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일을 하거나 사치품 혹은 오락용품 따위를 만들어 내는 이른바 귀족, 금 세공업자 같은 사람들에게는 아낌없이 엄청난 보상을 해주면서 농부나, 광부, 노동자, 마부, 목수 등 그들 없이는 사회가 존립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그와 같은 배려를 해주지 않는 사회제도 내에서 공정함이나 감사하는 마음 따위를 찾아 볼 수 있겠습니까?
이런 사람들이 늙고 병들어 궁핍해지면 그들에 대한 배은망덕은 절정에 달합니다. 가장 왕성한 시기에는 마음껏 부려먹었으면서, 그 사회는 그들이 잠도 못 자고 봉사했던 것에 대해서는 모두 잊어 버립니다. 그들이 대신 해주었던 주용한 일들의 대가는 비참하게 죽도록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부자들은 개인적인 부정뿐만이 아니라 공공의 입법권까지 동원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터무니없이 적은 소득마저 하루하루 깍아버리고 있습니다, 사회에 가장 많은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쥐꼬리만한 보답을 하고 있는 기존의 불공정한 제도로도 모자라다는 듯이 그 불공평을 더욱 악화시키고, 더 나아가 그러한 불공정을 법을 동원하여 정의라고 표현하기까지 합니다. p231




토마스 모어가 꿈꾸던 그 '어디에도 없는 곳'은 

공정한 부의 분배가 실현될수 있는 완벽하게 사유재산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였다.

사유재산을 인정함으로써 '돈'이라는 무생물이

그 어떤 생명보다 더 크게 가치와 존엄을 획득하게 되었으므로,

바로 그 '돈'자체를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모든 사람이 함께 노동하고, 함께 나누어 쓰는 평등하고 공평한 사회를 꿈꾸었다.

(물론 성직자나 외교관등은 노동으로 부터 예외였으며, 노예가 일반 시민들이 할수 없는 또는 해서는 안되는 도축등을 담담해야 한다)






1516년에 간행된 이책은 거의 500년가까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현재성을 갖는 이야기 들이다.

그래서 난 더 절망스럽게 느껴진다. 

자본주의가 거의 500년 가까이 판을 치고 바닥을 쳤는데도 죽지도 않고, 신자유주의라는 더 화려하고 강력한 갑옷을 두른채

서로가 서로에게 칼을 휘두루고 있으니 말이다.


어느책에선가 "사람들은 자신이 가질수 없는 대상에 대해서만 '평등'을 요구한다" 라는 글을 읽은적이 있다.

생각해보니 맞다....

기회, 성차이, 외모, 학벌, 재산 등등 내가 가질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나 역시 평등해야 하는 일들이라고 믿고 있었다.

만약 내가 위의 모든 것들을 가질수 있는 사람이였거나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나 역시 평등이 아닌, 능력위주의 자유를 더 요구했겠지.


내가 바라는 것이 '옳은'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이기때문에

'옳다'고 '믿고'싶어하는거 같다.


나는 어떤 세상이 유토피아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내가 바라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이러저러한 일들이 근래에 좀 많다보니

아무래도 딱 머리속에 떠오르는건

아이들, 여성, 장애인, 동물등.

소수자이며 약자인 존재들에 대한

평등한 생존권이 보장 될수 있는 사회였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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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6-19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은 안 읽어봤는데요.

전에 강신주씨 강연에서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와 자본주의 이전 사회로 나눌 수 있다. " 이런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아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일테면 차이로 여겨지는 많은 것들, 차이를 유발하는 많은 것들, 일테면 기회, 외모, 학벌, 재산들이 이제는 오로지 하나의 통로 '자본', 돈의 유무에 따라 결정되는 것 같아요.

평등한 생존권이 보장되는 사회, 그런 나라가 정말 ..... 가능할까요? T.T

아무개 2014-06-19 10:30   좋아요 0 | URL
이글을 써놓고 보니, 내가 바라는 유토피아가
고작 '생존권'이 보장되는 사회였구나 싶어서.
내가 정말 '살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구나 새삼스럽더라구요.

문제는 눈에 보이는 것들-외모, 학벌. 재산- 보다
정신적인 부분들-감성,감정, 이성,지식-까지도
자본이 있고 없음에 따라 결정되버리고 있다는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돈이 없으면 , 가난하면, 멸시받으면서..
바른 인성, 풍부한 지식 같은거....만들기 쉽지 않은 사회니까요.

참..기회되면 이 책 한번 읽어보셔요.
어지간한 소설보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저에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