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가는 길
존 버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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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존 버거를 떠올리면 늘 따라오는 소설이라 픽 했는데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A가 X에게’ 도 험난한 상황 속의 연인 이야기더만,,이 소설 ‘결혼식 가는 길’도 그렇다.
몇년 전 우연히 함께한 남자에게서 에이즈가 옮은 니농.
한동안 모르고 지내다가, 입가의 상처가 낫지 않아 병원에 갔다가 자신의 상태를 알게 된다. 그녀를 사랑하는 지노는 상관없다며 청혼한다.

이 소설은, 프랑스여자 니농과 니옹의 아버지 철도 신호수 출신 장, 체코망명자였다가 고국으로 돌아간 엄마 즈데나, 시장에서 타마타를 파는 맹인 초바나코스, 지노의 아버지 페데리코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며 진행된다. 니농의 상태를 알게된 가까운 사람들의 반응. 모르는 사람들은 편견에 사로잡혀 욕을 하지만 니농을 아는 사람들은 그럴 수 없다. 심지어, 결혼을 반대하던 페데리코도 말한다. “그 아가씨와 결혼해라. 너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한 여인과 결혼하는 거야. 고철이 곧 쓰레기는 아니다, 지노. 그 아가씨랑 결혼해.(p100)”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포 강이 바다를 만나는 이탈리아 고리노) 먼길을 떠나는 장과 즈데나는 여정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딸을 생각하며 절망에서 일어선다. 그들을 만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HIV감염자도 적절한 치료를 받고 삶을 유지할 수 있지만, 예전엔 글자 그대로 사형선고였다. 미래를 설계할 수 없는 젊은 여인의 현재를 위한, 미래를 위한 이야기. 사랑으로, 오롯이 안아주는 사람들이야기. 그 이야기들이 당시의 역사적, 사회적 상황과 맞물려 흘러나온다.
절망에 빠져있던 니농도 사랑 안에서 떨쳐 일어선다. 살아남기로.

세상의 모든 편견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는가.
“사람”을 보는가…



한줌 눈이면 훌륭하지
여름의 열기에 힘들어하는 남자의 입에는
봄바람이면 훌륭하지
항해에 나서려는 선원들에게는
홑겹 이불 하나면 그 무엇보다 훌륭하지
침대에 누운 두 연인에게는. p5

눈앞의 광경은 늘 거기에 있다. 그래서 눈이 피곤한 것이다. 하지만 목소리는 (말과 관련된 것들이 모두 그렇듯) 멀리서 다가온다. p11

제 생각에 인생에서는요, 알게 된 무언가에 대해 의미를 주는 건 장소가 아니라 사람인 것 같아요. 아끼는 사람이나 존경하는 사람이요.p126

이야기의 미래는, 소포클레스가 알고 있었듯이, 늘 현재에 있다.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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