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4학년이 되자 딸아이는 환타지 소설에 열광하기 시작합니다. 이미 어린 시절 똑같이 환타지를 즐겨 읽었던 나로선 왜 아이가 그토록 환타지를 재미있어 하는지 알고 있기에 아이의 선택을 늘 지지해 주고 되도록 구성이 탄탄한 환타지를 골라 주려 노력합니다. 허술한 구성의 환타지처럼 사람을 맥빠지게 하 는게 없다는걸 알고 있기에 그림자매처럼 재미있고 빠른 전개로 단숨에 사람을 빨아들이는 책을 보면 괜히 가슴이 두근 거리기조차 합니다. 어느 날 사라진 부모님에 대한 상처와 그 후 입양된 가정에서 만난 이상한? 어른들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찬 두 소녀 사브리나와 다프네는 사회 복지사를 따라 할머니를 만나러 갑니다. 이미 어려서 아버지에게서 돌아가셨다고 들었던 할머니의 갑작스런 등장과 함께 이 미스터리한 모험은 때론 환상적이고 때론 기괴하기까지 하는데...자신들의 출생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약간 음산하게 그려지는 동화 속 주인공이 어쩐지 낯설게 느껴집니다. 기존의 고전 동화 속 주인공들이 언제나 예쁘고 착한 고정적인 이미지인 반면 이 책 속의 동화 주인공들은 탐욕스럽고 이기적인데 아마도 고전과 현대라는 시각의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했으며 두 소녀가 다양한 그림동화의 주인공들 (에버애프터) 만나며 -백설공주의 거울, 차밍왕자, 잭, 백설공주, 돼지 삼형제- 벌이는 신나는 모험이 책을 드는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읽는 이로 하여금 환타지의 매력에 빠져들게 합니다. 고전 동화와 환타지의 조화라는 새로운 만남에서 느껴지는 친숙함과 신선함이 잘 드러났으며 삽화 또한 이런 분위기를 잘 표현해 주고 있는데 1편에서 7편까지 이어지고 영화화가 결정되었다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즐거운 환타지 모험이야기이기에 환타지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고 다음 편과와의 만남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