 것을 슬금슬금 따라하고... 조선에선 볼 수 없었던 모든 것들이 눈 앞에 펼쳐질때 얼마나 놀래고 신기했을까요? 책 속의 그림들을 보니 재밌네요. 상투에 갓 쓰고, 저고리와 통 넓은 바지, 펄럭이는 도포에 양반 걸음이라... 조선 국왕 대면 할때처럼의 옷차림으로 미국 대통령에게 이마가 닿도록 큰절을 하고... 검정 양복차림의 서양인들의 눈에는 사절단을 본 느낌은 어떠했을까요. 보빙사 일을 모두 마치고 일행들은 모두 조선으로 돌아가고 유길준은 미국에 홀로 남아 공부를 하게 되네요. 최초의 미국 유학생이라죠. 하지만 나라에 돌아갈 일이 생겨 가는 길에 영국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등을 둘러 보았답니다. 그리고 싱가포르 홍통 일본을 거쳐 조선에 돌아왔네요. 병원 신문사 은행 학교등등 발달한 서양 문명을 직접 보고 온 유길준 유길준은 '서유견문'이란 여행기를 통해 서양의 제도와 문화등 소개하고 개화의 필요성을 알리게 되지요. 지금으로부터 불과 백이삽십여 전인데 우리나라 짧은 시간에 참 많은 발전을 했네요. 여행 이후 달라진 조선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재밌는 에피소드를 들려 주기도 한답니다. 표지 안쪽에서는 유길준의 여행경로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요.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면서 유길준과 그시대에 대해 점 더 자세히 알게되었네요. 근대사의 한페이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