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우스의 노래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은, 우리가 알고 있는 #트로이전쟁 의 영웅 #아킬레우스 에 대한 신화를 바탕으로, 저자가 말하듯, 트로이 전쟁이 9년을 넘어가는 와중에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전장에 나갔고 죽었고, 아킬레우스가 그토록 분노했는지에 (헥토르를 죽이고 시신을 며칠이나 끌고 다녔지) 궁금증을 가지고 상상의 나래를 펴서 쓴 소설이다. 아킬레우스가 동성연인을 가졌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고, 파트로클로스가 그 애인이었고, 그렇다면 그 둘은 어떻게 알게되고 사랑에 빠졌을까..가 궁금해지는데 이 소설은 , 파트로클로스의 시선으로 그들의 사랑을, 영웅 아킬레우스의 면모를 말한다.

프티아 왕 펠레우스와 님프 테티스의 아들로 태어난 아킬레우스는 태어날 때부터 ‘아리스토스 아카이오이(그리스의 으뜸)”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자란다. 출중한 만큼 오만하고 이기적이다. 그런 그가 여러모로 다른 유약하고 소심하지만 배려심깊은 파트로클로스를 만나서 우정을 느끼고, 그 감정은 훗날 사랑으로 발전한다. (옛 그리스 시절 동성애는 흔했다.) 테티스는 아들의 운명을 알고, (헥토르가 죽으면 아킬레우스가 죽는다) 그를 피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무위에 그친다.
테티스는 아들의 연인을 부정하고 떼어놓으려 하지만, 마지막에 그 둘을 인정한다.
(소설 속에서는 비석에 이름이 없으면 영혼이 저 세상으로 갈 수가 없다. 테티스가 아들의 비석에 파트로클로스의 이름을 새겨넣는다) “가거라.” 그녀가 말한다. “그 아이가 널 기다리고 있다.”(p468)

이 소설에서 아킬레우스는 인간이고, 우리가 아킬레스의 유래로 알고 있는 발꿈치만 치명적인 반신이 아니다. 파리스가 아킬레우스를 향해 활을 쏠 때 아폴론 신은 말한다. “신은 아니다. 화살을 맞으면 죽을것이다.” 파리스의 화살은 아킬레우스의 심장을 꿰뚫는다. 신화에서 발꿈치에 화살을 맞고 죽는다고해서 웃긴다고 생각했었는데..ㅎ (아프고 불편하겠지만 죽기야 하겠어??)
그들의 감정선 묘사가 탁월하다. 사랑은, 성별 상관없이, 아름답고 절절하다. 무명으로 장수하는 것과 영웅으로 단명하는 것의 선택이, 아킬레우스 뿐 아니라 당시 모든 영웅들에게 주어진 것이 좀 우스운데..따지고 보면 요즘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름’을 남기고 싶어서 안달하니까.

재미있게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상화 : 오직 하나뿐인 그대
이미혜 지음 / 북팔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미술 작품 중에서 가장 작품 수가 많은 장르는 초상화라고 한다. 명성을 높이려면 역사관을 그려야했지만, 돈이 되는 것은 초상화였다. 초상화의 고객은 전근대시대에는 왕, 귀족 등 특권계층이었고, 근대사회에 중산층이 성장하면서 주수요자로 등장한다. 그러나 화가들이 모델을 사서 그리기 전에, 초상화의 주인공은 주로 권력이 있거나 돈이 있는 (미술수집상등 화가가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라하더라도), 과시하고 싶어했던 사람들이었다.

미술평론가 이미혜 선생님이 펴낸 이 책은 자화상/ 모델을 그린 초상화/ 부부초상화/ 권력자/ 수집가와 미술상의 초상화, 총 5부로 묶어져있다. 초상화에 국한해서 서술하고 있지만, 역사적 배경은 당연하고, 미술사조의 흐름도 담겨있다.

이 세상 최초의 그림은 사랑하는 사람의 그림자를 따라 그린 것이었다고 한다. ( 폴리니우스-박물지, p9) 돈을 받고 그리든, 모델에게 영감을 받고 그렸든 , 그림을 보면 그린 이의 감정이 담겨있는 것 같다. 아무리 돈을 받고 그린다 해도, 싫어하는 사람, 경멸하는 사람을 화폭에 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아, 풍자하기 위한 그림도 있긴 하다!

미술관에서 봐왔던, 책에서 보아왔던 수많은 인물화의 뒷 얘기를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한 사람을 여러 화가가 다르게 표현한 내용이 특히 재미있다.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기욤 부인의 초상화가 화가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어 전시되어 있어서 눈에 띄었는데, 이 책에서는 나폴레옹, 앙브루아즈 볼라르의 초상 등이 기법에 따라, 친밀도를 따라, 혹은 화가의 대상에 대한 감정에 따라 다르게 담겨있다. 자화상을 가장 많이 그렸다는 (100여점) 램브란트의 경우는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며, 그림으로 그린 자서전이다.

종이질이 좋아서 그림의 색채를 제대로 보여준다. 그 바람에 책이 많이 두껍고 무거워지기 했지만.
(활자가 커서 읽기에도 좋음) 굿즈로 출시한 2022년 탁상캘린더(선착순이었다함)도 매달 멋있는 초상화가 담겨있어 보기만 해도 즐겁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튜울립 > 멋진 책

아직도 모르는 기능이 너무 많은 폰...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도시와 산책자 - 파리, 베를린, 도쿄, 경성을 거닐다
이창남 지음 / 사월의책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시와산책자 #이창남 #사월의책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book #bookreview
로런 엘킨의 “도시를 걷는 여자들”을 읽으면서 산책자( 그 책에서는 걷는 여자 플라뇌즈라는 신조어를 저자가 만들어 소개했다. 걷는 남자인 플라뇌르에서 나온 말)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나 스스로 매일 한시간 걷기를 실천에 옮기려 애쓰고 있는데, 걷기는 가장 간단히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이고, 걷다보면 신체 뿐 아니라 왠지 머리 속도 맑아지고 그 과정에서 나의 일상을 또는 읽고 있던 책을 한번씩 되새기게 된다. 평범한 일반인인 나도 이럴진대, 지식인- 예술가 산책자들은 어떠했을까?

이 책에서 산책자는 그 의미가 매우 확장된다. 트랜스내셔널하면서 (즉, 국경을 넘는다) 여행도 하지만 (여행자처럼 랜드 마크도 열심히 방문하지만) 산책자의 마음을 가진 자로, 장소와 상관없이 산책할 때처럼 주변을 관찰하는 그 마음을 가진자다.

19세기 프랑스 나폴레옹 3세와 오스만 남작의 대대적인 파리 대정비사업에서 비롯한 근대 도시의 출현은 인근 제국주의 도시들, 나아가 식민도시들로 확장된다. 그 도시를 걷게 된 직장인들(노동자와 구분되는)은 꽉 쫘여진 시스템에서의 탈출을 조성된 대로변( 당시는 파사주)의 영화관, 백화점 등을 거닐고 출입하면서, 여행을 하면서 실현한다. 그 과정에서 산책자들은 군중속에서 스며들면서 일체감을 느끼고 그 와중에 고독을 느끼고, 스쳐지나가는 타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본다.
벤야민, 크라카우어 등 산책자들은 군중의 모습에서 집 밖을 떠도는 유목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전통 사회에서 정주하던 사람들과 상반되는) 그들이 끝없이 탈출하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주하고자 하는 목마름을 읽는다. 이율배반된 그 의식은 동경, 경성으로 오면서 서양인들이 동양을 대할 때 느끼던 무의식과 식민지 청년들의 복잡한 심경으로 연결된다. 또한 여성들의 사회진출로 인한 변화가 전통적 가치관과의 괴리로 불편하게 드러난다. 근대도시의 허영적 면모와 공간적 개방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입장에 따라, 젠더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파리, 베를린, 동경, 경성을 거닐다’라는 부제 답게, 각 도시마다 산책자들의 의식이 달라서 재미있다. 특히 일제 식민치하의 경성을 배경으로 이상의 시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나혜석을 통해서 본 분석은 내가 한국인이라서 더 와닿았다.

산책을 매개로, 근대 사회로 바뀌면서 도출된 여러 사회 변화를 유명 사상가들의 시각을 통해 관찰, 분석한 책이다. 지금까지 나는 그저 느긋하게 걸으며 삶의 활력을 찾고자 하는 산책을 했는데, 산책자의 진화에 슬쩍 발 하나 얹어보는 것도 괜찮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튜울립 > 으스스

으스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