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렐류드 - 찬란한 추억의 정원
캐서린 맨스필드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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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단편문학은 캐서린 맨스필드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한다. 버지니아 울프와 친구였고, 버지니아 울프가 질투한 글솜씨를 가진 캐서린 맨스필드. 지난 봄 ‘차 한 잔’이란 단편선집으로 그녀를 만났는데, 코호북스에서 단편선2집을 출간했다. 부제; 찬란한 추억의 정원 (표지가 진짜 근사하다!)

총 16편의 작품이 실려있는데, 2집 타이틀인 ‘프렐류드’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20세기 영국 문학의 선구자로서 새로 태어남을 알린 작품이라고 한다. 1918년 버지니아 울프 부부가 출판했다고. 열두 장의 에피소드가 실려있어 단편 소설 치고는 길다. 근교의 새 집으로 이사간 스탠리 버넬 일가의 모습이 여러 화자(어린 딸, 엄마, 이모, 아빠 등)의 눈으로 그려진다. 겉으로 보기엔 더없이 화목한 가족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아슬아슬하다. 더불어 집을 둘러싼 온갖 들꽃들, 나무들이 조성하는 영국 근교의 풍경이 영화를 보듯 한 눈에 들어온다.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의 심리묘사는 정말 탁월하다. 평온한 일상을 무덤덤하게 그린 듯 하지만 미묘한 감정선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표현해낸다. 대부분의 작품들의 주인공은 여성이고 작가 또한 여성이라 더없이 섬세하지만 남성심리에 대한 이해도 그에 못지않다. 캐서린 맨스필드 자신도 불꽃처럼 살다 요절한 지라, 몇몇 작품 속에서는 작가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은 아니 에르노의 작품이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토해낸 작품들이라 독자 또한 읽기 쉽지 않은데 나는 캐서린 맨스필드의 소설에서도 유사한 경험을 한다. (단편선2집이 더 그런 듯 하다.) 제인 오스틴이 19세기 영국 사회를 보여주었다면, 캐서린 맨스필드는 20세기 초 영국 사회를 보여주는 것 같다.

캐서린 맨스필드의 작품 중 ‘가든 파티’가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역시!! 그 밖의 다른 작품들도 다 매력있었지만 ‘비둘기 씨와 비둘기 부인’, ‘미묘한 마음’이 특히 재미있었다. 왜냐하면..ㅎㅎ (궁금하면 읽어보시길..ㅎㅎ)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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