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고함 - 130여 년 전 한 아나키스트의 외침
표트르 알렉세예비치 크로포트킨 지음, 홍세화 옮김, 하승우 해설 / 낮은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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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청년에게 말을 건네려고 합니다. 마음과 정신이 이미 늙어 버린 나이 든 분은 이 소책자를 읽으며 눈을 피로하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분들에게는 제가 할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지금 열여덟 살이나 스무 살이 되어 직업 훈련과정이나 학업을 마치고, 아제 막 새로운 삶에 첫발을 내딛으려 한다고 상정합니다.(...) 여러분 앞에 놓인 첫 질문은 "나는 무엇이 될 것인가?"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자신에게 자주 던졌던 물음입니다. 젊은이라면 마땅히 그렇게 여러 해 동안 직업 훈련을 하거나 학문을 공부한것(사회가 그 비용을 지불했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이 착취의 도구가 되려 함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그동안 쌓아 올린 지성이나 능력과 학식을 활용하여 오늘날 비참과 무지의 나락에 떨어져 신음하는 사람들을 도울 날을 꿈꾸지 않는다면, 그것은 악덕으로 타락한 탓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러한 꿈을 갖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이제 그 꿈을 실현하려 무엇을 할지 물어야 할 것입니다.

p30


크로포트킨씨 이제 이곳의 젊은 이들은 직업 훈련과정이나 학업을 마치기 위해 사회가 그 비용을 지불해 주지 않습니다.

대출을 해줍니다.....


학자, 의사, 법조인, 기술자,교육자,예술가가 되려는 젊은이들에게 크로포트킨씨가 전하는말.


하지만 당신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실천은 악마에게나 맡겨라! 천문학자, 물리학자, 화학자로서 나는 학문에만 전념할 것이다. 그런 일은 항상 열매를 맺어 왔다. 설령 다음 세대를 위한것에 지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렇다면 먼저, 당신이 학문에 전념해 찾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도록 해 봅시다. 그것은 단지 쾌락인가요? 물론 자연의 신비를 연구하거나 우리의 지적 능력을 활용할 때 아주 큰 기쁨을 얻지요. 그렇다면 내가 묻겠습니다. 인생을 안락하게 보내려고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와 포도주에서 순간적인 즐거움을 찾는 주정뱅이가 어떻게 다른지 말입니다.(...)주정뱅이와 학자는 둘다 이기적인 목적, 즉 개인적인 만족을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p37



법이란 애당초 힘센 자의 권리였으며 인류에게 피로 물든 역사로 대물림된 압제에 언제나 봉헌해 왔음을 인식한다면, 법에 대해 최상의 경멸을 갖게 될 것입니다. 쓰여 있는 그대로 법을 따른다는 것은 곧 매일 양심의 법에 맞서는. 양심을 파는 일임을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p46



그렇지 않고 당신이 참된 마음을 갖고 있다면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아냐, 지금은 발명을 위해 시간을 보낼 때가 아냐! 먼저, 생산 체제를 바꾸도록 해야 돼. 사유 재산이 폐지되면, 산업의 새로운 진보는 인류 전체에게 혜택이 될 거야. 그리고 오늘날 기계의 처지로 전락한 노동자 대중은 연구와 직접 노동으로 튼실해진 그들의 직관을 산업에 적용하는 사유하는 인간이 될 거야.

p49



당신은 학교 안에서뿐만 아니라 학교 바깥에서도 모두를 위한 폭넓고 인간적인 교육을 바라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조건 아래에서는 그런 교육이 불가능함을 알게 된 당신은 부르주아 사회의 토대 자체를 공격하게 될 것입니다.

p52




숭고한 투쟁이 전개되고 패배한 자들의 고통스런 신음 소리와 승리한 자들의 술판, 비겁에 맞서 싸우는 용맹, 숭고한 열성과 비열한 악의가 요동치는 와중에 당신은 중립인 채로 있을수 없습니다. 당신은 억압받는 사람들의 편에 설 것입니다.


급기야 당신은 나를 가로막겠지요.

"제기랄!" 그리고 당신은 이렇게 말하겠지요.

"추상 학문은 사치에 지나지 않고 의술의 실행은 사술일 뿐이며 법은 불의에 지나지 않고 기술의 발견이 착취의 도구라면, 실천가의 지혜에 맞서는 학교는 극복되어 마땅하고 혁명적 사상이 비어 있는 예술은 타락할 수밖에 없다면,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도대체 무엇인가? 라고 말입니다.

p54




불의로 고통받는 우리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한번 세어봅시다. 농민은 남을 위해 일할 뿐이어서 알곡은 주인에게 빼앗기고 겨죽을 먹습니다. 우리는 수백만에 이를 정도로 많아 우리만으로 충분히 인민 대중이 됩니다. 비단과 벨벳 짜는 우리 노동자는 그러나 누더기를 걸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수없이 많습니다. 공장의 호각 소리가 우리에게 잠시 동안희 휴식을 허용할때, 우리는 포효하는 바닷물 처럼 거리와 광장을 가득 메울 것입니다. 엄하게 훈련받고 명령에 따르는 사명인 우리는 장교가 훈장을 받을 때 다만 총알받이가 될 뿐입니다. 그런데도 바보 같은 우리는 지금 우리 형제를 사살할 때까지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방향만 반대로 돌리기만 해도 지금까지 우리에게 명령을 내렸던 사관들을 파랗게 질리게 할 수 있습니다. 고통받고 모욕당한 우리는 거대한 대중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삼켜 버릴 수 있는 대양입니다. 우리가 의지를 가진다면 정의가 이루어 지는 것은 한순간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p77



'우리'가 될수 없는 '우리'

하청노동자, 비정규직, 정규직  등으로 갈갈이 쪼개고 나누어서

우리가 더이상 우리 일수 없게 만드는 자본가들.

그들이 바라는 데로

우리가 되지 못해서, 함께 연대 하지 못해서

거대한 대중도, 모든것을 삼켜 버릴 수 있는 대양도 되지 못하고

자본의 노예로 살아가면서 벗어날 방법을 모른다.






이십년 전에 내가 이책을 만났다면,

크로포트킨이 말하는 젊은 내가 이책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몸보다 마음이 더 늙어버린 나는


그의 말에 족족'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됩니다' 하고 토달기 바쁘다.

자기 변명과 자기 합리화 하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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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7-1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정뱅이와 학자는 둘다 이기적인 목적, 즉 개인적인 만족을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p37

이런 책을 읽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아무개님은 개인적인 만족을 넘어서는 진정한 독서를 하고 계심이 분명해요. 저는 '자본의 노예'라는 말에만 반감을 갖을 뿐이지, 기실 '자본'과 '자본의 움직임'과 그 혜택을 너무나 좋아하는 1인입니다.
사실 돈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요.
저 세뇌당한건가요?

이 책도 읽고 싶네요. 사실 아직, <세상 물정의 사회학>을 다 읽지 못 했...... 흐흑

2014-07-14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7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