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마야의 모험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28
발데마르 본젤스 지음, 천은실 그림, 강민경 옮김 / 인디고(글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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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버크의 [갈매기의 꿈], 안도현의 [연어],

심지어 사냥꾼이면서 관찰자이기도 했던 어니스트 시튼의 다양한 동물이야기 등

우화 형식으로 이루어진 소설은 참 많다.

그래서 이솝이 위대하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

 

 

위에서 언급한 소설은 모두 동물이 등장한다.

, 시튼의 책은 예외이다.

왜냐하면 저자가 글 속에 등장하기 때문에 2권과는 다르겠다.

 

이 책 [꿀벌 마야의 모험]을 다 읽고 책을 덮으면서

수많은 동물 소재의 우화소설 중 위의 2권의 작품이 떠오른 것은

상당히 비슷한 포맷을 갖고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상당히 자기계발서의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한 소설이다.

그럼에도 그런 소설의 느낌을 생각하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어릴 적 재미있게 읽었던 추억과 함께 읽어 나갔기 때문이다.

 

이제는 잊혀져서 어느 정도 한 자락만 남아 있는 그 작은 추억 조각에서

작기만 했던 마야는 참으로 밝은 아이였다.

하지만 커서 읽은 책 속의 마야는 나름 고집도 있고 앙탈도 부릴 줄 아는 아이였다.

 

책 속에서 꿀벌에 대한 여타의 곤충은 좀 다른 것 같다.

아마 무리를 지어서 살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중 마야는 참 달랐다.

[갈매기의 꿈] 주인공 조나단처럼,

[연어]의 주인공 은빛연어처럼

[꿀벌 마야의 모험]의 중인공 마야도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특히나 생존경쟁이 치열한 먹이사슬의 고리 속에서 살아가고

항상 두려움과 함께 살아가는 곤충의 섭생에서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도 오버랩이 된다.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꿀벌과 말벌의 전쟁 장면은

스펙터클한 상업 영화 한 편과도 맞먹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세상에 존재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마야는 당차게

자신이 살던 벌집 밖으로 나와 세상을, 그리고 인간을 만나길 원했다.

 

 

꿀벌 마야는 침 부심이 강했으니까 라는 말도 조용히 꺼내 본다.

그리고 '꼬마 아가씨'로 불리는 장면에 주목해 본다.

아주 어리지만,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암벌에게는 이런 모험이

다른 곤충들에게는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꿀벌 마야가 '마야 아가씨'로 불리기 장면 이후로

마치 마야가 전사처럼 느껴졌다.

순진하게 다른 곤충에게 인간에 대해 물어 보기도 하고

커다란 새에게 잡아 먹히거나

거미줄에 걸렸을 때 공포에 질린 장면이나

맘씨 좋은 곤충에게는 밝은 얼굴로 감사의 인사를 하는 명랑한 모습까지

참 다양한 면을 갖고 있고,

무엇보다 말벌로부터 자신의 왕국을 지키고 동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마치 잔다르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비록 소설은 전쟁이 끝난 시점으로 막을 내리지만

그 이후 멋지게 성장한 여성 마야의 모습으로

또다른 작품이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수많은 곤충과 동물 중에서 꿀벌이라는 대상을 선택한 것은 탁월했다.

무리를 이루는 곤충에는 개미 등 더 다양하게 있겠지만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침이 있고,

하늘을 자유롭고 높이 날 수 있는 곤충이라는 점 등이

이 소설의 개성을 더욱 북돋아주고 있다.

 

 

그리고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닌

이미 어른이 되어 많은 인생을 살아온 독자에게

자신의 인생을 수많은 곤충의 삶과 연결해

되돌아보게 해 주는 면도 적잖이 교훈적이다.

 

자연스럽게 마야의 이름을 걷어내고 내 이름을 넣어 보면서 말이다.

 

"마야는 생각했다.

햇빛을 떠올릴 때면

마야의 가슴 속에는 기쁨과 은밀한 긍지가 다시 차 올랐다.

 

그것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의 힘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였다.

 

짧은 여행 동안 마야는 적잖은 일들을 보고 겪었다.

 

다른 꿀벌들은 평생을 살아도

마야가 겪은 일의 일부조차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마야은 경험이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재산이며,

자신을 희생할 가치가 있는 삶이라고 생각했다.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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