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좋은 날
모리시타 노리코 지음, 이유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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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를 가다 보면 한 블록에 적어도 1개의 커피숍이 있는 요즘.

묘한 매력을 뽐내는 책이 있다.

커피 이야기로도 흥미로울텐데 일본 작가가 쓴 다도 이야기이다.

다도라는 단 두 글자 이름만 들어도 왠지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이름.

카페에서 그냥 편하게 책 보거나 수다 떨면서 마실 수 있는 차가 아니라

격식에 맞춰서 마셔야 하는 부담감이 느껴지기가 일쑤일 듯하다.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꽤나 두께도 있고 장도 많다.

하지만 짧고 여운을 남기며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책장 넘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본인들에게 거의 20년 간 스테디 셀러로 팔리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일까?

일본소설처럼 흥미진진한 내용을 기대하면 책장을 덮으며 밋밋하다고 할 수 있겠다.

노리코라는 여성은 대학교를 들어가면서 부모님의 권유로

다케타 아주머니가 진행하는 다도를 배운다.

인사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다르다는 엄마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기대 없이 시작한 다도 수업.

다도구 용어나 차를 만드는 과정이 어렵기만 한 노리코는

무엇 하나 분명히 손에 잡히지 않아 힘들어 한다.

 


취업도 연애도 마음처럼 되지 않고,

사촌인 미치코나 남들과 달리 저만 멈춰 있는 것 같아 불안한 그에게,

다도는 어렵지만 손에 익지 않은 그런 존재다.

 

하지만 오랜 기간 차를 알아가면서 노리코는 조금씩 인생을 알아가고,

점차 다도가 몸에 익어간다.

부드럽지만 한편의 영화를 그려낸 듯한 저자의 필체는

이런 과정의 노리코를 중심에 두고 잔잔하게 글을 풀어 나간다.

낯선 일본어로 된 다도구나 다도회라는 낯선 문화 속에서

많은 여성들이 그 깊이를 알아가고 있는 모습도 흥미롭다.



책 속에서 차가운 물, 뜨거운 물의 소리,

족자에 따라 달리 나오는 화과자의 모양새나 맛,

계절의 변화를 통해 인생과 차에 대한 조예가 깊어져 가는 과정이 너무나 이색적이다.

최근 이 책과 함께 원작 제목과 같은 [일일시호일]이 개봉되어 사랑 받고 있다.

일본의 유명한 원로배우 키키 키린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노년의 다케타 선생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했다.


영화를 보면서 배우의 호흡을 느끼면서 연기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책으로는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었던 다도의 과정이

한 눈에 그려져 다도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매일매일 좋은 날은 과연 나에게 어떤 날일지

이 책과 영화를 통해 알 수 있게 된다면 더 없이 좋은 책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마음이 시끄럽고 힘든 나날을 보내는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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