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홀했던 것들 - 완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완전한 위로
흔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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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에세이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시기도 없었던 것 같다.

특히나 SNS를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써 나가다가 작가로 등단한 경우도 많아졌다.

이러한 부분은 비단 SNS의 맹점 내지는 단점이 아닌 상

당히 장점으로 볼 수 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흔글이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작가도

단편단편 다양한 삶 속에서 인생의 의미와 사람과의 관계를 깊이 들여다 보고 있다.  

 목차는 크게 3가지로 나뉘어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단어-의미-관계로 정리가 되는 것 같다.

작가의 시선과 과거의 기억 속에서 많은 의미를 찾아내고

그러한 의미를 또한 관계 속에 투영하면서 수 많은 제목의 글로 엮어 놓았다.

 

하루하루의 인생을 퍼즐 조각에 비유도 해 보고,

사람의 관계에서 적절한 공간을 인정하며 각자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찌질하고 어리석었던 나의 모습과 이별하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이별하는 것이라고 책에서 말하고 있다.

  특히나 2장에서 말하고 있는 쓸쓸한 바람을 느끼고 있자니

이기주의 <말의 품격>에서 말했던 둔감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관계 속에서 혹은 상황 속에서 나 자신이 올곧게 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저자는 둔감과도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었다.

 

흔들리며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에 쓸쓸한 바람을 이겨낼 수 있는 나

만의 둔감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은 하루에도 수없이 사랑하고 이별하고 살아가면서 놓친 것,

즉 나 자신이나 가족, 주위 등에 소홀했던 것에 대해 잔잔히 소개한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자연스럽게 하나 하나의 내용을 읽어가면서

적극적으로 공감하리라.

 

한 편으로는 자신의 기억을 소환하면서 그 때의 일을 다시 생각해 보느라

책장을 한참 동안 넘기지도 못할 수 있다.

그렇게 내가 소홀했던 것을 생각하고 아쉬워하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더 사랑하려는 각오가 생길 수 있도록 저자는 글을 쓰지 않았을까.

이 책을 다 읽었을 때에는 오늘도 곧 과거인 어제가 되어가고,

이미 놓쳐버린, 소위 소홀했던 것에 대한 반성과 더 사랑하겠다는 다짐으로

이 책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

하지만 이 책을 덮으면서 이 작가의 시선과 글이 아직 좀 덜 익은 것처럼 느껴졌다.

그 동안에도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냈지만,

앞으로 나이 들고 좀 더 인생을 살아가면서 글과 생각이 맛있게 익어가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책을 찾아 보고 싶다.

술이나 장이 익어가듯 그의 글도 좀 더 곰삭은 느낌이 나길 바라면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상처 받아 더 멋진 글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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