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 할 일은 끝이 없고, 삶은 복잡할 때
에린남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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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마자 어쩜 내 맘과 똑같을까? 하는 생각이 든 책이 참 오랜만이다.

최근 10년간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는 주제가 바로 미니멀라이프가 아닐까.

그 수 많은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책을 읽어 봤지만

특히 이번에 접한 이 책은 좀 다르다.

저자가 외국에 거주하면서 실제로 느낀 점을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 그림과 함께 구성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일러스트가 있기에 가벼운 에세이처럼 읽었지만,

읽다 보니 만만한 책이 아니다.

 

모든 주부가 살림을 잘 할 거라는

말도 안 되는 고정관념에 도전한 저자 에린남.

즐겁게 먹고 정리하는 설거지 시간에 다가온

그의 고민은 참으로 공감되었다.

“나는 곤란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집안일을 했고,

자연스럽게 집안일을 점점 더 싫어하게 됐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집안일을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결국 나는 진지한 태도로 ‘집안일하지 않을 방법’을 찾았고,

오랜 고민 끝에 결론을 냈다.

‘집안일을 안 하면 된다!’

너무도 간단명료하고 확실했지만,

실현 불가능한 일이었다.

집안일을 대신해줄 누군가를 고용하는 일도,

집안일을 모른 체하고 지내는 것도 지금 상황에서는 불가능했으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집안일을 싫어하지 않을 방법을 고민해보기로 했다.”

이런 적극 공감되는 동기로

하나하나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가는 과정이 참 흥미롭다.

실수도 느껴지고 하나 하나 실행하면서 느껴지는 고뇌도

그림과 함께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저자가 소개한 그림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와 있다.

지난 1년간 다양한 미니멀 생활을 해 보면서 느낀 점으로,

1. 물건 비우기는 1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는다는 것

2.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것이 달라진다는 것

2가지를 꼽았다.

1번과 2번이 서로 상반되는 느낌이라 더 흥미롭다.

삶의 공간이 미니멀해지는 것은 지난한 과정이고,

또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말하고 있는 듯하다.

버리고 정리하는 습관은 절대 바로 형성되지 않는다.

꽤나 오랜 마음을 가지고 시작해야 하고,

아래 저자처럼 생활하는 경지에 이른다면

진정한 미니멀리스트가 된 거라 할 수 있을 거 같다.

“문득,

내가 유튜브를 통해

진짜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미니멀리스트가 되면 이렇게 좋아요! ’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그저 내 변화하는 일상을 공유하고 싶은 걸까.

오랫동안 고민해보았고, 최근에서야 겨우 답을 찾았다.

나는 영상을 시청해주는 이들이

나처럼 뭔가를 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공부로, 업무로, 집안일로 삶이 분명 무겁겠지만 물건을 비우거나,

짧은 글을 쓰거나, 연필이나 펜으로 종이 위에 마음껏 그림을 그려보거나,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공유해보거나,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먹어보는 등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에서 작은 해방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사소한 즐거움으로 삶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지기를 바란다.”

SNS에서 다양한 일상 이야기로 소통하고 있는 저자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이미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왔다.

이사하는 과정이 상당히 단촐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미니멀리스트는 삶의 공간이 바뀌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다.

이전과 이후의 환경의 크기가 많이 변화가 없이 말이다.

다양한 실천방법도 유용하지만 이 책은 그런 방법보다는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볼까 생각하는 독자에게 잔잔하게 많은 교훈을 준다.

되어 보기로 한 사람은 많아도 꾸준히 유지하는 사람은 적을 수 있기 때문에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라는 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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