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 번역가 권남희 에세이집
권남희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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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떴다!

일본문학 번역의 대가 권남희!

가끔 그림과 같이 읽으면 힐링되는

마스다 미리 작품에서 자주 본 이름.

대표적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번역가로도 유명한 그.

어지간한 일본문학 원 저자 옆에는 그의 이름 석 자가 있다.

번역한 책 리스트만 찾아도 한 페이지에 다 볼 수 없고

몇 페이지가 넘어갈 정도의 그의 편력.

도대체 얼마나 활동했지?라는 의문에 찾아 보니

20여 년이 되었다.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가끔 이불킥하게 만드는 실수를 저지르는 아줌마로서

그리고 멋진 작품을 한글로 읽게 해 주는 번역가로서

다양한 일상을 만날 수 있어서 상큼하다.

번역가로 살아온 지 20여 년 간 작품을

어떻게 번역했는지도 궁금했지만

번역가의 삶도 참 궁금한데 책을 펼치면

오히려 인간 권남희를 만날 수 있다.

남의 나라 말을 우리의 말로,

우리의 정서에 맞게 번역한다는 거

정말 쉽지 않을 터.

그렇게 열심히 활동하면서도

너무 많은 번역을 하다 보면

자신이 번역한 문장을 일일이 다 기억 못할 수 있겠다 싶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 그의 글은 참 배꼽을 잡게 한다.

"성공한 인생이든 실패한 인생이든 관계없이

어쩜 그렇게 곳곳에 절묘한 복선을 장치하고,

사건을 만들고, 희로애락을 심어 놓는가.

살아가면서 만나야 할 사람을 시기별로 분류하여 적재적소에 데려다 놓고.

이보다 아귀가 잘 맞아 떨어지는 완벽한 시나리오도 없을 것이다.

낯선 주소의 메일이 날아왔다.

메일은 이런 인용문으로 서두를 시작했다.

오, 멋진 문장인데, 생각했더니

맙소사, 『번역에 살고 죽고』에서 내가 쓴 글이었다."

상당히 진중한 성격의 소유자 같은데도

종종 이런 실수담들이 깨알 재미를 주고 있다.

싱글맘으로서 딸과 함께 사는 소소한 행복도

요절복통 일본 여행기도 참 재미있었다.

특히 번역하면서 만났던 일본의 명소를

직접 가보는 그런 짜릿함을 가진

이 번역가라는 직업이 부럽기도 하다.

아줌마로도 잘 살고 있고

번역가로서도 잘 살고 있는

저자 권남희의 바람에 저절로 응원을 하게 된다.

"그래, 살다 보면 있지.

흑백 텔레비전처럼 색을 잃어버리는 시기가.

아흔 살까지 살고 싶진 않지만,

인생의 마지막에 삶을 돌아볼 때

'내 인생은 컬러 텔레비전처럼 때깔 좋았다'라고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혹시라도 고장 나서 색을 잃어버리면 AS를 받아야지.

짱짱한 화질의 컬러가 죽을 때까지 나오도록."

서로 상반되는 느낌의 단어로 이루어진 제목처럼

항상 우리의 삶에는 양면성 이상의 것들이 존재하는데

항상 '행복'이라는 단어는

참 쉬운 듯 하면서도 복잡스러운 거 같다.

글을 통해 느끼는 소소한 나만의 행복 찾아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답답한 일상 속에서 좋은 에세이를 통해 힐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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