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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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제목에서부터 뭔가 흥미진진하다.

흉기라는 이름과는 달리 아름다운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더욱 그러하다.

 

 표지도 그러하다.

과연 흉기의 얼굴일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읽기 시작했다.

다행이 인물 소개도 해준 편집!

여기에 별 하나 추가한다.

일본 소설을 읽을 때 항상 메모를 하면서 읽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었기 때문이다.

히가시노의 작품의 특징은 소설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술술 읽히지만 긴박감도 있고 다각도에서 펼쳐지는 인물의 시점으로

흥미진진해진다는 것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 소설은 최신작이 아니다.

1992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그의 초기작품이다.

그렇기에 [용의자 X의 헌신] 급으로 생각하면

조금은 밋밋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깔끔한 문체로 긴박감을 부여하면서

작가 활동 초기에 이런 스릴러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작가로서의 그의 능력도 가늠해 볼 수 있겠다.

이 이야기의 큰 흐름은 모두 스포츠 세계와 맞물려 있다.

사건을 조사하는 여러 명의 경찰 이외에는

일명 흉기로 불리는 타란툴라까지도 모두 선수 출신이다.

육상, 체조, 역도 등 다양한 종목에서 이름을 날리던 그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센도 고레노리라는 스포츠 닥터와 함께

어떤 행동을 했는지,

그리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타란툴라라는 인간병기를 만들어내는데

어떤 짓을 했는지를 알게 되면 놀라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거를 지우기 위해서 사람을 죽이는 것에

정당화를 부여하는 전직 국대 체조선수인 사쿠라 쇼코의 삐딱한 시선도 안타깝다.

그러나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센도 고레노리의 실험이다.

실험이라는 단어가 맞는 듯하다.

더 심하게 말하면 생체실험이다.

육상에 완벽한 몸을 갖춘 선수를 만들기 위해 그가 독거미라 불리는

-심지어 이 인물에는 이름 조차 없이 여자로 서술된다-

타란툴라에게 한 짓은 참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이다.

좋은 성적을 얻어내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욕구조차 가질 수 없는

그녀가 너무나 가여웠다.

그녀의 그러한 모습은 결말부분에서 유스케의 부인인 사요코로 인해서 드러난다.

아름다운 흉기.

처음에는 타란튤라를 염두해 둔 표현이라는 생각이었지만,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사쿠라라는 이름에 감춰진 검은 욕망 덩어리였던

사쿠라 쇼코가 바로 아름다운 흉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누구보다도 측은한 생각이 들어서 가슴 아팠던 타란튤라.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 아름다운 흉기는 누구였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각자의 결론을 얻어내도 좋겠다.

더 나아가 이 소설을 국내 영화로 만들었을 때 각각의 인물에

어느 배우가 그 역할을 맡으면 좋겠는지 상상해 보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190이 넘는 운동선수의 몸을 가진 여배우는

과연 누가 맡을 수 있을지 그게 가장 큰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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