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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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들으면 왠지 친숙하긴 한데 제대로 기억이 안 나는 보노보노.

 

일본어 사전을 뒤져도 보노라는 뜻은 나오지 않지만,

 

어감에서는 충분히 귀여움이 묻어 나온다.

 

젊은 층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친숙한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 보면 과연 이 애니메이션이 어린이 방송으로 나갈 정도의 내용인가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너무나 심오한 인생 이야기를 펼쳐나가기 때문이다.

 

마치 스누피가 등장하는 [피너츠]처럼.

 

이 책은 [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로 유명한 김신회 작가의 책이다.

보노보노라는 귀여운 컨셉트로 책을 펴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의 성격이 제대로 묻어나는 책이다.

그를 몰라도 어떤 사람인지 느낄 정도이니 말이다.

 

손때 묻은 보노보노 책에 대한 애정도 느껴진다.

나 역시 보노보노를 읽는 밤이면 생각한다.

이런 밤은 둥그런 무언가가 이마 위에 살짝 붙어 있는 것 같다고.

그런 밤은 부드럽고 푹신하고 흐물흐물한,

 

마치 보노보노 같은 쿠션을 껴안고 자는 기분이 든다.(p.314)’

그런 책 속에서 저자가 엄선한 다양한 글귀와 등장인물의 특징, 관계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아니 어른이 되어 나이가 들어가면서 놓치고 있는 것,

 

혹은 쓸데없이 고집하고 있는 것 등을 곰곰이 파헤친다.

 

그러면서 점차 우리의 인생을 되돌아 보게 되고,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반추하게 되는

 

책 표지처럼 절대 귀엽지만은 않은 책이다.

수많은 자기계발서 속에서 나오는 꿈을 향한 이야기,

 

성공해야 하는 당위성들을 모조리 던져버리고,

 

꿈은 없으면 어떠냐고, 곤란한 인생이면 어떠냐고,

 

남들이 모르는 나의 모습이 얼마나 소중하냐고,

 

그리고 인생이 재미가 없다면 그것 또한 어떠냐고 물어본다.

-p.98  인생이 꼭 재미있어야만 할까 중에서

, 아무 일도 없다는 건 좋은 거구나.

세월이 주는 장점 중 하나는 유연함이다.

유연함은 우리를 즐거움이나 재미에도 무던해지게 만들어준다.

이는 재미없이 사는 사람이라는 뜻도 되지만, 재미가 없어도 사는 사람이라는 뜻도 된다.

그런 의미에서 즐겁지 않은 삶은 그 만큼 나쁠 것도 없는 삶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제목은 참 작가스럽다.

 

그가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안도감과 여유로움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보노보노처럼 사는 인생.

 

그 묘미를 느껴보기 위해서 애니메이션이나 책이라도 좀 읽어 봐야겠다.

무엇보다도 보노보노처럼 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이 방법을 추천한다.

 

일명… ‘그러려니하는 마음 갖기!

-p.31~32  친구가 되는 방법 중에서

매일 쓸데없는 짓만 벌이는 것 같은 보노보노와 친구들에게도 그들만의 관계 유지의 기술이 있다.

 

그건 상대라는 존재를 그러려니하는 마음이다.

보노보노는 너부리의 괴팍함을 그러려니 하고, 포로리는 보노보노의 소심함을 그러려니 한다.

서로에 대해 호기심은 가질지언정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다.

글쎄. 나는 보노보노처럼 살 수 있을까 자신은 없다.

 

다만보노보노와 친구인 프레리 독처럼은 살고 싶어진다.

 

거에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며, 미래에도 행복한.

 

그리고 만나면 기운을 얻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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