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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은 내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사샤 마틴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하우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음식에는 과거와 미래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가 보고싶어진다. 아니 엄마의 요리가 그립다. 따뜻한 밥한끼와 폭신한 찐빵도 그립다.
4년만에 세계요리 대장정을 통해 전 세계를 하나로 묶은 푸드 컬럼니스트이자 요리 블로거인 사샤 마틴 !
사샤 마틴의 굴곡이 많았던 인생사를 요리와 함께 “ 부엌은 내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이 한권에 쏟아부어놓은 듯하다.
녹녹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신 요리와 간식을 즐기며, 줄리아 차일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며 엄마와 오빠랑 함께 만들었던 양고기 구이가 그 시작이었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들도 잠시 .... 엄마와의 이별, 오빠의 자살로 인한 죽음, 연인과의 헤어짐 등등 힘들고 외로울땐 항상 혼자 견디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 힘든 날들에 힘이 되어 주었던건 요리였다. 요리를 통해 슬픔, 헤어짐, 외로움을 떨쳐버리고, 엄마의 대한 그리움을 재료를 다듬고 요리를 하면서 엄마와 다시 하나가 되어 엄마를 느끼고 싶어했던 저자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음식에는 과거와 미래가 있다. ” 이 책에 나오는 요리에는 사샤 마틴의 삶 그 자체였다. 오빠 생일엔 꼭 만들어주셨던 계피와 육두구가 들어간 엄마의 사과파이가 있었고, 20년 동안 입에도 대지 않았다는 진한 맛의 빵 윈터 파운드케이크에는 엄마와 헤어질때의 슬픔이 있었다. 윈터 파운드케이크에 얽힌 사연을 읽고 코끝이 찡해왔다. “ 엄마가 한쪽 면에다 자기 손을 두 번 따라서 그렸다. 한번은 마이클, 또 한번은 나를 위해서였다. 엄마는 다른 쪽 면에다 우리 손을 따라 그리면 손바닥을 서로 맞대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항상 곁에 있을 수 있다“ 고 했다. ” 자식을 떠나보내는 엄마의 심정! 나 또한 세 아이의 엄마로써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 가슴이 아린다. “ 엄마는 항상 옳은 길을 선택하지는 못했을지언정 최선을 다했다. 우리를 위해서 미친 듯이 싸웠다. 나는 엄마의 불같은 사랑을 목격했고, 느꼈고, 그 안에서 살았다.” 지금의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저자는 이제 알 것이다. 또한, 알제리식 매운 라자냐는 편식이 심한 배우자인 키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줄 아는 사람이 진정 현명한 사람 이라는거. 이제 변신을 해야지”라는 엄마의 말씀과 함께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또 한번의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우린 매일 똑같은 요리에 지쳐가면서도 먹다보면 매번 똑같은 요리에 밥상을 대하곤 한다. 이런 마음을 알았다는 듯이 저자는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였다. “ 나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내 인생은 달라질 수 없었다. 이제는 순도 100퍼센트의 행복으로 찰랑찰랑하게 잔을 채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 전 세계를 요리하는 것에 도전하는 것이다. 195개의 나라의 요리를 저자 방식으로 찾고 요리하고 그 레시피를 블로그에 올렸고, 마침내 4년만에 세계요리 대장정을 성공하게 이르렀다. 그녀는 분명 열차 행선지와 여행의 목적은 알 수 없으나 열차 운전대를 잡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건 강인함, 긍정적이고 지혜롭고 “당신이 될 수 있는 것은 당신 자신뿐이다. 당신 본연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당신은 절대 모를 것이다.” 라고 항상 힘이 되어 준 엄마의 역할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오빠와 형제들 그 외 수많은 지인들의 따뜻함이 맛있고 따뜻한 요리를 만들어낸 원동력이 되었던건 아닐까?
그녀는 말한다. “자메이카 플레인의 우리집 거실 겸 부엌에서부터 여기 이 글러벌 테이블에 이르기까지 결국 핵심은 채움이었다. 음식 뿐만 아니라 수용, 사랑, 이해처럼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무형의 모든 것들을 채워나가는 과정이었다. ” 라고..... 그녀의 세계요리 대장정의 대미를 장식한 세가지 방식으로 구운 호박과 대도시 빵집에서 만날 수 있는 쫄깃쫄깃하고 뻑뻑한 치켄두자라는 짐바브웨의 미니 사탕 케이크를 맛보며 나또한 내 접시를 채워가고 싶다.
저자의 기억속의 이야기는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어 눈앞에 그림이 펼쳐졌고, 다 읽고 나서는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본 듯했다. 중간 중간 사샤의 삶과 그에 얽힌 요리에 대한 재료 및 레시피가 옆에서 가르쳐주듯 다정다감하게 서술되어 있어 더욱더 정감이 간다. 다만, 요리레시피 위에 그려진 요리그림이 컬러로 되어있음 더 좋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 오 레 포가바 아 에 타시 ”
.. 우리는 한 가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