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엄마에게 -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김용원 지음, 김태중 그림 / 세움과비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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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살 남편과 만나 3년여 열애끝에 결혼하기로 결심하면서 시어머니가 자궁암 말기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신촌세브란스 암병동으로 첫 인사를 드리러 가게 되었고, 홀어머니에 외아들이여서 아들이 혼자되는것이 못내 안쓰럽게 생각드셨는지 두손 잡고 우리 며느리라며 반겨 주셨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방사선치료로 호전이 되어 앞으로의 삶은 더불어 사시는 거라며 담당의의 말을 끝으로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어 결혼도 서둘러 하게 되었고, 길게 5년이라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하였던 어머니는 본인의 강한 의지와 예쁜 큰손녀의 재롱과 연이은 둘째 손녀가 4살 되던해까지 잘 돌봐주셨고, 마지막까지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소녀같으셨던 어머니는 종이학도 접으셨고, 손녀들과 그림도 그리시고 노래도 좋아하시며 어릴적 꿈이 가수였다며 수줍게 말씀하셨던 그때가 문득 떠오르기도 합니다. 가정에서 자녀들의 보살핌속에서 임종을 맞이하시지 못하고 병원에서 7일간 혼수상태로 계시다가 두세차례 고비를 넘기시다가 결국은 먼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이제는 고통없는 그 곳에서 편히 쉬라며 눈물 콧물 흘려가며 목놓아 울부짖던 그때를 생각하니 목이메이고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시어머니를 보내드리기 3년전에는 친정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쓰러지셔서 응급실로 실려가셨고 뇌경색으로 끝내 언어장애와 반쪽몸을 쓸수 없는 처지가 되면서 즐거워도 즐거운 내색을 할 수 없었고, 슬퍼도 너무 슬퍼할 수 없는 상황에 아버지는 1년여 집에서 가정간호를 받으셨고 먼 곳으로 가시기 이틀전 손톱을 깎아 드린것이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돌아가셨다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어떤 정신으로 갔는지 가파른 언덕을 있는 힘을 다해 달려서 집에 도착하여 침대에 누워 눈을 감지 못하고 계시는 아버지를 보았을땐... 무엇을 보려 하신걸까 그렇게 눈을 감지 못하실 정도로 고통스러우셨나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니 눈물이 주르르 흐릅니다. 이제는 80살을 바라 보시는 친정어머니 육남매를 키우느라 힘든 노동일도 마다 하지 않으시고 새벽에 나가셨다. 깜깜한 밤에야 힘든 몸을 끌고 돌아 오십니다. 비가오거나 가끔 쉬는 날에는 왜 엄마는 잠만 주무시나 어릴적 속상한 마음도 들긴했지만,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엄마의 심정이 되어 보니 그때 왜 안마를 해 드리며 힘드시죠 라는 말을 못했을까 못내 아쉽기도 합니다.

7개월간의 폐암으로 힘겹게 투병하시는 어머니를 간호하며, 옆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작가의 마음을 사진과 글로 여과없이 느낄 수 있었고, 고통으로 힘겨워 하는 어머니의 순간 순간들이 이미 세상에 계시지 않는 나의 시어머니를 보는 것 같고, 살아계셨을때 행복해 했던 모습들 좀더 기쁘게 해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 책속의 고통으로 힘겨워 하시는 어머니는 우리의 어머니라는 생각으로 지금 우리 곁에 계시는 나의 어머니에게 뒤늦은 후회없이 진심어린 사랑을 표현하고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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