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시리즈(?) 2탄으로 읽게 된 책입니다.주란과 상은, 두 여자의 시각을 번갈아 가면서 전개가 되는 형식입니다.소설보다는 영화로 나오면 더 어울릴 꺼 같네요.막장 드라마는 호기심을 끌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지는 않아서요. 빠른 호흡으로 읽게 만드는 점은 좋았어요.
6ㆍ25 전쟁 직후 대구의 어느 마당 깊은 집에 사는 주인집과 피난민 서너 가구의 지난한 삶을 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어렴풋하게 TV드라마로 하지 않았나 하면서 고두심씨가 떠올랐는데 유튜브로 찾아보니 빙고! 1990년 MBC에서 방영했었네요. 고두심, 김수미 이런 분들이 출연했구요. 30년 넘은 시간 속에서도 뇌리에 좀 남아 있었나봐요.유튜브 속 마당 깊은 집의 메인 테마곡 중간 이후 하이라이트 부분을 듣다보니 영화 씨네마천국에서 중년이 된 토토가 고향을 찾아 예전의 친구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알프레도가 남겨둔 영상을 보고 감격해하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소설 속 주인공인 길남이가 퇴직 후에 어린 시절 마당 깊은 집에 살았던 시절을 추억하게 되는 것과 결이 같아서 일까요...소설의 내용 뿐만 아니라 몰랐던 단어가 꽤 등장하여 사전을 찾아 단어장에 저장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했네요. 참 좋은 기억으로 남는 책입니다. 소장하고 몇 년 후에 다시 읽어보려 해요.
책 표지가 눈에 띄게 이쁘길래 우연히 산 책입니다. 박상우 작가가 참 많은 심혈을 기울인 게 느껴지더군요.삶과 죽음, 신, 카르마, 불교, 기독교 등 종교를 소환하여 심오한 얘기를 해나가는데 그래서 그런지 읽는데 너무 속도가 안나가더군요. 그러한 이야기를 쓰는데 참고한 도서목록이 중간에 주석으로 계속 나오고요, 이야기 전개가 상기 주제로 나오다가 2편부터는 어느새 우주문명과 외계인이 간여하는데 말로만 듣던 SF소설로 흘러갑니다..이야기 구성의 창의성이 돋보이고 특히 신비한 정신세계에 대한 공부를 심도깊게 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이 됩니다만, 소설이 갖추어야 하는 흥미 요소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너무 길고 지루했어요.
가족을 위해 힘들게 그러나 묵묵히 견디어 온 아버지들...어느덧 저도 그런 나이가 되어보니 공감이 되기도 하면서 나와 아버지를 잠시나마 생각하게 되네요.자본주의체제 하에서 경쟁과 생산성, 성취도 등으로 평가받으며 지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소설 속의 아버지 선명우는 우연한 상황을 맞닥뜨린 후 그동안 옥죄어온 주변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데...마냥 무겁지 않으면서 재밌게 읽었네요.
일간지에서 간간히 송호근 교수의 컬럼을 본 기억은 있지만 정독하지 않고 지나쳐가기만 했던 거 같네요.지난 번에 철학자인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를 본 터라 사회학자이면서 소설도 쓴 송교수의 시각이 궁금해서 읽은 책입니다.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사회과학 분야 특히 정치비평서는 읽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당시 느꼈을 감정보다는 좀더 차분히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기는 하지만 김 빠지는 느낌은 어쩔수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