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백과사전을 읽는다 - 오래된 지식의 숲, 이수광의 지봉유설
이철 지음 / 알마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지봉유설은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작가, 이철은 이런 단순한 평가, , ‘백과사전이란 평가가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작가의 설명에 의하면,

  근대 이전 동아시아에서는, 광범위한 책에서 발췌한 내용들을 주제별로 분류, 편집한 유서라 불리는 류의 서적이 있었는데, 유서사물과 지식을 그 속성에 따라 분류해 기록해 놓은 책’, 쉽게 말해 다른 책들에 실려 있는 내용을 짜깁기해 엮은 것.

.

  그런데 <지봉유설>이나 <성호사설>에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만 있는 게 아니라, 내용에 대한 저자 자신의 의견,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 세속에 떠도는 이야기, 당시의 제도와 학문에 대한 의견 등을 진술해 놓아서 유서와는 확실히 구별되므로 <지봉유설><성호사설>유설(類設)’로 보아야 한다고.

 

  ‘유설이란 분류해 의견을 덧붙인 책을 말한다.

유서가 단순히 기존의 서적에 나오는 것들을 주제별로 분류해 기록해 놓은 책이라면, ‘유설은 거기에 더해 편찬자의 의견까지 책에 포함시킨다는 점에서 편찬자 개인의 사상과 학문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형태인 것이다.

**

 

  이철은 지봉유설의 사전적 내용보다 의견에 더 애정이 갔던 모양이다. 그래서 지봉유설을 다시 쓰면서 자신 또한 그 내용에 대한 의견을 많이 덧붙여놓았다. 그리고 작가가 의도한 대로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의견에 나 또한 애정이 갔고 재미도 있었다.

 <지봉유설>의 단순한 전달에 그쳤다면 아마도 이 책을 다 읽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조선의 풍속과 법과 사상을, 현대적 설명 없이 내가 다 이해할 순 없었을 테니까. 이해할 수 없는 것에 재미를 느끼지도 못했을 테니까.

 

  그런 의미에서 고전을 풀이하고 연구하는 현대의 학자는 또 다른 창작자임이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