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 The B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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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 제작비가 8천만원 들었다고 하는데, 그 돈으로 과연 영화를 만들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저예산 영화이다. 그만큼 배우와 감독,스태프들이 많은 고생을 했을것 같은데, 그런 노력이 안타까울만큼 영화는 형편없었다. 납치된 여동생을 찾는 오빠의 활약상을 그린 액션 영화이니, 아무래도 스토리보다는 액션에 더 치중했을게 뻔하고 또 관객도 그걸 보려고 극장을 찾는거지만 이 영화의 문제점은 배우들의 연기 였다.  

요즘 백지영의 연인으로 더 유명세를 치르는 정석원씨는 스턴트맨 출신답게 액션신에선 그나마 나은 실력을 보여주는데, 문제는 그가 대사를 하는 순간이다. 정석원씨가 대사를 하면 역할인 태훈으로 보이는게 아니라 대본을 읽고 있는 배우 정석원으로 보인다는게 문제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표정과 같은 높낮이의 톤을 듣다보면 실소마저 나오게 되는데, 마지막 장면까지 그랬다.  

전세홍씨가 면회 가겠다는 말에 "네...네?"라고 할 때의 그 연기는 충격적일 정도였다. 그나마 이 영화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사람은 전세홍씨 였지만 작은 역할이 많이 아쉬움을 줬다.아무래도 적은 예산 때문에 많은 컷을 찍지 못했을 테고 빨리 찍고 끝내야 했기에 완성도가 미흡한건 감안하더라도, 93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질 정도로 여러가지 면에서 괴로운 영화였다.  

 

여동생 보라가 유일한 가족인 태훈(정석원)이기에 보라가 특별한건 당연했다. 하지만 특수수색대이자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있었기에 함께하진 못했는데, 어느 날 보라의 친구들이 나쁜 소식을 가지고 그를 찾아온다. 레이실 걸인 보라가 친구 대신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는데 그 후로 소식이 끊겼는데, 인터넷 성인 방송 사이트에서 보라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경찰은 보라가 성인이니 실종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성인 방송에 참여했을수도 있다며, 뚜렷한 증거가 없기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태훈이 직접 동생을 찾기위해 뛰기 시작하는데 친구의 도움으로 예상보다 쉽게 그 일당을 찾아낸다.  

그리고 태훈이 복수심에 불타올라 일당을 처리하면 할수록, 군에서는 밖에서 사건을 일으키고 있는 태훈을 잡기 위해 애쓴다. 이제는 보라를 납치하는 일당과 군에서 보낸 사람들과 싸워야 하는 태훈. 영화는 태훈이 점점 짐승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것 같은데, 워낙 싸움을 잘하다보니 원래부터 짐승이었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어쨌든 돈을 위해 여자를 납치하고 살인마저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나쁜 악당들과, 성인방송을 클릭했던 수많은 남자들의 바램을 꺽어버리며 오빠는 동생을 구해낸다. 너무 늦지 않게 말이다. 최악의 상황에 놓인 보라였지만 그래도 이런 오빠를 둔 게 그녀에겐 마지막 행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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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 - The B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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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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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까투리 - Katuri - A Story of a Mother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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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몽실언니>등으로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故권정생 선생님의《엄마 까투리》가 28분짜리 영상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한없는 사랑을 전해주는 엄마까투리를 통해 모성애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가슴뭉클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단편 애니메이션은 요즘 트렌드에 맞춰 3D로 제작되어 아이들에게 교훈과 재미를 전해 준다.  

9명의 새끼 까투리가 있는 둥지는 오늘도 재잘재잘 거리는 소리로 시끄럽다. 그런데 둥지에 새끼들을 노리는 침입자가 나타나 한명을 데려가려는 위험한 순간, 엄마 까투리가 맹렬한 속도로 달려와 침입자를 쫒아낸다. 놀란 아가들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엄마는 자신이 가져온 먹이를 차례차례 나눠주는데, 몸집이 작은 막둥이는 계속 밀리게 된다. 다행히 엄마가 벌레 한마리를 막둥이에게 주는데, 착한 막둥이는 먹기는 커녕 벌레를 놓아주며 "조심해서 가~"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먹지 않으면 배고플 텐데도, 자신이 벌레를 꽉 물면 아플까봐 먹지 못하겠다는 막둥이의 순진한 대답이 귀엽다. 그런 막둥이를 엄마는 혼내지 않고 쓰다듬어 준다.   

식사시간이 끝나자 엄마와 9명의 아가들은 학교놀이도 하면서 푸르른 자연을 만끽하며 즐거운 산책 시간을 갖는다. 숲 속 친구들도 만나고 마을의 한 집에선 강아지와 즐거운 시간도 가진다. 그런데 그만 그 과정에서 막둥이는 홀로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다행히도 한 할아버지가 구해주게 된다. 이 할아버지가 권정생 선생님을 그린거라고 하는데, 할아버지가 사는 곳도 권정생 선생님의 생가를 모델로 한 것이라고 한다. 그것을 알고 보니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엄마와 형제들과 떨어져 홀로 있게 된 막둥이 지만 특유의 밝은 성격 때문인지 무서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긴다. 까맣게 속이 타들어가는 엄마의 마음도 모른채 말이다. 다행히도 할아버지가 막둥이를 발견했고, 엄마 까투리는 고마움을 표시한다. 이젠 막둥이가 말썽을 덜 피울 것 같다.  

낮 동안 신나게 논 아이들은 밤이 되자 엄마 품에서 잠을 자려고 하는데, 엄마의 자장가에도 불구하고 재잘재잘 또 수다를 떤다. 그런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엄마 까투리. 근데 이 평화로운 시간이 산불로 인해 위협받게 된다.  

 

공포에 질린 아이들을 다독이며 안전한 길을 찾아 헤매는 엄마 까투리는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 한다. 아이들이 모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데, 엄마가 불안해하고 안절부절하면 안된다는 사명감 에서다. 그래서 일부러 학교놀이를 시키며 "재미있게 놀면 무서운것도 다 잊을수 있어" 라고 한다. 하지만 상황은 더 나빠졌고 꼼짝할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누가 봐도 꼼짝없이 이대로 죽겠구나 싶은데, 엄마 까투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들을 무사히 지키기 위해 애쓴다.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 처럼, 어제 밤처럼 아이들을 자신의 날개 밑에 품고 자장가를 불러준다. 무서워하지 말라고, 다 괜찮을거라는 엄마의 몸짓은 아이들을 향한 엄마의 사랑이다.  

그렇게 맞이한 아침, 9형제들을 하나 둘 엄마의 품에서 빠져나온다. 무서운 불이 숲을 가득 채웠던 게 마치 거짓말인 듯, 아침은 싱그럽기 그지 없다. 하지만 9형제에게 어제와 다른 점 하나는 엄마가 더 이상 깨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다 했떤 엄마 까투리. 그런 엄마의 간절함 때문인지 9형제는 털끝하나 다치지 않고 살아남을수 있었고 계절이 여러번 바껴도 계속 엄마 곁에 머무르게 된다. 그렇게 어른 까투리가 된 9형제는 마침내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날갯짓을 펼치는데, 그런 모습을 엄마 까투리가 보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안타까웠다. 하지만 하늘나라에서 참 대견하다고, 잘 자라주었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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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까투리 - Katuri - A Story of a Mother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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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보는 동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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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고고 - Mamma Gogo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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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목이 mama go go 라고 생각했는데 엄마 이름이 고고 였다. 얼마전 남편을 하늘나라고 떠나 보낸 고고는 아들의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는다. 아들이 만든 '자연의 아이들'이라는 영화는 노년을 다룬 작품으로 투자자를 찾기 어려워 사재를 털어 만들었다. 어머니께 이 영화를 바친다는 말에 사람들은 박수를 쳤고 어머니는 환한 미소로 응답한다. 품위있어 보이는 고고와 아들의 사이가 참 돈독해 보인다.  

그런데 혼자 살고있는 고고에게 이상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전과 달리 자꾸 깜빡하기 일쑤였는데, 주방에 물을 올린 채로 깜빡 잠들어 연기가 온 집안을 가득 채우게 된다. 옆집 여자가 문을 두드려 고고를 깨우지 않았더라면 더 큰 사고로 번질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었고, 물 잠그는걸 깜빡해 집안에 물이 차 오르고 이웃집에까지 피해를 준다.  

거기다 남편이 결혼 50주년 기념으로 준 금팔찌와 보석을 딸들이 가져가 팔았다는 의심을 하며 거세게 비난한다. 또 며느리에게도 폭언을 하는데, 영화 초반에 나온 인자하고 품위있는 노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 보인다. 심지어 고고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장례식에 참석해 계속 앉아있게 되는데, 이 소식을 접한 아들과 딸은 상황이 심각하다는걸 인식하게 된다. 더 이상 어머니를 이대로 놔둬서는 안되겠다며 양로원에 모시자는 결론을 내는데, 처음엔 이 결정에 크게 화를 냈던 고고도 계속되는 사건으로 인해 어쩔수없이 따르게 된다.

아들도 어머니를 양로원에 보내는게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지금 그의 상황도 안 좋긴 마찬가지고 걱정할게 산더미였다. 사재를 털어 만든 '자연의 아이들'은 흥행에 참패했고, 은행의 빚독촉은 심해진데다 카드마저 중지됐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집에 있는 그림을 은행에 있는 친구에게 주는 대신 카드를 다시 쓸수 있게 됐지만 이마저도 잠깐뿐 이라는걸 잘 알고 있다. 믿을 건 아카데미 후보에 올라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인데 그것조차 소식이 없고, 결국엔 패리스 힐튼이 주연으로 나오는 미국 영화를 군말없이 맡을수밖에 없었다. 내키지는 않지만 그 일을 맡지 않으면 진짜로 위험한 상황이 될테니 말이다.  

스페인의 베니돔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리자 아들은 한숨 돌리 됐다고 생각하며 방송국에 직접 전화해 토크쇼에 출연도 하지만, 아무도 베니돔 영화제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큰 도움을 받진 못했다. 더구나 미국 영화마저 못 찍게 되면서 아들의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그리고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어머니의 상태도 심각해져만 가는데 자식과 떨어져 홀로 양로원에 있는 그 모습이 참 외로워 보였다. 아들과 딸들은 어머니의 집과 그림,보석들을 팔아 나눠가지게 되는데 그들은 어머니가 다시 이 집으로 오지 못할거라는걸 잘 알고 있는듯 보인다. 입으로 말을 하진 않았지만 자식들은 어머니의 마지막이 오고 있다는 걸 직감했고, 유산을 배분하게 된 것이다. 아직 어머니는 살아있기 때문에 그런 자식들의 모습이 썩 좋게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비난할수도 없다. 어차피 나중에라도 해야 할 일이고, 살아야 할 사람은 계속 살아야 하니까. 

아들은 '자연의 아이들' 시사회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노인 문제에 대한 성찰과 해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만들었다"라고 했는데, 그 영화에 나오는 노인들과 어머니 고고의 모습은 여러모로 닮아 보인다. 정처없이 헤매는 영화 속 노인들과 양로원을 계속 탈출하려는 고고의 모습이 겹친다. 병이 생긴 이후 고고에겐 죽은 남편이 보이는데, 살아 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유일한 사랑이다. 그녀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도 흑백 화면으로 나오는데 처음엔 고고의 과거인지 모르고 무성영화 인줄 알았다. 젊었을때의 고고와 남편의 모습은 참 아름다웠는데, 고고가 가고자 하는 곳이 바로 그때 그 시절이 아닐까 싶다.

양로원에 들어간 후 더 증상이 심각해진 어머니를 보면서 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고백한다. 어머니가 자신의 인생에서 얼마나 컸는지를, 내게 생명과 인생을 보는 법을 알려준 어머니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그런데 그런 어머니가 지금은 어디 계신거냐며 운다. 그 고백이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래본다. 어머니의 정신이 더 맑았을 때, 병에 걸리기 전에 더 잘해드렸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렇지 않은가. 언제나 뒤늦게 행동하고 후회하는 것 말이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찾아오고,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만 한다. 그 과정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좋은건지 나쁜건지 살아있는 사람들은 결국 아픔을 조금씩 잊고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결국 죽음의 길을 가는 건 혼자만의 몫이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또 자신만의 몫을 견뎌내며 살아가게 된다. 아들은 어머니를 그렇게 떠나보냈고,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것이다. 반토막 난 주식을 팔아버리자 곧 주가가 올라 괴로워하고, 언젠가는 자신의 영화를 또 만들면서 말이다. 그리고 고고는 사랑하는 남편을 다시 만나며 그토록 가고싶어했던 곳으로 갈 것이다. 그들의 삶에서 가장 찬란하고 눈부셨던 그 시절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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