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고 싶은 아기 펭귄 보보
라이놀 지음, 문희정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아기 펭귄 보보.

딱 아이 같은 발랄하고 귀여운 성격의 소유자이다.

아직 남자와 여자의 특징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린 펭귄은 마음껏 자신이 꿈을 꾸고 끊임없이 찾아간다.

 



코코.

분명 성별은 여성이다. 이 캐릭터야말로 우리의 고정된 상식을 깨준다.

목수를 꿈꾸고 운동을 좋아한다.

작고 마른 아름다움이 아니라 힘이 세고 몸집이 큰 그녀는 자신의 힘을 남에게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다.

 




보보의 아빠, 알프레드.

그의 직업은 가정주부이다.

황금펭귄은 암컷보다 수컷이 알을 품고 키운다.

그 특징을 잘 살려 주부로 설정했고, 여자만 주부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주는 설정이라 흥미롭다.

특히 독박육아에도 힘든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독박육아의 괴로움을 살짝 보여주어 공감을 얻어내기도 한다.

 



보보의 엄마, 캐서린.

피자 배달을 하던 알프레드와 결혼해 알을 낳았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꿈을 위해 펑크록을 지속적으로 하며 경력이 단절되지 않았다.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묵묵히 육아를 해 온 알프레드.

 



보보의 삼촌, 조류학자 베네딕트.

조카인 보보를 좋아하지만 무뚝뚝한 듯한 말투로 농담을 하면서 보보를 약 올려 주는 장면이

너무나 삼촌처럼 느껴져서 웃음이 나온다.

또한 삼촌이 일을 하기 위해 봇짐을 지고 떠나려는데

자기도 가고 싶다며 매달리는 보보의 앙증맞은 모습에서 웃지 않을 독자는 없을 듯하다.

 



흑화증이 있는 아델리 펭귄 어르신, 듀크.

이 인물이 없었다면 이 책의 완성도는 떨어졌을 듯하다.

남녀노소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전 세대가 다 등장하기 때문이다.

베네딕트 삼촌과 술을 마시면서 걱정해 주거나 호통치는 장면에서

세대간의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단절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그리고

인간 거대펭귄.

펭귄의 눈으로 본 인간의 모습이 참 재미있다.

새로운 것을 보면 사진을 찍는 것에서, 불을 가까이 하는 것에서,

펭귄처럼 걷는 것에서 작가의 참신함이 느껴진다.

 



탐험가 베네딕트 삼촌이 전하는 극지방 동물교실은

환경오염으로 이미 멸종했거나 앞으로 없어질 수도 있는 동물을 소개하면서

환경보전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보는 다양한 꿈을 꾼다.

펭귄이지만 펭귄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다양한 재능을 뽐내는.

꿈은 꿀 수 있을 때 마음껏 꾸라고 저자는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펭귄 세상에 살고 있는 보보의 눈으로 본 이 책은

모든 것에서 나를 이입하고 나는 나에게 혹은 다른 사람에게 편견을 갖고 바라보지 않았는지,

꿈을 이룰 수 없다며 꿈꿔보기 전에 포기하지 않았는지,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나를 한정 지어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깊이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짧고, 작고, 얇은 이 책은 결코 가볍지도 작지도 않은 책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다양성을 인정해 주자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그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살기 위해서는 환경도 중요하다며 메시지도 전달해 준다.

 



이 책은 어른이 읽는 동화라고는 하지만 온 가족이 읽으면 좋겠다.

을 못 읽는 아이라면 부모가 읽어주고 눈이 나쁜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도 읽어주자.

이 책은 눈으로만 읽기에는 너무나도 아깝다.

함께 읽는 것만으로도 참 따뜻하고 행복해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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