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없는 여자들
조지 기싱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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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이 손 꼽은 조지 기싱의 걸작, “짝없는 여자들(The Odd Women)”을 국내 첫 번역 출간으로 만났다. 이 소설은 19세기 중후반 활발했던 여성해방운동과 신여성의 등장을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소설이며 역사를 통틀어 여성의 지적 발달을 억압해 온 가부장적 사회체제를 비판하며 남성이 이상화한 유약하고 순종적인 여성의 이미지가 아닌 강하고 독립적이며 지성적인 인격체를 지향한 용감한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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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든 자매(앨리스, 버지니아, 모니카)는 의사인 아버지가 사고로 죽자, 각자 말벗,가정교사, 판매원 등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릴 때 알았던 로더와 다시 연락이 닿았는데, 로더는 미스 바풋과 함께 여성의 자립을 위한 교육에 몰두하고 있다. 당시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사무원, 약사 같은 직업들이 차츰 여성에게도 열리고 있는 상황. 매든 자매는 자립적인 여성 교육에 매료되면서도 막내의 결혼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다. 매든가의 막내인 모니카는 사무원 교육을 받다가 연상 위도우선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한편 미스 바풋은 여성의 독립을 바라면서도 기존의 사회 인습과 절충하는 태도를 가지고, 로더는 결혼을 타파해야할 인습으로 본다. 미스 바풋의 사촌 에버라드는 과거 스캔들로 바람둥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데, 자유로운 사상의 소유자다. 그는 로더에게 관심을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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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결혼을 택한 모니카와 자기 주장이 강한 로더, 두 명의 여성을 중심으로 당시 영국 사회를 투영한다. 소설 중에 계속 등장하는 존 러스킨의 사상은 (여성의 영역은 가정이며, 상냥하고 현명한 안주인이 여성의 본분이다라고 주장) 지금도 보수적인 가정에서 계속 자손들에게 주입하는 내용이다. 아무리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해도, 저런 사상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많고, 아니라고 반기를 드는 경우는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같이 유교 사상이 절대적인 사회에서는 더 굳건하다.
로더는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 같은 여성조차 무시하나,단호하고 행동적인 로더 같은 여성들로 인해 이 사회가 변화해 왔다. 지금 21세기에도,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자기 목소리를 내는 많은 여성들은 그 독립성으로 인해,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나홀로 투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리천정이 아직도 여전히 두껍게 내려누르고 있다.
부모님과 사회에 순응해서 결혼 제도에 뛰어들어 평생을 살아온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찔렸다. 나의 딸은 부디, 윗세대가 만들어 놓은 인습에서 자유로워지길. 그 자유를 위해 진정 ‘단단해’지길. 여성을 자유로운 한 인격체로 보는 사람을 찾아내는 눈을 기르길. 물론 내 아들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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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p92> 여자들더러 꼭 결혼을 해야겠으면 나중에 하라고 해요. 어쨌든 그들이 결혼을 현실적으로 직시하고 자기들의 구혼자를 똑바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선생님이 길러주신 다음에요. 결혼이란 지성의 결합이지, 경제적 지원이나 그보다 더 천박한 무언가를 위한 게 아니라고 가르치셨을 거예요.
p209>우리는 스스로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영역에 활발히 일하는 새로운 부류의 여성이 존재해야 합니다.바깥에서는 새로운 일꾼이자 안에서는 새로운 가장입니다. 우리가 유지해야 할 옛 미덕은 많으나 우리는 여태 남성에게만 적합하다고 간주되었던 여러 미덕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p252> 집안일을 끝내고 나면 나도 당신만큼 자유로워야 해요. 그리고 에드먼드, 사랑이 진실하게 남으려면 먼저 자유로워야한다고 난 굳게 믿어요.
p310>당신이 나를 노예가 아닌 자유로운 동반자로 여기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을거예요. 당신이 그렇게 하지 못하면 우리는 애초에 만나지 않았기를 바라게 될 것이고, 결국 우리는 함께 살 수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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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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