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라스의 말 - 중단된 열정,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마르그리트 뒤라스 외 지음, 장소미 옮김 / 마음산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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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마음산책 북클럽 멤버로서의 마지막 책을 읽었다. 요즘 (?) 핫 한 마르그리트 뒤라스와의 인터뷰를 담은 책. 프랑스 작가의 말이 (1987년~1989년에 걸쳐 이루어진 인터뷰) 이탈리아어로 먼저 출간되었다가 2013년, 다시 프랑스어로 출간되었고, 올해 우리나라에 소개된다.
일생이 그 어느 영화보다도 더 영화같은 (1914-1996년) , 어디로 튈지 모르겠던 사상과 생각과 감각, 그에 어울리는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던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인터뷰인 듯 하다.
질문자인 레오폴디나 팔로타 델라 토레는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질문인지, 뒤라스의 내면을 대신 말해주는 지 헷갈릴 정도이다. 그 만큼, 두 사람이 주고 받는 대화는, 질문인 듯 대답인 듯, 그냥 한 사람이 읊조리는 듯, 대화라고 의식하지 않고 읽어도 무방하다.
뒤라스의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란 무엇인가, 텍스트의 분석, 문학, 비평과 독자, 인물 묘사에 대하여, 영화, 연극, 여성, 알콜 중독에 이르기까지 짧지만 깊은 내면을 툭툭 건드리고 드러낸다.
뒤라스의 시니컬한 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그런 면에서 당시 프랑스의 유명한 지성인들도 (라캉, 카뮈, 사르트르 등) 그녀의 돌직구같은 비평에서 피해가지 못한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에 대해서는 대표작인 소설 “연인”을 비롯해서 단 몇 개의 작품만을 접한 지라, 읽어내기 쉽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격변하는 20세기 초를 살아낸 여인의, 한계를 모르는 천재의 이면을 들여다본 소중한 기회였다. 차후, 뒤라스의 다른 작품을 만나게 되면 보다 깊은 이해가 가능할 것 같다.

수년간, 여성의 위반은 시에 국한되어 표현돼왔어요. 내가 그걸 소설로 이동시켰죠. 내가 한 많은 것들은 혁신적이에요. (p114)
욕망은 잠재적인 활동이고, 그래서 글쓰기와 흡사해요. 우리는 늘 글을 쓰듯 욕망하죠.(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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