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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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유난히 힘들었다. 과하게 주어진 업무가 나를 슬프게했다. 그래서 나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을 찾았다.
바로 요시모토 바나나. 그녀의 책은 내용을 미리 확인하지 않아도 어떤 작품이든 읽는 이를 위로해준다는 것을 알기때문이다. "무지개". 어른이든 아이이든 보는 사람을 모두 기쁘게 해 주는 자연 현상이지. 손에 잡힐 듯 눈앞에서 아른거리지만 잡을 수 없는 무지개는 그야말로 희망의 상징이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나에게 어떤 희망을 주기 위해 무지개란 제목으로 나에게 다가왔을까?

무지개는 주인공 미나키미 에이코가 플로어 매니저로 있는 식당 이름이기도 하다. 맡은 일을 꼼꼼하게 잘 해내고 손님들에게 친절한 에이코는 한 번도 자신의 직장 무지개가 자신을 실망시킨 적이 없다라는 사실을 뿌듯하게 생각하며 즐겁게 도쿄 생활을 하고 있다. 작은 시골 해변에서 할머니, 어머니가 경영하던 식당에서 일을 거들며 컸기때문에 식당 일을 어렵게 여기지 않았던 탓이기도 하고, 스스로 선택한 식당이라는 자부심도 강하다. 가게가 학교이고, 가게 사람들은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이들이라고 생각한 에이코의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태도가 참으로 부러웠다. 도쿄의 청결하고 탁 트여 바람이 잘 통하는 가게안에서 매일을 감사하며 살아가는 에이코에게 큰 시련이 다가왔으니, 바로 어머니의 죽음이었다.

외할머니가 뇌졸중으로 돌아가시고 엄마 마저 심장발작으로 갑자기 돌아시자 혼자 팽팽하게 당기고 있던 긴장의 끈이 끊어진 것 같이 활기를 잃고 가게에서 쓰러진 것이다.

결국 무지개 가게 오너는 다른 일을 주기로 결심하고, 오너의 집에서 개와 고양이를 돌보며 가사를 돕도록 만든다.

하루 하루 살아가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 부모님이지만, 결정적으로 우리가 삶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 자신도 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갑작스럽게 나를 떠난다고 생각하면 바로 서 있을 수도 없을 것 같다. 에이코는 이 세상에 이제 자신을 이끌어 줄, 삶의 원동력이 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다. 실 끊어진 연처럼 세상을 헤맬 때 오너는 심신이 안정될 수 있는 직장을 배려해 준 것이다. 오너의 집,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에이코는 오너의 사모님과 오너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것과 오너를 향하는 자신의 마음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너가 아끼는 고양이를 사모님이 팔아 넘기는 것을 구해내는 과정에서 오너가 자신을 오래전부터 지켜보고 있었다는 고백을 듣게 된다. 오너와 하룻밤을 보낸 에이코는 오너집에서 나오고 가게로 돌아가기 전에 오너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타이티로 여행을 떠난다.

  소설 속에서는 타이티에서의 에이코와 과거의 에이코가 교차 편집되어 있어서,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에이코의 심리 상태를 알 수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이 대체로 그렇듯이 큰 변화 없이 사소한 이야기이지만 조근 조근 풀어내는 것이 꼭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삽화가 이번에는 고갱의 "타이티의 여인들"을 떠 올릴만한 삽화들이 삽입되되어 있어 읽는 내내 타이티에서 관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작가는 타이티에서의 여행을 소설로 나타내고 싶었던 것 같다. "타이티"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관광지이지만, 이 소설을 다 읽는 순간, 타이티의 맑은 물 속에서 상어와 같이 수영하며 세상의 평화를 느끼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오늘도 나는 요시모토 바나나, 그녀에게서 따뜻한 위로를 받고 일상으로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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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했어요 - 선생님이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임옥상.주철환 외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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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에 처음으로 교단에 섰으니,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처음 발령 받았을 때 아이들이 버거워서 늘 사표를 내겠다고 주변사람들에게 고하고 다녔다. 교무실에 있다가 교실로 갈 때 행정실을 바라보면 정말 다들 편안해 보였다.
  '행정실 직원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이들과 씨름하지 않고, 서류랑 씨름하면 좋겠다'라고 간절히 빌기도 했다. 교사가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징징거렸더니 남자 선배 한 분이 
  "그만둬라! 그런 생각으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래!"
라면서 화를 내는 것이 아닌가? 그만둔다고 했을때 다들 말렸는데, 오직 한 선배만 나의 연약함을 질타했다.
그 이후 그만둔다는 소리는 입밖으로 내지 않고, 어쨌든 아이들을 잘 지도해보려고 무지 노력을 했었다.

세월이 흐르고 결혼을 하고 내가 아이를 낳고 교직에 섰을 때 나는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한 명 한 명 이쁘지 않은 아이가 없었다. 내 아이를 낳고 보니 아이들의 소중함, 사랑스러움을 본격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교사로서의 생활이 즐거웠다. 신규 교사때 힘들어했던 이유가 "사랑의 부재"였음을 깨달았다. 교사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과는 달리 "사랑"이 없으면 단 하루도 즐겁게 지낼 수 없는 직업이다.
 

"참 잘했어요"는 사랑없이 살 수 없는 교사들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는 책이다.
교사들의 한 마디에 인생의 진로가 바뀐 사람이 한 둘이 아닌데, 시인 문정희, 주철환 PD, 화가 임옥상은 자신들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챘다고 한다. 아이들을 많이 만난 교사는 척 보기만 해도 그 아이가 가진 재능이 눈에 띄기 마련이다. 진흙에서 진주를 캐듯이 아이들이 가진 재능을 캐어내어 이 사회에 제대로 꽃 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교사의 소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시인 윤제림님이 회고하는 "할아버지 선생님"이 퍽이나 감동적이었는데, 손자뻘되는 제자들을 가르치시는 할아버지 선생님께 칠판의 글씨가 틀렸다고 지적을 하자
  "아, 그래. 자네들이 잘 봤구먼. 이거 정말 미안하게 됐네.(이 대목에선 옷매무새를 가다듬으시며, 가벼운 인사까지 하셨다)"라고 하셨단다. 교사는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주고, 지식을 가르치는 사람이기때문에 실수라는 것을 하면 절대로 안되는 사람이다. 하지만 때로 이런 실수를 할 때 고개 숙일 수 있는 사람은 진정으로 내적으로 성숙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내적 성숙에 참으로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요즘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만히 보자면 "상처입은 영혼"이 한 둘이 아니다.
가정에서 사랑을 듬뿍 받지 못한데다가 학원이며 학습지에  쫓겨 여유롭게 세상을 품을 수 없는 슬픈 영혼이 되어 아무것도 아닌 말에도 흥분하고 비난하고 욕하는 아동들이 많다.
그럴수록 교사가 자주 해야 하는 말 "참 잘했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교사는 아이들 편이어야 한다. 아이들의 가슴에 믿음이라는 씨앗을 뿌릴 수 있도록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해주고, 세상을 미워하는 아이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싹 틔워주는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읽는 동안 참 행복했다. 주변의 선생님들께 꼭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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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 Thaksin - 아시아에서의 정치비즈니스 메콩 시리즈 2
파숙 퐁파이칫.크리스 베이커 지음, 정호재 옮김 / 동아시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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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라고 하면  Murray Head의 "one night in bangkok",  사시 사철 따뜻한 나라에 관광가면 참 좋은 나라라는 것 이외에는 생각 나는 것이 없는 내가 이 책을 고른 것은 순전히 "알기 위해서"이다.
갑자기 태국이라는 나라가, 탁신이라는 인물이 왜 궁금했느냐?

가까이에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 있는 아시아의 한 나라인데 아는 것이 노래 하나, 관광 밖에 없다니 솔직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나이 40이 넘어서 "재미"로만 책을 읽을 수 없다고 생각한 날, 나는 이 책을 골랐다.

이 책은 번역본이다. 태국인인 파숙 퐁파이칫 교수와 그녀의 남편 크리스 베이커가 쓴 탁신에 관한 책인데 우리나라 정호재 기자가 발로  뛰면서 실감나게 번역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 책은 2004년에 쓰여진 1부와 2009년 초반까지의 사건을 추가한 2부로 나눠져있다.

1부가 쓰여진 2004년은 탁신이 한참 정권의 중심에 있을 때이므로 한마디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과감히 펜을 들었던 것이다. 경제학부 교수인 파숙 교수가 정치인 탁신, 그것도 역사상 최고의 지지율로 당선된 총리에 대해 무슨 할 말이 있어 책을 펴 냈을까 궁금했는데, 책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 알게 되었다. 탁신은 그냥 정치인이 아니라 경제인이었고 정치마저도 비지니스 해법으로 해 냈다는 것을.

  이 책의 장점은 한 가지 사실을 서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역사적 의미까지 조명해 주었다는 점인데 예를 들면 탁신의 증조부가 화교였다는 것을 밝히고 화교가 태국내에서의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상세히 설명해 줌으로써 우리나라와는 다른 역사적 배경을 알기 쉽게 해 주었다. 사실 우리나라라면 화교가 우리나라의 총리가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텐데 경제적 위치를 매우 중요시하는 태국인들에게 화교라는 집단은 좋아하면 좋아했지 배척하는 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려주었다. 태국은 위치적 이유로 수 많은 화교들이 유입되었고, 태국인에 비해 높은 경제적 위치때문에 존경받는 집단이 되었다. 조상들의 탄탄한 경제력 위에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가서 학위를 따고 세도 있는 장군의 딸과 결혼하여 처가집의 인맥도 차지하게 되었다. 유학에서 돌아온 탁신은 통신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면서 정치 세계에 진입하는데, 통신 서비스의 성격상 통신 사업권에 대한 허가와 수익 결정 사안은 정치적 의사 결정에 딸려있기 때문이었다.

1988년부터 1991년 사이에 7개의 사업권을 따 낸 탁신은 사업체를 상장하면서 재무장관의 허가를 따기 위해 로비를 하는 등 정계와 가까워 지면서 1994년 외무장관으로 정계에 입문한다.

  참 우습지 않은가? 사업을 위한 로비를 하면서 정치계의 생리를 알게 되고, 정치계에 입문할 수 있는 나라라니, 태국은  후진국형 정치문화를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1998년 탁신은 TRT(타이락타이)라는 당을 창당하고 "대부분의 국민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라는 간단한 공약을 만들어 선거에 뛰어든다.

태국 국민 대부분은 "유능하고 밝은 총리가 등장해 위기에 빠진 경제를 되살려 줄 것이라" 믿으며 탁신을 총리로 만들어 주었다. 보다 '개발주의' 시각에 근접한 철학으로 성장 경제에서는 정부가 선진국과 경쟁할 때의 불리한 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기업과 민간 부문을 보호하고 독려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탁신노믹스를 내 세워 국가를 경영했다. 어떠한 마인드로 국가 경영을 하든지 국민을 위하는 마음이 기본이라면 무슨 상관이 있으랴! 탁신은 국민을 위하는 척 하다가 더 이상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게 되자, 권위주의,퓰러리즘에 빠지게 된다. 결국 자신 친족의 기업을 외국에 무세금으로 팔아버린 것이 들통이 나고 탁신의 권위가 흔들리게 됨으로써 군부의 쿠데타를 부르게 된다. 파리에 나가있는 사이에 쿠데타는 일어나고 자신의 자리를 잃어버린 탁신은 영국으로 망명을 요청한다.

문제는 태국의 정세이다. 태국 국민들은 자신을 위하는 척 했던 경제인 탁신을 잊지 못하고 그의 부활을 꿈꾸는 무리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어찌 사람의 욕심이 나타나지 않으랴만은 개인적 부귀영화가 목적인 사람은 정치가로 자리매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모럴헤저드는 결국 한 나라의 정치 파탄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우리의 잣대로 봐서는 탁신은 몹쓸 정치인이고 두 번 다시 정치를 해서는 안되는 사람이다. 하지만 태국 국민들이 탁신 만들어 놓은 일시적 경제부흥을 그리워하고 그가 자리를 되찾기를 바란다고 하니 정말이지 정치는 어려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우선, 태국의 현대 정치와 경제, 역사를 알게 되어서 상당히 기분 좋다. 개인으로서는 접할 수 없는 많은 데이터 자료와 인용문이 인상적이었고, 탁신이라는 경제 괴물을 알게 되어 뿌듯하다.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관한 뉴스를 보다가 태국이 아시안 게임에서 4위를 차지하는 나라라는 것에 눈길이 갔다.예전같으면 아무런 감상도 없었을 것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태국 국민이 가진 저력도 생각이 나고, 그들이 제대로 된 정치인, 경제인을 만나, 하루빨리 정상화되어 아시아의 새로운 용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생겼다.

태국 뿐 아니라, 캄보디아, 베트남 등 우리와 가까이 있는 아시아 국가에도 관심을 가지는 아시안이 되어야겠다는 새로운 결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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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부의 전쟁 in Asia
최윤식.배동철 지음 / 지식노마드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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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이면 지금으로부터 딱 10년뒤이다.
한치 앞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사람인데, 10년후의 일을 지금 어떻게 알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무시할 수도 있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끝이 났을 때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친다고하여 경제를 살린다는 대통령 후보를 70% 넘는 지지율로 당선시켰다. 그래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GDP 하락, 수출 저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의 경제는 한 사람의 대통령 문제가 아니라 온 국민이 머리를 싸 쥐고 해결해야 하는 큰 문제라는 것이 명확하다. 나는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봉급을 받고 사는 사람이다.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이상 월급을 받고, 대한민국을 위해 적절한 세금을 내고 적당히 쓰고, 적당히 저금하며 살아갈 것이다. 풍족하지 않지만 불안하지도 않는 삶속에서 중산층의 삶에 젖어 살아가면서 앞으로 우리 나라는 어떻게 될까 한 번씩 궁금하게 생각만하는 소시민으로서 이 책을 보는 순간 내 삶의 잃어버린 한 조각을 발견한 느낌이 들었다.

과연 2020년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사에 어떤 발자국을 남길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가면 세계에서 낙오하지 않는 한국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떠 올랐다.

이 책에는 그 해답이 고스란히 남겨 있었다.

이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첫번째 부분은 "2020년 대한민국 한국판 잃어버린 10년이 온다"라는 제목을 제시한다.

잃어버린 10년이란 용어는 정치용어인 줄만 알았던 무식한 나에게 경쟁 용어였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일본이 겪은 최근 10년간의 경기 불황을 일컫는 말인데, 기존 산업의 성장 한계, 종신 고용 붕괴, 저출산, 고령화, 재정적자 위기, 경제성장률 저하, 부동산 거품 붕괴, 정부의 뒤늦은 정책"으로 인해 침체기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고 분석하였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사회적 분열과 갈등, 남부간 통일 문제가 겹쳐지면서 10가지 원인으로 잃어버린 10년, 아니 20년이 올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한다. 세계 최저라고 손꼽히는 출산율과 빠르게 확산되는 고령화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고, 시스템적 문제는 그대로 두고 포퓰리즘때문에 구조 조정은 지연되고 개인,기업, 정부의 부채가 늘어나며 부동산 버블로 인해 외환 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누구나 다들 한 마디씩 한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완전히 어려워진다고" 이 책을 읽으면 그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두번째 부분은 "2020년 아시아, 생존을 위한 부의 전쟁이 시작되다"라는 제목인데, 왜 2020년에 부의 전쟁이 아시아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달러의 가치가 몰락하고 미국마저 못믿게 되는 지경이 되면 기축통화로서 달러는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이른바 "기축 통화는 있지만, 기축통화 없는 세상"이 도래할 지도 모른다고 한다. 즉, 미국의 경제 1위국의 지위가 흔들리고 경제 2위국인 중국과의 한 판 전쟁이 아시아에서 이루어 질 것이며, 중국을 비롯한 일본, 인도등의 아시아 국가의 격전이 이루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압박, 노동착취, 기업 불법 비리 기승으로 인해 중국 역시 위험한 상태이고, 일본 역시 금융 뷸안전성,  부채 압박속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이 전쟁속에서 우리 나라가 살아남기 위해 주력해야 할 미래 산업, 즉 IT 산업, 에너지 전쟁,우주 산업 등에 어떻게 견고히 뿌리를 내려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마지막 세번째 부분은 "2020년 Fantastic Korea 지속가능한 미래전략을 찾아라"로서 미래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래 해법 6가지를 내 놓았다. 이 책의 핵심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뭐니 뭐니 해도 인재 발굴이 최우선이다.  정부는 물론 기업, 국민 모두 금융능력을 향상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능력과 더불어 금융 관련 시시트메을 재구축함으로써 몰라서 당하는 일은 생기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부가가치를 잘 만들기 위해 기술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산업을 만들어내야 하고, 하나된 한국을 만들기 위해 외국인도 한국인처럼 생각하는 폭 넓은 세계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교육에 있어서도 지식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지식을 배우는 법을 가르치고, 사고하는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고 한다. 정부도 지혜롭게 미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스마트 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이 책은 경제 관련 서적이지만, 세계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골고루 시원하게 긁어주기때문에 독자들이 속시원한 대답을 얻을 수 있고, 최근의 자료를 인용하여 설명해줌으로써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가까운 미래가 궁금한 사람, 현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상식이 필요한 사람은 이 책에서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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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의 인생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나라 요시토모 그림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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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은 클라리넷과 하프로 연주된 음악같다. 교향악과 같은 큰 울림은 없지만 잔잔하게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위로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요시모토 바나나를 치유의 작가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도서관의 일본 문학 서가에 꽂혀 있는 아주 얇은 책, 데이지의 인생.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지만 쉽게 골라 왔던 이유도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이라는 이유 단 하나때문이었다.



  누구에게나 잊혀졌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문득 꿈에 나타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 맞아, 그 친구랑 나는 무척 친했지. 그런데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왜 느닷없이 꿈에 나타났을까?'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데이지도 11살에 헤어진 친구 달리아의 꿈을 해마다 꾸어 왔다. 데이지의 어린 시절의 친구였다. 그냥 친구가 아니라 외롭고 슬픈 데이지를 위로해 주었던 친구였다.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는 안 계셨고, 엄마랑 살았던 데이지는 어느 장맛비가 내리는 날 엄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었다. 외롭고 힘든 저녁이면 작은 소리로 피리를 불면 언제든지 달려와 주던 친구가 달리아였다.

그 친구의 엄마가 브라질로 이민을 가는 바람에 헤어졌고 드문 드문 주고 받던 연락도 끊어지고 1년에 한 차례씩 달리아의 꿈을 꾸면서 막연히 그리움을 키워갔다.

그러던 어느날 달리아의 꿈을 한동안 꾸지 않았다고 생각되던 날, 달리아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를 받게 되었다.

엄마의 죽음을 이미 보았던 데이지였기 때문이었을까? 너무 오랫동안 헤어졌던 친구였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생각했다. 불쌍하지 않다. 고독하거나 안쓰러운 죽음이 아니다. 조금 어이없기는 하지만, 모두 겪는 일이니까 특별하지도 않다. 때가 오면 모두, 고인 물을 빼내고, 튜브를 연결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몸의 생명을 잃어간다. 달리아에게 그런 시간이 조금 빨리 왔을 뿐이다. 주위에 아무도 없어도, 갑작스레 닥쳐와 놀랐어도, 그때가 오면 몸이 수긍한다."



나는 아직 부모님이나 친한 사람과 영원히 작별한 경험이 없는 터라 데이지의 마음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힘든 것이지만 누군가 죽어가면서 나를 생각했다는 아련한 슬픔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리라는 것은 알 수 있다.

힘든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마저 잃었지만 그 슬픔을 마음에 묻어 두고 한 발 한 발 세상을 향해 내딛는 용감한 데이지의 인생을 꼭 기억해 줘야겠다. 그의 인생 상자가 외롭지 않도록...........

  

요시모토 바나나와 떨어질 수 없는 나라 요시토모의 삽화는 오늘도 역시나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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