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이지만 소설보단 심리학에 기반한 에세이를 더 많이 썼던 작가는

100여권에 달하는 심리학서를 독학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한때는 무작정 심리학서를 혼자 독파해볼까 하고 책 몇권을 구매했는데

들어가는 말이나 목차에서 모두 포기....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도 100여권이나 되는 전공도서를 다 독파하지는 못할듯

비전공자라고 해서 그녀를 무시해버릴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녀는 철저히 프로이트적인 관점에서 사람을 분석한다.

모든 프레임이 프로이트에 맞춰져 있다.

새책이 나왔지만 구매의사는 없다. 대여해도 충분한 책.















삼십대 초반에 읽었던거 같은데 크게 기억에 남는것은 없다.

다만 김형경의 책처럼 아..그래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면서

별 반감이 없었다는 기억정도.













적당한 위로와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면 이 책도 상당히 도움이 될것같다.(특히 여성들)

삼십대는 이제 내가 늙어 가고 있구나 하고 느끼게 시작되는 시기인거 같다.

그래서 두려움이 커진다  나이 먹는 것에 두려움이 커질수록 오히려 더 미래보다 과거를 꼼꼼히 돌아보게 되는듯 하다.

내가 지금 까지 잘 살아왔는지 자신이 없기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혹시 잘못 살았다면? 내가 내린 결정이 틀린것이라면?

내가 원하는 삶이 진정이것인가?


















저자는 30대라면 자기 감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이제 그만 프로이트의 저주에서 좀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언제까지 과거의 상처가 내 인생을 망쳐놨다고 원망하고 살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이 책은 시작부터 왠지 맘에 안들었다. 상담자의 한두마디에서 너무나도 쉽게

그 사람의 내면의 상태를 유추해 내는것이 모두 일반화의 오류와 오만함으로 보였기때문이다.

자아 정체성을 찾는것이 가장 중요하다는것이 내가 보기엔이 저자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인듯 한데

솔직히 '누가 모르나? 에이 참내...또 반복이네' 하고

마음이 닫힌 상태로 억지로 꾸역꾸역 읽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한순간 멍해졌다.


난 정말 어떤 사람일까?

내가 정말 원하는게 뭘까?(이런 생각중에 그 노래가 떠올랐다 노바소닉이였나?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나의 장점이라고 믿는 것들이 정말 장점일까? 그럼 단점은?

왜 나는 이렇게도 책을 읽는것에 메달리는 것일까?


입에 쓴약이 몸에 좋은 것인지, 단순한 반복에 의한 학습의 효과가 나타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곰곰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나는 꽤 성실한편이다. 나는 승부욕과 명예욕이 강한편이다.나는 현실주의자이다.나는 비관주의자이다. 나는 말수가 적은 편이지만 유머감각은 있는편이다. 나는 활동적이지는 않지만 운동하는것도 걷는것도 좋아한다. 나는 여성스럽지 못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약하고 작은 존재에 대한 강한 연민을 가지고 있다. 나는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물, 전기등을 아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가능하면 일회용품 또한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말로써 남을 설득시키는 일을 잘하는 편이지만 남들의 이야기를 잘 듣는 편은 아니다. 나는 아직도 어른아저씨들과 대면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어른아줌마는 괜찮다. 나는 사회주의자다. 하지만 공산주의자는 아니다. 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나는 노란색과 파란색을 좋아한다. 나는 김치찌개를 좋아한다. 나는 소주와 치킨을 함께 먹는것을 좋아한다. 나는 혼자 마시는 소주를 더 좋아한다. 나는 친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여러 사람을 사귀는것은 힘들다. 나는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것을 싫어한다. 나는 사람들을 한번에 기억하지 못한다.나는 심각한 길치다.나는 항상 다닌는 길로만 다닌다. 나는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는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나는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고(책도 마찬가지다) 그 수명이 다할때 까지 사용한다. 나는 가끔 책을 충동구매한다. 나는 물질적인것에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을 경멸한다. 나는 신을 믿지 않지만, 부처든 예수든 사랑에 그 기반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별을 좋아한다. 나는 비오는 날을 싫어 한다. 나는 예의없는 사람을 싫어 한다. 나는 수구꼴통을 싫어한다. 나는 개와 고양이를 사랑하지만 육식을 한다. 나는 날것은 못먹는다. 나는 스님이 되려했었다. 나는 동물실험에 반대한다. 나는 웃는 얼굴이 예쁜 사람이 좋다. 나는 아직도 첫사랑에 집착하고 있다. 나는 가족을 힘겨워한다. 나는 책임감이 강하다. 나는 냉정하다. 나는 10년째 싱글이다. 나는 아주 가끔 외롭다.나는 아주 잘 운다. 나는 잘 웃지 않는다.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자 책을 읽는다.하지만 나는 솔직하지 못하다.


델포이 신전 입구에 있는 그 유명한 소크라테스의 말 "너 자신을 알라"

신에게 신탁(도움)을 받는 것보다 중요한것이 바로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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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30 0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03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04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04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2-04-03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비관적이다, 나는 날것을 못 먹는다, 난느10년째 싱글이다, 나는 잘 웃지 않는다 를 제외하고

제가 쓴 글인가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왜이리 일치하는 부분이 많을까요? 그리고
"나는 솔직하지 못 하다"에서 완전 공감합니다.
과연 솔직하지 못 하다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듭니다.

잘 울고, 바다를 좋아하는 마중물님... 즐거운 날 되셔요. 비가 옵니다, 우리 둘 다 싫어하는 비가.. 윽.

아무개 2012-04-04 09:27   좋아요 0 | URL
제가 마녀님께 다짜고짜 개인적 상담을 했던건 아마도 마고님께 저와 비슷한 향기가 폴~폴~ 나는걸 느꼈기때문이 아닐까요 마고님 저한테 딱! 걸리신거죠 으흐흐흐 ^^:::::::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언제나 제겐 저 스스로를 부도덕한 인간이라고 몰아세우게 되는거 같아요.
그래서 다른 부분에서 좀 더 착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억압하기도 하고......

제 시간이라도 보태드리고 싶은 너무 바쁘신 마고님 바쁘실텐데 들려서 글까지 남겨주시고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