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당신의 가족이 아니다 - 사랑하지만 벗어나고 싶은 우리시대 가족의 심리학
한기연 지음 / 씨네21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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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뉴스에서 이런 기사가 흘러나왔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하나, , ) 우리나라 가족의 형태가 급격히 변하고 있습니다. 1~2인 가구의 비중이 50%를 넘어가며 이들을 타겟으로한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뭐 이런 비슷한 뉴스였다. 결론을 말하자면 90년대 후반?쯤에는 4인가구 이상이 80%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 오늘에 이르러 1~2인 가구가 절반을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간의 불화는 더욱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아니면 그동안 참고 지내던 것들이 시대가 변하면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일까? 아무튼 상대할 사람은 줄어들지만 다툼은 늘어나고 있는 이 기이한현상(이쯤되면 지랄총량의 법칙이 떠오른다. 한사람이 평생 부리는 지랄의 총량은 정해져있다는 것이데 그 지랄을 부릴 가족의 수가 줄어 한 사람에게 더 많은 지랄을 부리게 되는 것일까?)을 해소하기 위한 어느 심리학자? 상담가의 사례가 담긴 책이다.

 

개인적으로 가족관계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중에 한명으로써 책을 읽는 도중 던져버리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마치 음성지원이 되는 듯한 사례들..

 

아 다들 이렇게 똑같은 이유와 말들로 지지고 볶고 있구나.. 그게 더 슬프다..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는 거잖아?

 

이게 치료가 되고 있는건지 더 악화되고 있는건지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그래도 끝까지 페이지를 넘겼다.

 

p. 26

하지만 자신의 욕구보다 다른 사람의 욕구를 중시하는 지나친 헌신은 사실 상대방을 지배하려는 욕망의 또 다른 얼굴이다. 이것은 관계에서 무언가를 암묵적으로 요구하게 도고 서로를 점점 더 견딜 수 없는 상황으로 끌고 간다.

 

숯하게 일어나는 사례이다. 대표적으로 다 널 위해서 이러는 거다가 있겠다. 다 날 위해서 하는건데 나는 그것 때문에 너무 힘들다.

 

p. 121

자식의 참된 도리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온전한 행복을 누리며 그 행복을 부모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지, 결코 자신이 불행해지면서까지 부모에게 순종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이 해야 할 일은 다른 가족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것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지 자신의 의견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다.

 

많이 했던 생각이다. 지금 내 행동이 부모님에게 배신감을 안겨드려도 내가 진정 행복해질수 있는 길을 선택하고 결과적으로 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그게 진짜 효도가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건지 합리화하는건지 헷갈리는 고민들..

 

 

책의 대부분 내용은 사례들을 들려주고 분석해 놓은 것이다. 과도하게 자기중심적이다라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지만 대부분 공감가는 이야기들이였다. 안타까운 점은 분석은 잘 해놓았으나 해결방법은 딱히 새로울 것 없는 역시나 내 마음데로 안되는 마음을 조절해서 잘 대처하는 식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상대방에게 동의하는 척 하며 대화를 다른곳으로 유도한다던지 한계설정을 한다는지 등의 유용한 방법도 몇 가지 소개된다.

 

개인적으로 사랑하니까 가족이지 가족이니까 사랑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족이라는 미명아래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있는 분들은 읽어보면 도움이 될 듯 싶다. , 읽다가 책을 던져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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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계곡 - 눈을 감고 길을 걷는 당신에게
유병률 지음 / 알투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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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불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아니하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신자유주의의 흐름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것을 경쟁논리로 치환하고 효율로만 판단하려는 가치에 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한명이다. 그 사람들의 적수는 요즈음에 신자유주의로 대표되고 있는 자본주의. 그렇다면 이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아니 적어도 위태롭지 않으려면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자본주의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물론 를 아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을 알기 위한 책이다. 자본주의의 성장과정(역사)을 분석해봄으로써 말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어떻게 발생하였고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 것인가?

 

p. 65

사냥이나 채집 위주였던 미개한 시대에는 사적 소유의 개념이 없었습니다. 강한 연대감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농경사회가 정착되고 먹고사는 데 필요한 수준을 넘어서는 잉여생산물이 발생하면서 이기심이 행동원리가 되는 약탈이 시작됩니다. 이런 약탈과정의 승자가 바로 유한계급인데, 이들은 고된 생산활동은 하지 않고, 명예가 따르는 일이나 스스로 유한계급임을 과시하는 비생산적인 소비를 주로 합니다.

 

 

잉여의 발생은 자본을 발생시켰고 소수의 유한계급을 탄생시켰다. 그렇다면 다수의 하층계급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당연히 그들의 권리를 위해 들고 일어서야 한다. 그러나 하층계급은 상층계급을 없애려하지 않고 모방하려 한다. 착취당하는 자들이 세상을 바꿔서 다 같이 잘살기를 바라는게 아니라 오히려 남을 착취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의 탐욕스럽고 무한한 욕망이란 결국 인간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 것일까?

 

잉여의 발생은 대부분 수탈이나 착취로 이루어진다. 헨리조지가 진보와 빈곤에서 말했듯이 최초의 지구에 땅주인따위는 없었다. 더 이기적이고 욕심많은 누군가가 무력으로 공유지를 사유지로 변신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그 단위는 커져만 갔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러서는 자신들이 노력해서 얻은 잉여라고 말한다. 열심히 착취하는 것도 노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이 땅의 현실도 다를바가 없다. 대한민국 부자들의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친일파들이 등장한다. 일제에 협력하고 그 댓가로 농민들의 삶의 터전을 수탈하고 뻔뻔스럽게 잘 살아가는 사람들. 하지만 가장 절망적인 것은 착취당하고 있는 자들이 그들을 욕하기보다 선망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은 원래 착하고 타인을 생각할 줄 아는데 잘못 조성된 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서로 물어뜯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고 있다. 라고 말한다. 하지만 세상은 영화와는 다르게 악이 승리하기 십상이다.

 

죽음의 계곡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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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속 숫자의 거짓말 - 정부와 여당, 기업, 정치가는 통계로 우리를 어떻게 속이고 있는가?
게르트 보스바흐 & 옌스 위르겐 코르프 지음, 강희진 옮김 / Gbrain(지브레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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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어느 Tv프로그램의 시청률이 50%를 넘었다고 전국민의 2명중 1명이 봤다며 호들갑을 떠는 기사를 접하곤 한다. 하지만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주변사람중에 그 프로그램을 본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50%의 시청률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시청률을 조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전국 각 가정중 일정한 기준에 적합한 1000곳을 선정하여 피플미터라 불리우는 측정기계를 설치한다. 그 기계가 보내는 신호에 의해 시청률을 산정하게 된다(사실 시청률이란 것은 그렇게 의미있는 지수가 아닐수도 있다. 그러나 유의미한 지수라고 가정하자). 그런데 이 수치를 바탕으로 시청률을 산정하는 방법이 2가지가 존재한다. A프로그램을 30명이 보고 B프로그램을 60명이 본다고 하자. 그런데 지금 Tv를 보고 있는 사람이 총 100명이라고 하자.

 

1. 시청률 = 현재 해당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시청자 수 / 현재 Tv를 보고있는 시청자 수

2. 시청률 = 현재 해당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시청자 수 / 1000(Tv를 보고있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된 수치)

 

사실 1,2의 명칭이 서로 다른데 기억이 나지않아 편의상 시청률1,2 라고 하였다. 이제 각각의 방법으로 A,B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산정해보면

 

A: 시청률1 - 30% 시청률2 - 3%

B: 시청률1 - 60% 시청률2 - 6%

이다.

 

평소 언론에 노출되는 시청률은 모두 시청률1 이다. 따라서 시청률이 50%가 넘어간다고 해서 꼭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언론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것일 수 있다. 실제로 이런 홍보방식은 큰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는 위의 사례와 같이 숫자나 통계를 가지고 눈속임을 부려 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사례들이 많이 존재한다. 물론 목적은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이다. 그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이 책은 그러한 방법과 사례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선거, 의료보험, 연금보험, 실업급여, 탄소배출량 등등 우리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그러나 우리가 항상 속고 있는 것들에 대해 알려준다. 알아야 속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고발하는 몇몇 사례들과 책에서 제시하는 분석방식을 습득하더라도 여전히 우리는 통계와 숫자의 거짓말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십상이다. 세상이 너무 복잡해져서 개인이 파악하기에는 일들이 너무 복잡해졌고 개인이 수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이 책은 덜 속기 위한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다. 모르는 것이 약이 될 때도 있지만 아는 것이 힘이 될 때가 있다. 이번에는 아는 것이 힘이다. 알수록 덜 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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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발견 - 공자에게 길을 묻다 뉴아카이브 총서 5
장주식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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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유학 때문에 망했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동아시아는 유교문화의 보수성 때문에 서양문화에 지배당했다.

 

등등 동아시아를 수백년간 지배해오던 이념은 유교와 이념은 오늘날에 이르러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나 또한 그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것은 아니나 제사때에 왜 꼭 저렇게 별 의미없어 보이는 예법들을 지키는 것인지 또는 어줍잖은 지식으로 그저 옛것을 비난하면 새로운줄로만 알고 은연중에 유교와 공자를 부정하고 있었던 듯하다.

 

그러나 사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은 논어의 표지를 넘겨본 적도 없을 것이고 설령 논어를 읽는다 하여도 그것 또한 공자가 직접 쓴 것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후대의 사람들이 공자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쓴 책일 뿐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유교이념은 공자의 사상이 아니라 공자를 팔아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는 사람들의 사상이라고.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시각으로 논어를 읽고 공자를 만나야 한다고.

 

물론 이 책 또한 장주식이라는 저자의 시각으로 공자를 바라본 책일 뿐이다. 하지만 애시당초 공자와 직접 대화하지 않는 이상(설령 대화를 한다해도 그 진의를 파악하기는 몹시 힘들겠지만) 공사 사상의 정수는 알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본다는 것은 하나의 텍스트를 한가지 시각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으로 즐기는데에 있어 도움을 받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겠다. 고전이라하여 고리타분한것도 아니고 저자가 나름 독자를 배려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한 듯 하다.

 

책의 내용은 공자가 중요시했던 개념을 소개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호학(배움을 즐거워함)’, ‘균무빈(고르면 가난이 없다)’, ‘인에 대하여’, ‘언어에 대하여’, ‘벗을 사귐에 대하여’, ‘군자와 소인을 소개하고 공자와 그의 제자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 나서 기억에 남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나는 나의 편견처럼 공자가 예법에 얽매여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저자의 주장에 의하면). 제사는 각자의 처지에 맞춰 정성껏 하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공자의 대화법이 자못 흥미롭다. 같은 질문이라도 질문하는 상대에 따라 대답이 달라진다. 어찌보면 이랫다가 저랫다가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나. 사람이 다 다르듯이 각자에게 어울리는 답변이 따로 있다는 그 의도가 무릎을 치게 만든다.

 

또 하나는 행동에 관한 공자의 언급이다.

 

자공이 물었다.

군자란 어떤 사람입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먼저 행동을 하고, 말은 그 뒤에 하는 사람이다.”

 

위와 같은 대화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말보다는 행동을 하라. 그리고 말은 최대한 적게 하는 것이 좋으나 아예 하지 않는 것 또한 문제가 된다.

 

p. 127

군자는 말은 어눌하고자 하고, 행동은 민첩하고자 한다.

 

군자는 자기의 말이 행동보다 지나친 것을 부끄러워한다.

 

옛날 사람들이 함부로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실천이 그 말에 미치지 못할까 부끄러워서 그랬다.

 

많이 듣고 의심스러운 건 빼버리고도 그 나머지를 조심스럽게 말하면 허물이 적다. 많이 직접 보고 나서 확실하지 않은 건 빼버리고도 그 나머지를 조심스럽게 실천하면 후회가 적다.

 

그래서 공자는 시언이 필요하다고 한다. 시언이란 때에 맞는 말이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때에 맞는 말

 

몇 일 전 침묵입문이라는 책을 보았다. 그 책보다는 이 책이 더 침묵입문에 용이한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분들은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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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안녕 - 도시의 힘없는 영혼들에 대한 뜨거운 공감과 위로!
김현진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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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이라는 사람의 존재를 처음 안 것은 강준만의 ‘행복 코드’라는 책을 통해서 였다. 그 책은 강준만이 골라낸 몇 권의 책을 요약하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쓰이는 책인데 김현진의 책 ‘그래도 언니는 간다’가 그 책들 중에 하나였다. 지하철에서 무개념 어르신?이 젊은 사람들에게 삿대질하며 큰소리치고 ‘집에 가면 너만한 자식이 있다’라는 이제는 너무도 식상한 멘트를 날리면 김현진은 이렇게 대꾸하라고 했다.

 

‘나도 집에 가면 아저씨만한 아버지가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아니 나를 집에 있는 자식처럼 대해주지 않으면서 왜 자신은 내 아버지 취급 받고 싶어하는 거죠?”

그 책을 본지가 오래되어 정확한 문장은 아니나 대충 이러한 내용이였다. 맥락없이 저말만 쌩뚱맞게 던져놓아서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지만 참으로 맞는 말 아닌가? 개념없는 젊은이들도 많고 개념없으신 어른들도 많은 시대다(‘요즘 젊은이들 참...’을 넘어 ‘요즘 늙은이들 참...’이라는 다소 원색적인 표현이 나올정도로..). 아무튼 요지는 김현진의 말투와 글에는 뭔가 통쾌함이 있었다.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나도 모르게 주위 눈치를 살피던 생각들을 시원하게 표현해준다. 그 후 경향신문에서 종종 김현진의 글을 읽을 수 있었고 나와 나이도 비슷하고 처지도 비슷한 그녀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 ‘뜨겁게 안녕’은 그 김현진의 20대 회고록? 이다. 도시 빈민으로써 살아간 20대의 추억들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해둔 책이다. 이곳 저곳 떠돌며 만났던 집주인과 이웃 사람들의 이야기, 알콜중독자 김현진의 단골가게 이야기(술먹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주구장창 나온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지낸지 8년되고 그동안 살아본 집만 14군데 이사만 15번 했던 나에게는 너무나도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다른게 있다면 그녀가 만났던 따뜻한 사람들을 나는 만나보지 못했다는 것. 그건 내가 따뜻하지 못해서 였을까?

 

16mm 사장님, 림스통닭 사장 부부님, 순대집 할머니, 너무 착한 집주인 아주머니... 등등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러 책에서 곧잘 등장하곤 하지만 현실에서 나는 한번도 보지 못해서 실존하는 사람들인지 가상의 사람들인지 항상 헷갈리곤 한다. 아마도 내가 바뀌어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원래 착한사람 눈에만 보이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니까.

‘그래도 언니가 간다’를 읽었을 때는 책 제목의 일부인 ‘언니가 간다’의 동명인 영화가(고소영이 나왔던가?) 김현진과 아무 상관 없는줄 알았는데 이번 책을 보아하니 그 영화의 시나리오를 김현진이 만들었다고 한다. 사실 포스터만 보고 ‘정말 더럽게 재미없겠다..’ 라고 생각하고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한번 찾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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