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25일부터 삼일간 하루에 한마리씩 아기고양이를 구조한적이 있다.

첫째 둘째는 입양을 보냈고 막내만 내가 키웠었는데

입양간 첫째와 내가 키우던 막내는 복막염이라는 같은 병명으로 몇개월 사이에 둘다 세상을 떠났다.


나의 막내 나리...9월 12일 내가 회사에 출근한 사이 동생이 보는 앞에서 떠났다.

내가 없을때 떠나 버린것이 마음이 쓰였지만, 그래도 혼자는 아니였으니....

아직도 불쑥불쑥 울컥하고 눈물이 고이고 가슴이 싸아하고 아프지만

주인이 너무 울고불고 해도 반려동물이 쉽게 떠나지 못한다고 하니....그만 해야 하는걸 알면서도

그게 내 마음대로 잘 안된다.


나리의 유골함은 아직도 내가 가지고 있다. 아직은 아직은 이 남은 뼛가루라도 함께 있고 싶다...


그렇게 나리가 떠나고 첫째 몽실이가 아팠다.

동네 동물병원(병명이 뭔지 모르고 항생제만 지어줌)에서 2주간 약을 먹여도 차도가 없어서

결국 좀 큰곳(딱 보자마자 음식알러지네요)으로 가서 진단 받고 3일 약먹으니 싹 나았다.

흠...동물이나 사람이나 시골살면서 아프면 참....


나리를 보내고 한참을 멍하니 지냈고, 아픈 몽실이 약먹이느라 아침저녁으로 사투(?)벌이고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위해 날밤을 새서 겨우 포획해 병원에 데려간 녀석은

출산한지 하루 밖에 안된 어미묘라 다시 방사하고....이렇게 정신 없이 지내는 중에....


뿅!하고 이녀석이 집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2일날 아침에 처음 발견하고 녀석이 건강해 보여 굳이 구조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이 들어 먹을거리만 챙겨주고 돌아서는데 쫄래쫄래 따라오는 폼이...

아무리 아기 고양이라도 사람을 경계해야하는게 당연한데

전혀 그런 기색이 없고 길고양이 치고는 너무나 깨끗한 상태라

이미 사람손을 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이미 난 4녀석을 키우고 있고, 스스로 이게 내 한계라고 생각했기에

녀석을 뒤로하고 출근을 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집 앞에서 마주친 건물주인이

"지하실에 있는 고양이새끼, 아가씨가 가져다 놓았나? 내가 잡을려고 했는데

잡히지가 않는다. 더럽고 냄새 나니까 당장 잡아서 치워라!" 라고 난리를 치는 통에

혹시나 싶어 지하실에 내려가

아가야~아가야~ 하고 부르니 뽀로로 달려와 내 다리에 부비부비...벌러덩...

하아......

가자..아가야..아줌마랑 가자...


살짝 씻기고, 먹이고 나니 어마무시한 양의 응가와 쉬아를 생산해내고는

침대로 짬푸~하더니

마치 처음부터 이집에서 살았던 냥이마냥

이러고 잠이들었다.

너..정말 길고양이 맞는게냐??


다음 <캣맘계>에도, 네이버 <고양이고양이라서 다행이야>에도

입양게시글을 올렸다.

부디 노랑둥이 새끼고양이 '똘똘이'(사람볼줄 아는 시키)가 꼭 좋은 가족 찾기를 ....


요근래 내 뇌구조를 보면

아마도 80%는 고양이, 10%는 책, 5%는 연말보고서..나머지 5%는  술..뭐 이럴꺼 같다.


아..정말 고양이는 딱 둘이 좋다.....






읽기 시작한지 거의 한달은 된거 같은데 아직도 도입부에서 맴맴.

책이 어려운것도 아닌데

이래저래 다른 생각들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니

집중이 되질 않는다.



이번주까지 마감해야 하는 연간보고서는

아...토할것 같아.

매년 할때마다 스트레스! 스트레스!




어제 헬스장 다녀와서 이렇게 먹었다.


먹고 운동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이래서야 운동 효과가 있을런지는....흠....


이제 그만...보고서 작성하러 가야지...

아...토할것 같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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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4-10-13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 젤 첫부분을 읽다가 가슴이 아팠는데
노랑 고양이에서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더니, 마지막 사진에서 빵 하고 웃어버렸네요.

여전히 고양이 천사로 잘 지내고 계시네요.
고녀석 참 사람 볼 줄 아는 맹랑한 고양이네요. ^^

아무개 2014-10-13 20:03   좋아요 0 | URL
헤헷 마고님이시다^^

요녀석들도 대부분 본능적으로
아는거 같더라구요
자신에게 적대적인지 호의적인지...
요 똘똘한녀석 입양처 찾느라 정신없네요.

일교차가 너무너무 심해욧
감기조심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