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서바이벌 - 면접의 핵심은 비전과 소통이다
정경호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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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IMF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그리고 2011년 재정위기에 우리나라는 사상 최악의 경제난과 그와 더불어서 취업난이 심각해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3%의 실업률로 경제지표는 날로 호전되고 있고 취업률 완전성장에 가까운 고용률을 보이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땅의 젊은이들은 학창 시절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학비로 고통받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오랜 시간 동안 취업을 위해 발버둥쳐야 한다. 그 와중에 학자금 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많은 젊은이들이 신용불량자가 되어 갔고 기업들은 경력자 위주의 선발과 고용 없는 성장을 하는 통에 청년증 취업난은 사상 최악을 달리고 있다. 학생들은 학창 시절까지 반납한 덕분에 단군 이래 최대의 스펙을 자랑한다고 하지만 그마저 힘들게 취업한 기업의 일자리는 비정규직과 계약직에 최저임금을 받고 있어. 많은 이들이 결혼, 자동차, 집을 포기한 삼포세대로 전락해 살고 있다. 이는 다시 악순환되어 출산율을 낮추고 성장잠재력을 낮춰 다시 경제난을 가중시켜 심각한 경제 위기를 초래해 또다시 일자리를 부족하게 만든다. 반면 젊은이들은 나이가 들어 이제는 돈이 많이 필요한 시기가 되나 그럴 형편이 되지 않는 탓에 사회의 불만 세력으로 남게 된다. 많은 이들이 희망을 이야8기하지만 일자리야말로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나아가 사뢰의 희망이 되는 까닭이 있다. 사마천의사기 열전에 '국가를 다스리는 자는 백성을 하늘로 삼고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삼는다고 했다. 그렇기에 먹는 것, 즉 경제는 삶의 최우선순위가 될 수 밖에 없으며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배 부른 돼지로 사는 것이 절대 속된 말이 아니다.

 

이토록 중요한 일자리를 얻기 위해 취업자들이 중시해야 할 것이 바로 면접이다. 이 책은 면접의 스킬 분만 아니라 지번을 가르쳐 주고 있는데 읽다 보면 가슴을 뛰게 한다. 수 많은 이들의 자신의 비전을 위해서 열심히 어린 나이부터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 대단하고 부럽고 두려운 일이다. 고졸 출신으로 20살의 나이에 대학생과 당당히 겨뤄당당히 증권사 금융권에 들어어갔다는 한 취업준비생의 이야기는 나를 놀라게 했다. 그녀는 아주 어린 고등학교 1학년부터 취업 준비를 하고 선생님과 동아리 선배와 동기들의 도움을 받아 대학생들도 따기 어렵다는 금융 자격증 3개를 땄다고 한다. 취업장에서 그녀를 만난 면접관은 그녀의 미소가 밝고 던정해 그녀를 특별히 기억했다고 한다. 그녀 자신은 수첩에 그날그날 해야할 일을 가득 적고 한가지씩 지워가며 그 일을 다 끝내기 전에는 시간을 신경을 쓰지 않고 공부했다고 한다. 그녀의 비전과 그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들알 보면서 그녀가 참 머ㅅ지고 부럽고 두려웠다. 나도 닮고 싶었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아주 유용한 실질적인 팁과 또 면접에 관한 근본적인 철학을 담고 있다. 실질적인 팁에서는 취업준비생을 1차 독자로 했지만 읽기에 따라서는 그리고 철학 부분에서는 독자가 직장인애게도 아주 유용할 것 같다. 가령 저자는 면접을 아주 폭넓게 정의하고 있는데 우리가 사람을 만나는 드 모두가 사실은 면접의 연속이라는 시각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의 혜안을 느꼈다. 책은 아주 읽어볼 만하고 유용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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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먹는 심리학 : 자기계발 편 써먹는 심리학 2
포포 프로덕션.하라다 레이지 지음, 최종호 옮김, 박기환 감수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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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된 초발심을 되돌아보았다.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에서부터 벗어나고 싶어 시작했던 일이라는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좀 더 나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 심리학 서적을 찾게 되었고, 그 가운데 한 권이 써 먹는 심리학 -자기계발편이었다.

 

운동이든 공부든 나는 왜 시작한 일을 가서 하지 못하고 자꾸 중도에 포기하는 걸까? 왜 자신감을 갖지 못할까? 자꾸 마음이 초조한 까닭은 무엇일까? 왜 거짓말을 할까? 왜 잘 거절하지 못할까? 왜 사람들 앞에서 긴장할까? 이렇게 일상적으로 우리가 직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문제를 제시하고 심리학적인 설명을 덧붙여준다. 그 과정에서 써 먹는 심리학 1편 에도 나왔던 철판캥거루와 부끄럼쥐, 아이코알라와 아부도마뱀이 카툰으로 등장해 다시 정린해 줘서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구체적인 이런 심리적 성향 때문에 내가 이런 행동을 했구나 하고 납득할 수 있었다.

 

2부에서는 WHO AM I 검사료로 직접적으로 자신의 성격과 기질을 파악해 볼 수 있다. 또한 글씨체 검사로 자신의 내향성, 외향성 등을 알아보는 검사도 있어 재미가 있다.

 

3부는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다. 1부보다 훨씬 더 내용이 깊었기 때문이다. 중도에 포기하거나 자신감이 없어나 초조하거나 거짓말하거나 메뉴를 잘 정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세심하게 나오고 그 성격을 바꾸는 방법까지 제시한다.

 

이 책은 어려운 심리학 이론으로 무장한 책이 아니다. 쉽게 읽을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구체적인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있는 책이다. 좀 더 아쉬운 것은 심리적인 설명이 좀 더 깊이 있게 제시되었더라면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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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리더십 - 공유하고 소통하고 개방하라
쉘린 리 지음, 정지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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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와인카페 내 소모임으로 독서모임 매니저를 맡게 되었다.

항상 참여만 하다가 직접 운영을 하게 되다 보니, 그동안 알지 못했던 매니저로서의 고충을 알게 되었다.

가장 큰 화두는 통제와 개방 사이에서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다.

너무 통제를 하게 되면, 독서모임은 형식과 진행은 하기 쉬워지지만,

찾아주시는 회원들간의 자유스러운 대화가 없어지고, 분위기가 얼어버린다.

회원들의 만족도는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너무 개방을 하게 되면, 회원들 간의 대화는 아주 활발해지지만

독서모임은 방향을 잃고 표류하게 되고

끼리끼리 모여 대화를 하게 되어, 소외되는 회원분들이 생긴다.

9월 독서모임을 하면서 나는 이 점을 여실히 느꼈다.

회원들 간에 만족을 극대화하면서도

독서모임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소외되는 이웃들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하는 것


셀린의 오픈 리더십은 이런 나에게 더없이 필요하고 곱씹어봐야 했던 책이다.

저자는 이제 통제의 시대에서 개방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개방을 위한 6가지 원칙과 2가지 마인드를 제시한다.

그리고 통제에서 개방을 위해 넘어가야 할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통제를 포기할 자신감을 주문했다.



오픈 리더십의 기본 원칙은 진정성과 투명성으로 명령과 통제를 포기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소통과 공유로 참여와 협업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를 근간으로 오픈 리더는 낙관주의와 협업주의라는 2가지 마인드셋을 주문하고 있다.




론 오픈 리더십에서 말하는 개방이

온 세상에 모든 것을 전부 공개하는 극단적 개념이 아니다.

“오픈 리더십은 무조건적인 개방을 강요하지 않으며,

각각의 조직 성향에 맞는 적절한 개방과 통제 전략”이며

소통의 기술을 익히는 강조하고 도구를 제안한다.

그 도구란 다름 아닌 소셜 테크놀로지다.



내가 독서모임 매니저를 맡고 있는 이상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어야 할 책이 되었다.

적절한 개방과 통제의 줄타기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할까

이런 귀중한 책을 만나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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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콘서트 - 희망전도사 이상헌 교수의 에세이
이상헌 지음 / 문화발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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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희망콘서트와 안철수를 넘어서야 한다‘는 데일리안의 기사를 보았다. 보수나 진보나 자신들의 정당정치를 위협하는 인물로 안철수를 생각하고 견제구를 날리는 것이겠지만, 그 내용이 안정을 추구하는 지금 젊은이들은 스펙 쌓기에 치중해서 도전정신이 메말랐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근거로 ’희망콘서트‘,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책들이 도전보다는 청소년에게 위로를 해주는 책이라고 했다. 그 기사를 먼저 보았기에 나는 이 책이 청년들을 닦달하지 않고 그들의 입장에 서서 한 번 더 생각하는 그런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어보니 내가 생각한 것과는 정반대의 그것이었다.

 

‘희망콘서트’는 긍정의 심리학 같은 책이다. A부터 H까지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용은 한결같이 도전해라, 불평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라, 시간관리 잘해라 등이다. 저자의 주장이 있고, 그 근거로는 각개각층의 사례를 들고 있는데, 사실 이 책의 백미는 그 사례들이다. 원하는 대학에 6번 떨어졌음에도 개그맨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달인 김병만, 발가락 수술로 권투선수 생활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음에도 우승을 거머쥔 김주희 선수 등 이 책에서 눈여겨봐야 할 건 그런 사람들이다. 시련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위해 전력질주한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고 행동해보고 배우려고 하는 건 이 책에 서술된 것 이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몇 번이고 내 마음속에 새기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 사례들을 살피고 새기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서른 살이 되기도 전에 1만여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하는데 박식함이 보인다. 또 문장도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이 보인다. 다만 머리말에서 소개된 저자의 초능력, 끝없는 자랑 등은 이 책의 매력을 상당히 반감시켰다. 자아도취에 빠진 철없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의 사고방식에도 너무 편협함이 엿보여 실망스러웠다. 일례로 H장에서 행복지수를 평가하는 대목에서 두 번째로 행복한 사람이라는 조사항목에서 ‘그대는 행복한 사람, 대기업 임원진이 될 수 있는...‘이라는 데에서는 저자가 강조하는 행복이 대기업 임원 정도의 사회적 성공이라니 너무 보수적이고 마초적이고 단순한 것 같았다.

 

나는 사실 긍정의 심리학에 조금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도 한국의 책에는 더욱 그렇다. 긍정의 심리학이 크게 유행한 때는 2000년도 초반이었는데, 당시 대규모의 구조조정이 있었던 시기였다. 그때 기업체에서는 사원들에게 이런 류의 긍정의 심리학을 나누어주며 네가 지금 해고되는 것은 사회구조와 기업의 탓이 아닌 네 개인의 책임이며, 개인의 능력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후 미국에서는 그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 긍정의 심리학이라도 단순히 ‘YES, YOU CAN’이 아니라 ‘YES, WE CAN’으로 바뀌었다. 그 내용도 ‘단순히 포기하지 마라 노력하면 할 수 있다‘가 아니라 ’개인의 책임과 사회의 지원을 함께 논의하는 방식, 성공이 아닌 행복에 대해서‘ 논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 근거도 단순히 저자의 주장과 성공한 몇몇 사람의 사례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 진화심리학적 근거, 커뮤니케이션학 등을 대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참고논문만 해도 뒤에 몇십 페이지는 나온다. 현실은 외면한 채, 비슷한 내용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요원하다.

 

그래도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을 하나 같이 나누고자 한다. ‘동트는 새벽을 종이와 잉크냄새로 맞이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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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경제 - 시대의 지성 13인이 탐욕의 시대를 고발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 마이클 루이스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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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취업 준비 끝에 드디어 월급을 받게 된 그 해에 금융위기가 터졌다. 바로 2008년이었다. 처음 약속했던 연봉에서 25%를 삭감, 최저생계비를 주겠다고 했다. 게다가 임금동결. 기가 막혔다. 내가 이러자고 힘들게 준비를 하고, 오랜 연수를 거쳤던가. 생애 첫 직장이기에 애착과 충성이 남달랐던 회사는 그 거듭된 거짓말과 배반으로 좌절과 분노를 불러왔다. 도대체 세계금융위기가 무엇이기에 주식 한번 하지 않았던 내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나 싶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가 거짓의 정도 차이뿐 매 한 가지였다. 그것은 서민을 위한다는 은행이든, 부자 되게 만들어준다는 증권사든 마찬가지였다. 바쁜 일상에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어 그 좋아했던 공부마저 포기했다. 지금 생각하면 한 살이라도 젊었던 그때 차라리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를 할 걸. 뻘 수렁에 나이가 들어갊에 따라 점점 깊게 빠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후회막심이다.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책에 다시 빠져들기 시작한 건...

 

이 책 사실 너무 읽기 힘들었다. 책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책은 사실 너무나 매혹적이고 재미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마이클 루이스, 니얼 퍼거슨 등 13명의 저널리스트들이 금융위기의 원인을 취재한 이야기다.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금융위기의 근원지인 월스트리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2부는 금융위기를 진압하기 위한 워싱턴DC의 이야기를 통해 구제금융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인지 밝힌다. 3부는 아이슬란드의 부채와 하버드 대학교의 부도 위기. 4부는 메이드포의 이야기다. 이 책의 특징은 경제전문가들이 설명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 아니라 금융위기 당시 현장의 이야기를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풀어내는 르포르타주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힘들어한 것은 인간의 뒤틀려진 끝없는 욕망을 보는 절망 때문이었다. 미국식 금융자본주의가 얼마나 인간의 욕망을 빨아먹고 자란 기괴한 암덩어리인지.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하는 경제전문가들도 알 수 없는 수많은 파생상품들. 그중의 하나를 예를 들면, 평생 피땀 흘려 이룩한 기업을 A라는 자본가가 삼키려할 때를 보자. 그는 기업을 삼키고 나서 얻는 미래의 수익을 지금 현재 기업을 인수하는데 쓴다. 이 과정에 찌라시를 선동하는 언론, 공정하지 못한 금융당국, 그리고 각자 이익을 추구하는 투기세력이 몰린다. 이렇게 해서 그 기업은 M&A되고 그 기업의 착실한 기술들은 팔려서 자본가의 배를 채워준다. 그 돈으로 자본가는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호화찬란한 생활을 누린다. 이 자본가에게 애초 그 기업을 인수할 돈 같은 것은 있지도 필요하지도 않았다. 이들을 제어할 방법도 없다. 법은 이들의 편이며 설령 적대적인 법이라 할지라도 이들은 교모하게 회피하면 된다. 이런 사람들이 월스트리트에 차고 넘치며, 스타투자가로 대접받는다. 미국의 똑똑한 학생들은 이들을 롤모델로 삼는다. 끝없는 탐욕을 먹고 자란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의 모습이다.

 

이 경제시장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발작을 일으킨다는 닌텐도게임을 보는 듯하다. 그 복잡함에 현기증을, 다카포에 구역질을 느끼게 된다. 1장 베어스턴트스라는 거대한 기업이 몰락하는 데에는 작전 세력의 소문이 작용했을 뿐이다. “자본구조가 아무리 탄탄해도 베어스턴스를 무너뜨렸던 공매자들의 융단폭격을 견뎌낼 수 있는 금융기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베어스턴스는 자본문제로 파산한 것이 아닙니다. 베어스턴스의 파산에 돈을 걸었던 사람들이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고, 그 소문에 흔들린 사람들이 베어스턴스에게 등을 돌리는 바람에 파산했습니다.”(1장)

 

 

하지만 내가 주목하는 것은 그게 아니다. 토요일, 일요일이 되자 그 거대한 소동은 스위치를 내리듯 잠잠해진다. 이유는? 주식시장은 주말과 주일에는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 얼마나 웃긴가. 죽을 것처럼 난리를 피던 소동이 주말과 주일에는 투자가들이 놀러가야 한다고 조용해지다니. 문제는 이들의 이런 가상현실게임이 현실에서 빵 한 조각을 구하기 위해 토요일, 일요일에도 애쓰는 사람들의 손에서 그 빵조각마저 뺏는다는 데 있다. 이들의 끝없는 탐욕 때문에. ’그 돈은 나와 우리 가족과 모든 피해자들의 돈이에요. 바보같이 메이도프에게 속아 투자했던 성실한 사람들 말이에요. 그럼에도 나는 그들이 너무 불쌍해요. 아버지라는 사람이 자식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말았어요.‘ (17장)

 

이 책을 읽다 보면 이런 황당함과 분노를 여러 번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미국식 자본주의를 이 땅에 정착하려고 기를 쓰는 위정자와 기업가, 그리고 그들에게 논리를 뒷받침해주는 못난 지식인들 때문이다. 그들은 그들이 하는 짓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경제사슬의 맨 위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 탓에 위험한 줄타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해지펀드, 모기지론이 허구이며 그들이 도입하는 신자유주의가 단지 1%를 위해 99%를 빈민으로 만드는가 하는 것은 그들에게 아무런 주의사항이 되지 못한다.

 

그러기에 이 책은 희망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보통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적어도 알아야 농락당하는 것을 면할 수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고 하지 않던가. 물론 쉽지는 않다. 구역질이 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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