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노래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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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노래
#도서관대출

오래 전, 레일라 슬리마니의 소설 ˝그녀, 아델˝을 읽었다. ‘21세기판 보바리부인‘이라는 평이었는데,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워 남자들이 원하는 여자가 되는, 님포매니악을 앓는 아델의 이야기였다.

이 책 ˝달콤한 노래˝는 시작부터 너무 아파서.. 몇 번이나 계속 읽을까 멈출까 망설였다.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고통은 없었다고 의사가 분명하게 말했다.(p9)˝ 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ㅠ

임신, 육아로 경력 단절 상태였던 미리암은 루이즈를 보모로 들이며 변호사로서의 생활을 다시 시작한다. 루이즈는 보모일 뿐만 아니라, 집안일도 완벽하게 해놓아 곧 미리암 가정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다. 그들은 (미리암과 남편 폴) 루이즈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가족으로 대하지만 아이들은 커가고 너무 깊숙히 파고든 루이즈가 차츰 불편해진다.

루이즈는 갈 곳이 없는 여자. 가족 휴가에 동행한 후 루이즈는 이 가정에 강한 소속감을 느낀다. 머물렀던 원룸에서도 쫓겨날 상황, 가족으로 여겼던 가정에서도 곧 내몰릴 상황. 결말이 첫 문장에 드러난 상황에서 왜 그랬을까 계속 자문하며 읽게 된다. 미리암의 입장도, 루이즈의 입장도 다 이해가 되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왜 그런 상황에까지 작가는 몰아갔는지.

아당이 묻는다.
˝루이즈 아줌마 어디 가는 거야?˝
˝ 집에 가는 거지. 자기 집으로.˝ 미리암이 대답했다.(p281)
그러나 루이즈는 갈 곳이 없었다.

보모라는 직업에 대한 서술은 치밀하고 (작가는 신문기자였다.), 또한 미리암과 루이즈, 아이들에게 해가 미칠까봐 할 말을 삼키는 부모의 심정 등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거기나 (프랑스) 여기나, 여자의 사회생활은 얼마나 힘든지. 아들 키우며 일하느라 힘들었던 미리암의 시어머니도 아이들의 산만함을 엄마의 부재때문이라고 미리암을 비난한다...

살다보면 다른 이의 도움이 절실할 때가 있고 친절한 분도 많지만, 아무리 가깝게 지내도 가족이 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모님 삼총사가 그렇게나 인기인지. 나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육아로봇도 나오겠지? 그러나...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는 이 소설로 2016년 공쿠르 상을 받았다고 한다. 읽은 두 소설 다, 너무 아프다. 다음 작품은 좀 밝은걸로 부탁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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