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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 티라노사우루스부터 북극곰까지 인류와 공생한 동물들의 이야기,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ㅣ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사이먼 반즈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평점 :
<<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티라노사우루스부터 북극곰까지
인류와 공생한 동물들의 이야기
- 아이먼 반즈 지음 /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인간 위주의 서사가 차고 넘치는 시대에
그동안 인류와 함께 살아온 동물들과의 관계를 되짚어 볼 수 있게 도와줄 이야기를 만났다.
사이먼 반즈(Simon Barnes).
그가 풀어내는 동물(체체파리, 바퀴벌레, 벼룩 등도 포함해서)들에 대한 썰은 그 대상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하다.
인간-동물의 관계, 그 인식에 대한 재조망은 이마를 탁! 치게 만든다.
지구의 주인인 양 행세하는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비판은 따끔하다.
탁월한 필력이다.
7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
그리고 100가지의 동물을 다룬다는 점에서 쉬이 손이 가지 않을 수도 있다지만 사이먼 반즈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이 모든 것을 압도하여 계속 읽어나가도록 도와준다.
오늘 아침 분리수거하는 길에 만났던 고양이, (절대 공생하고 싶지 않은) 바퀴벌레, 쥐(도 마찬가지), 모기(어이쿠!)부터 이미 절멸한 티라노사우루스(휴, 다행이다), 처음 들어보는 바키타, 그리고 사올라까지 100가지 동물들의 라인업도 환상적이다.
각 동물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3-4장으로 담아내었으며 그 동물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재치 있는 인용구와 적절한 삽화, 사진이 수록되어 함께 보다 보면 그다음 동물, 그다음 동물... 어느새 마지막 주자인 100번째 북극곰까지 이르게 된다.
그동안의 동물 관련 서적, 박물관, 동물원 등에 내걸린 설명이 동물의 생태, 생물학적 특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는 그 간 주인공이었던 (또 그렇게 여겨왔던) 인간은 한발 짝 옆으로 물러나 인류와 발자취를 함께 남겨온 동물들의 시간에 보다 초점을 두었다.
우리 인간 스스로를 구하기 위한 이기적인 마음에서라도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이 바로 인간-동물 또는 인간-환경이 맺고 있는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아닐까 싶다.
@@책 속으로@@
... 인류는 인간의 '고유성'이라는 독단에 사로잡혀 지난 수천 년 동안 파괴의 길을 걸어왔다. 세계에서 인간이 위치한 자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세계를 잘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우리는 고래를 구할 수 도 있고 북극곰을 구할 수 도 있다. 나아가 인간 스스로를 구하게 될 것이다. (14쪽 / 서문)
독수리는 땅과 하늘 사이의 존재다. 대지와 천국 사이의 존재라고 해도 좋다. (83쪽 / 독수리_신의 새이자 히틀러의 새)
인간은 이제 닭을 동료 온혈 척추동물로 다루지 않는다. 닭은 이제 한곳에 갇혀 적절한 때 추수하기전에 화학물질을 잔뜩 주어 기르는 식물 같은 존재가 되었다. (215쪽 / 닭_인간의 먹거리로 전락한 새)
나비는 자연을 관찰할 기회가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기쁨을 안겨준다. ... 중략 ... 나비는 의심의 여지 없이 밝고 아름답다. 나비는 영혼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상실의 상징으로 우리 마음에 훨씬 더 큰 감흥을 일으킨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