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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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의 섬 카우아이를 아는가?

그곳에서 아주 흥미로운 종단연구를 진행한 이가 있고 고무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결과를 직접 접한 건 복주환의 [회복탄력성]에서였다.

"고위험군 201명 중에서 무려 72명이 별다른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고위험군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여러 가지 열악한 환경적 조건 때문에

사회적 부적응을 보일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아이들이었다.

이들 중 무려 72명이 마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기라도 한 것처럼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한 것이다.

가족이나 친구들과도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었으며, 긍정적이다.(p.53)"

이와 같이 섬은 아니지만 대륙에도 섬과 같은 곳이 존재한다.

사는 수준과 형태가 다르고 소위 슬램으로 분류되어 외계인처럼 보기도 하는 곳.

주인공 J. D.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인물이 아니다.

그가 제일 사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책 속에서는 할모, 할보라는 단어로 번역해

정감을 더했다-부터 어린 10대에 부모가 되었다.

그 시기에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혹은 타고난 기질에 따라

정말 이들의 성격 스펙트럼은 놀이기구 타듯이 다채로웠다.

엄마의 마약과 애정전선에 따라 할모와 할보의 보살핌이 더 필요했고,

오히려 더 따뜻하게 느꼈던 그는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

또 한 면에 징그럽게 싫어하는 마음을 동시에 갖고 살아간다.

책에서는 저자의 삶을 담은 에세이기에 상당히 순하게 잘 자란 것 같지만

후반의 글을 보면 그 역시 엄마는 물론 할모, 할보의 피를 물려 받아

힐빌리의 다채로운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그가 그의 가족과 다른 것은 그는 힐빌리에서 손이 꼽힐 정도로 성공한 엘리트이기에

자신의 상황을 잘 파악했고 감정이 앞서는 것이 아닌 이성으로 그런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대응하고 있는 점이

괄목할 만한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이 자기계발서처럼 많은 자극을 주어 행동을 하게 만드는 책은 아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미국에서 이질감 있는 삶을 살아온 그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성공하며 자라온 이야기를 통해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는 점이 상당히 장점으로 다가 온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에 눈길이 간다.

노래로 번역되었던 엘레지라는 단어가 모든 것을 다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

그가 말하는 노래 속에는 사랑과 증오, 그리움 등이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단어보다도 적절하다.

 

아직 31살 밖에 안 된 청년 J. D.의 성장이 기대가 되고,

그의 자녀는 또 어떻게 살아갈 지 기대가 된다.

후속작에서는 더 이상 엘레지의 구슬픈 어감이 아닌 비트가 넘쳐나는 즐거운 느낌이 가득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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