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동 사람들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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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하..소설인지 다큐인지. 진짜 추천사에 나온 표현처럼 ‘하이퍼리얼리즘’ 그대로 이다.
잠실 주공아파트가 재건축되고 들어선 고층아파트에 입주해서 살고있는 중산층 입주민들은-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초등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대치동에 진입해서, 자신의 아이들이 최고의 교육을 받고, 최고의 학교로 진학해서 이 나라의 상류층에 당당하게 입성하기를 원한다. 그들과 그들의 주변 인물들, 학습지 선생님, 과외선생님, 학교, 교사, 도우미, 고학생 들의생활, 생각을 극명하게 대비하여 그리고 있다. 그리고 사람만이 아니라 길 하나만 건너면 환경이 완전히 (?) 바뀌는 빌라촌에 대한 대비도 치밀하다.

너무나 현실적이고,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니라고 부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읽는 내내 숨이 막혔다. 언급되는 여러 사건들도 뉴스로, 풍문으로 들었다. 그 치열한 상황을 나도 겪어 봤기 때문에 갑자기 훅, 10여년 이전으로 돌아간 기분마저 들었다. 나의 모습은 그 중 누구였을까.아이 셋을 키우면서,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고서야 온몸으로 겪고 아파한 후에야 알았다. 그리고 이제는 한발 물러서서 볼 수 있는 나이가 되고, 아직도 그 상황은 여전히 진행중임을 알기에 안타깝다. 아마도, 내 아이들도, 자신의 아이를 가지면 또 그렇게 안달복달하게 되지 않을까 싶고.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정세랑의 ‘피프티 피플’이 떠올랐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인간애를 보여주며 희망을 보여줬던 정세랑의 소설과 다르게, 이 소설, ‘잠실동 사람들’은 담담히 현실 그대로를 묘사한다. 그래서 희망도 없다. 경쟁에서 도태된(?) 사람들이 그 곳을 떠난 모습만 그리고 있다.

아이들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키워야 하는데. 우리는, 우리 사회는, 우리 시스템은 그렇게 만들어지고 그렇게 운용되고 있는가?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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