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주머니에서 나온 이야기
카렐 차페크 지음, 정찬형 옮김 / 모비딕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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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왼쪽 한번에 다 읽음.
글자 그대로 아주 짧은 단편들(48편)이고, 우화 플러스 미스터리 물인데 가벼우면서도 교훈도 있고, 아주 재미있다. 여러 군상들이 나오면서 신랄한 비판도 있고, 그러면서도 인간에 대한 공감과 배려도 보인다. 매번 범죄가 발생하지만, 작가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것은 인간의 본성, 범행의 동기, 인간의 마음, 영혼에 대한 것이다. 사후 재판에 대한 이야기(최후의 심판)가 있는데 신이 증인으로 나온다. 신은, 자신은 범죄 뿐 아니라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판결을 내릴 수 없다고 말한다. 즉,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이해할 만한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우체국장이 편지를 엿보는 것을 의심해서 우체국장을 비난하는 편지를 쓴 사람 이야기(도둑맞은 선인장)는 배꼽을 잡는다. 그는 편지에 온갖 욕을 다 쓴다. “나는 체코어로 얼마나 풍부하고 정확한 표현이 많은 언어인지 새삼 느꼈다. 나는 단숨에 서른네 가지 표현을 휘갈겨 썼다. ..”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이야기’에서는 음악가는 사람들 사이의 대화를 악기에 비유한다. “보통 연인들간의 대화는 깊은 첼로음이다. 하지만 지금 이 남녀간의 대화는 아주 빠르게 연주되는 고음의 더블 베이스다. “ 외국에서 그는 살인 모의를 목격한다. 비록 알아듣지 못해도.
‘우표 수집’에서 한국이 언급되어 깜짝 놀랐다.
세계1차 대전을 겪고, 작가도 전쟁터를 경험한 터라, 타인의 죽음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크다.
‘평범한 살인’에서 “맹세코 정말 필요한 건 사람들-소년이나 여인, 어린 아이도 예외는 아니다-로 하여금 군화 속의 발이라든가, 피에 젖은 한 움큼의 머리카락 같은 죽은 군인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보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이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라는 소회는, 이를 반증한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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