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SM(Bondage, Discipline/Dominance, Sadism/Submission, Macoshism 의 약자로, 결박, 피학, 가학적 성적 행위를 일컫는 말)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동의'라는 것이 기본 전제로 깔려 있다. 동의는 모든 인간의 상호 관계에 존재해야 하는 것이지만 몸과 마음을 그런 방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맡길 때는 이 단어가 훨씬 더 중요해진다. 이렇게 말할 수는 있다. "날 아프게 해주세요." 혹은 "나를 모욕해 주세요." 혹은 "나를 지배해 주세요." 그러면 그쪽에서 응할 것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어떤 형태나 방식이건 "그만하라."고 말할 때는 그 고통이나 모욕이나 지배가 끝나야 하고 어떤 이의도 제기되어선 안 된다. 굉장히 강력하고 완벽한 순간이다. 언제든 내가 이전의 동의를 철회한다면 그 고통이 긑난다는 사실을 안다는 건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통제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 안에서 통제권을 갖는 건 아주 좋은 일이다. p43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사람도  직업적인 동의로 성관계를 하는 것이다. 돈을 받고 하는 것이지만, 안돼, 싫어  하지마. 라고 주장 할수 있다. 선지불 후지불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어째서 여성이 더 야심이 넘치고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일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투표를 하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워야 했고, 집 밖에서 일을 해보겠다고 기를 쓰고 싸워야 했고, 성희롱 없는 근무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 싸워야 했고, 대학이나 학과를 스스로 선택하기 위해 싸워 왔으며, 작은 자리라도 차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나를 증명하고 또 증명해 내야 했다. 여성들은 분명 이전보다 능력 발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전 국방부 장관이자 2016년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아직도 패션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있다. CNN방송국은 여성 유권자들은 투표할 때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는 기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고 있다. p130

 

더 큰 선, 더 큰 사회적 정의를 위해 과연 나는 어디까지 희생할수 있을지를 묻지 않을 때도 많다.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우리는 롤 모델이 우리를 대신해 완벽한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상황이 나아진 걸 알지만 갈길이 멀다는 것도 안다.(...)그렇다면 우리가 더 큰 선을 위해 나서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까지 침해를 받고 어디까지 무력감을 느껴야 할까? 내게는 가장 궁금한 질문이다. p162

 

 

 

고통은 언어 바깥의 세계에 존재하지만 우리는 그 세계 안을 헤메고 서성이고 더듬더들거리며 적당한 단어를 찾아보려 한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이 문제를 대략 어떻게라도 이해하려 해본다. p255

 

아...그렇구나, 고통은 언어 밖에 존재하는구나. 그래서 그렇게 더듬거리고 헤메고 서성이며 나의 고통을 표현하려 애를 써도 안되고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려고 애를 써도 안되는 거였구나.  말로는 안되는거였어.

 

 

 

 

몇달만에 책을 읽었다. 리뷰쓸 기력은 없다. 페미니즘이 처음이거나, 근본주의 페미니즘(유머 감각 없고 제모도 안하고 남자라면 무조건 치를 떨면서 맨날 화만 내는 여자들의 말 이라고 오해받고 있는 페미니즘)에 질렸거나 제1세계 백인 여성들의 페미니즘에 물렸다면 읽어 볼만한 다른 시선이다.

 

나쁜페미니스트란 근본주의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지금까지의 페미니즘이 잘못한 일도 있으며 실수한 일들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더 많은 질문과 시도를 해보려고 하는 사람을 말하는게 아닌가 싶다.

 

 

 

 

 

 

 

☞내 맘대로 랭킹☜

 

1위:백인헤테로비장애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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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문득 이런 계급순위가 떠올랐다. 물론 돈 겁나 많은 유색인게이장애 여성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아버지가 이건희가 아닌다음에야 뭐.

나 혼자 정한 순위이기에 각자 어느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계급은 바뀔수도 있다.

어디보자 나는 몇번째 계급인가.... 아버지가 이건희나 빌 게이츠가 아닌 이상 위의 주어진 계급에서 벗어나긴 힘들다고 보여진다.  돈이 많으면 장애정도에 따라 어느정도는 계급변동이 가능할 것이고, 성별도 외과적 수술로 바꿀수는 있겠지만 인종은 절대로 바꿀수가 없다. 그래서 유색인동성애자였던여성인 저자 같은 사람들의 책이 좀더 많이 출판되고 읽혀지길 바란다.

 

인종은 선택할수 없다. 장애도 선택할수 없다. 성적취향이라 불리우지만 이것도 내 보기엔 선택할수 없는 문제다.

내가 선택할수 없는 이 조건들이 나의 계급이 되고 죽을때 까지 그 계급에 맞는 억압을 견디며 살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장애에 관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인종, 성별 장애등으로 인해서 억압당하고 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다.

 

 

 

 

 

 

 언젠가는 이런 방식으로 떠날줄 알았지만, 이렇게 빠를줄 몰랐던  때에 동생이 떠났고 내게는 부양해야할 병들고 늙은 그리고 각자를 지독히도 증오하는 이혼한 부와 모가 있다. 나와 함께 아니 나보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는 다섯고양이가 있고, 남겨진 빚이 있고, 불안한 직장이 있고 그리고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행복까지는 아니여도 비참해지지 않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너무 편하게 살면서 너무 바라는게 많은 건가......

 

 

가진건 빚과 의무감 뿐이라

내 미래에 당신이 있다고 말할수 없었다.

벌써 조금 많이 비참해진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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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1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6-2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요즘 이 책 읽고 있는데 아무개님과 겹쳤네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지나친 배려는 때로는 배려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2016-06-28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