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작가의 산문 세트 3권 중 마지막 ‘읽다‘입니다.
보다,말하다 에 이어 기대했던 ‘읽다‘였는데 결과적인 느낌은 다행히도(?) ‘평타‘수준이었구요. 왜냐하면 전작에 비해 맘에 와닿는 부분이 적어서였던거 같아요.
그래도 여러 종류의 책 중에서 ‘소설‘이란 장르를 왜 읽어야 하는지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김영하작가는 명쾌하게 답변을 줍니다. 간혹 소설책을 읽기 전과 후에 겪게 되는 복잡한 심정-망설임, 후회, 죄책감, 감탄, 즐거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와 정리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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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음으로써 우리가 얻은 것은 고유한 해맴, 유일무이한 감정적 경험입니다. 이것은 교환이 불가능하고, 그렇기때문에 가치가 있습니다. 한 편의 소설을 읽으면 하나의 얇은 세계가 우리 내면에 겹쳐집니다. 저는 인간의 내면이란 크레페케이크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상이라는 무미건조한 세계위에 독서와 같은 정신적 경험들이 차곡차곡 겹을 이루며 쌓이면서 개개인마다 고유한 내면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독자로 산다는 것에 현실적 보상 같은 것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의 짧은 생물학적 생애를 넘어 영원히존재하는 우주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 잠시나마 그 세계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독서의 가장 큰 보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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