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토끼라면…
마틴 발트샤이트 지음, 수잔네 슈트라서 그림, 백다라.백훈승 옮김 / 리시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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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을까요? 만약 어제 비가 왔다면 어땠을까? 만약 어제 눈이 왔다면 어땠을까? 만약 어제 하늘이 아주 맑았다면 어땠을까? 만약 어제 날이 흐렸다면 어땠을까? 만약에. 만약에.


그런 가정들 속에서 과거는 휙휙 바뀝니다. 단순하게 날씨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날씨만 바뀌어도 어제 일어났던 많은 일도 다르게 일어났고, 저의 기억도 달라졌겠지요. 저는 어제 등산을 갔는데, 날이 흐렸다면, 비가 왔다면 등산 대신에 영화를 보러 갔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럼 저는 어저께 새로 피어나려고 가지 끝에 힘을 모은 새싹 대신 영화 내용을 기억하겠지요. 겨우내 쌓인 낙엽을 이불 삼아 겨울을 지내고 이제 막 땅으로 올라오려던 이름 모를 풀 대신에 다른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런 기억이 이어지면, 저의 하루가 되고, 저의 삶이 될 것입니다.


그럼, 만약에 말이에요. 이 세상을 만들고 지켜보고 계시는 하느님이 토끼의 모습을 하고 계신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럼 우리는 모두 토끼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성경에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따라 사람을 만드셨다고 했으니까요. 그럼 하느님 곁의 천사들도 토끼처럼 긴 귀를 갖고 있겠지요. 우리를 괴롭게 하는 악마는 여우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아마도 … 당근이 되겠지요? 당근을 싫어하는 친구들에게는 아주 안 좋은 결론이 도출되었네요. 마음이 아픕니다.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그렇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참으로 많은 것이 달라질 것입니다.


그럼 하느님이 물고기라면 어떨 것 같으세요? 하느님이 구름이라면요? 지금의 우리 세상은 또 어떻게 바뀔까요? 그리고 하느님은 아이의 맑은 상상 속에서 또 어떤 모습을 갖고 계실까요? 매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아이의 머릿속에서 바뀌는 하느님의 모습, 그리고 그에 따라 같이 바뀌는 세상의 모습이 정말 예쁘게 그림으로 그려집니다. 순식간에 생각을 바꾸면서 엉뚱한 상상을 펴나가는 어린아이가 참으로 귀엽습니다. 그리고 그 상상을 끌고 가면서, 결과를 끝까지 생각해보는 생각의 힘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저는 아이의 상상 속에서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가 ‘하느님은 케이크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었어요. ‘하느님 케이크를 먹으면 모두의 마음속에서 빛이 날 것이다.’는 부분을 보고, 가톨릭의 성찬례가 생각났습니다. 매 미사 시간에 주님의 몸을 상징하는 빵을 받아먹고, 주님과 함께 한 주를 잘 살겠다고 다짐하는 예식이지요. 마음속에 빛을 간직하고 돌아가는 그 예식이 저는 이 책에서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아이다운 상상으로 끝나는 이 책의 가장 마지막까지. 아이의 생각과 상상 속에서 그럴듯하다는 공감도 피어나고요.


아이가 세상의 근원을 생각해본다는 사실도 참 귀엽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근원을 하느님으로 생각하며 세상의 다른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너무나 대견하지요. 세상의 근원을 찾아가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따라가는 과정이 삶이고, 그를 연구하는 학문이 철학이라면 이 아이야말로 이렇게 맑게 인생의 비밀을 밝혀낸 위대한 철학자가 아닌가 합니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네가 생각하는 세상의 근원은 무엇인지. 그 근원이 어떤 모습이라면 좋겠는지, 세상은 어떻게 바뀌면 좋겠는지. 그렇게 바뀌는 세상 속에서 너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깊은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시간이 될 것만 같아서 정말 기대가 됩니다. 한 번 아이와 함께 깊은, 철학적인 이야기를 나누어보시는 것은 어떠실지요?


#생각놀이 #어린이 #철학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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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사랑하는 가족 시리즈 4
아리엘 안드레스 알마다 지음, 소냐 빔머 그림, 김정하 옮김 / 리시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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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인간관계는 가족입니다. 그리고 가족이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참 지대한 것 같습니다. 어떤 원가족에서 살았느냐. 그것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많이 좌우하고 결정하기도 하고요. 최근 들어 가족이 주는 상처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다 보니, 가족에 대해서 약간 회의가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만났네요.

 

존재 자체로 모든 것은 완벽해. 정말 고마워.”

이 얼마나 아름다운 고백입니까. 너는 존재만으로도 소중하고, 네가 있어 이 세상이 참으로 아름답고, 너로 인해 이 삶이 새롭게 소중해지더라. 네가 나와 가족이라는 인연으로 함께 해주어 그것만으로도 정말 고마워. 이 짧은 한 문장 안에 들어 있는 이 아름다운 고백. 그 자체로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가끔 내가 너무 지쳐서 마음속의 불빛들이 하나씩 꺼져갈 때, 나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이 말을 해준다면 그 빛들이 일거에 다시 일어날 것만 같아요.

 

그런 가족들이 우주와 별의 뜻이 따라 빨간 실로 연결되어 운명처럼 만났다면 얼마나 굉장한 인연일까요? 우리나라 전래동화에서 그런 글을 본 것 같아요. 월하노인이 부부의 인연을 맺을 사람들을 미리 빨간 실로 꽁꽁 매어 준다고 합니다. 그 실이 부부의 연을 만들어주고, 그 실이 만나 부부가 된다고 해요. 그런 운명과 관련된 이야기를 외국 작가님의 글에서도 만나다니 정말 신기합니다. 부부가 가족의 시작이 되고, 그 가족들은 모두 하나의 운명과 애정으로 함께 연결되어 있다니 인연과 운명에 감사할 따름이지요.

 

가족은 언제나 내 곁에서 나에게 힘을 줍니다. 내가 잠든 밤에도, 계절이 바뀌어도, 추운 밤 잠이 들었을 때도. 가족의 얼굴이 새겨진 담요는 항상 나를 덮어주고 곁에서 지켜줍니다. 그래서 단 한 곳, 그 어떤 일을 겪어도 돌아올 수 있는 단 한 곳은 집이 되어야만 하지요. 그런 집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가족 모두가 정말 많은 애를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집이 편치 않아서 밖으로 떠도는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가족이라는 단어가 모두에게 나름의 따스함으로 자리잡히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책에 나오는 말처럼 별들이 마법을 가루처럼 뿌려서 만들어진 가족. 자신의 단짝들을 하나씩 보내어 서로 만나게 한 가족.” 가족이라는 말이 모두에게 상처가 아닌, 따스함으로 남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이 세상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나를 환영해주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과 맞서서 나를 지켜주고, 나의 모자람도 항상 덮어주고 지지해주는 가족. 이 책의 이야기가 모두에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상의 이야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가족 #사랑 #지지 #인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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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할머니 사랑하는 가족 시리즈 5
아리엘 안드레스 알마다 지음, 소냐 빔머 그림, 김정하 옮김 / 리시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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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할머니. 이분들을 떠올리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저는 문득 제 대학 합격 소식을 듣고 제 손을 잡고 춤추시던 할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이 세상에서 저의 좋은 일에 춤을 출 만큼 좋아해 주시는 분이 얼마나 계실까 싶어서 문득 먹먹해지네요.

 

이 책에도 그런 말이 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수많은 순간에 대한 기억이라고요. 참 신기해요. 우리는 누군가를 떠올릴 때, 그 사람과 관련된 기억을 떠올리니까요. 찰나의 순간이었어도 따뜻했다면, 그리고 그런 기억이 많았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좋은 사람, 포근한 사람으로 기억하잖아요. 물론 반대의 경우에는 싫은 사람으로 기억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이 남도록 마음 속의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해주는 것도 필요한 듯 합니다.

 

그저 품에 안기기만 해도 좋은 사람. 어느 드라마의 대사,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라는 그 말이 여기 한 소녀의 기억으로 풀려 나갑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했던 모든 날들이 소녀에게는 더할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고 그리움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셨던 수많은 이야기, 상상 속에 가득하고 아직 모르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주름 속에 가득한 것 같은 이야기들이고 계속 느끼고 싶은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이겠지요.

 

이런 한없는 사랑은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아이도 그것을 바라네요.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이 항상 아이의 곁에 남아서 자신의 삶에서 늘 함께 해주기를 바랍니다. 참 힘들고 외로울 때, 내가 사랑을 받았던 소중한 기억이 나를 지탱해주기도 하니까요. 늘 곁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나비로 예쁘게 표현한 것도 정말 아름답게 기억됩니다. 항상 내 옆에 사랑이 가득한 나비가 함께 날고 있다면 정말 힘이 날 것 같거든요.

 

이 책을 통해서 어린 시절 나를 바라보시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해보세요. 정말 그보다 더 따뜻해지는 눈빛이 있을지요. 저는 지금 막 또 한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 다리를 다쳐서 깁스를 하고 있었을 때, 할아버지께서 저를 업어서 달래주셨거든요. 거의 다 나았던 시기 같았어요. 그날은 깁스를 한 다리가 너무나도 가려운데, 어른들은 긁지 못하게 하고, 깁스 위로 긁을 방도도 없어서 엉엉 울고 있었어요. 할아버지께서 저를 번쩍 들쳐 업고 서성이셨지요. 저는 그 등에 얼굴을 묻고 할아버지, 나 간지러워.”하며 울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갑자기 할아버지의 그 큰 등이 그립고 그립습니다. 저는 지금도 아플 때, 그 큰 등에 업혀서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리면서 걸어가고 있는 것만 같아서요.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 #지지 #행복 #기억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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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요바미와 동물들의 이름
필라르 로페스 아빌라 지음, 마르 아사발 그림, 김정하 옮김 / 리시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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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존재는 아이들이겠지요. 몇 년 전에 이미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겪어 봐서 그러한가요. 전쟁이 끝나서 학교에 간다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이 나오는 첫 페이지에 이미 감동을 받아 버렸습니다. 이렇게 첫 페이지부터 감동을 가득 안고 시작하는 이 책은 보면 볼수록 매력이 가득하네요.

 

아요바미는 학교에 가고 싶었지요. 너무나도 설레서 다른 아이들을 기다릴 여유가 없네요. 저 먼 곳의 학교로 혼자 길을 나서는 아요바미에게 아빠는 종이배를 하나 접어 줍니다. 강물을 따라 흐르는 돛단배를 길잡이로 삼아 가라고 하시면서요. 아요바미는 학용품이라고는 다 닳아 버린 연필과 종이 한 장 뿐이지만, 손에 들고 행복하게 길을 떠납니다.

 


하지만 종이배가 강물을 따라 계속 흘러갈 수가 있나요? 물을 한참 먹어버린 종이배는 강으로 가라앉아 버립니다. 막막한 아요바미 앞에 하마가 나타나서 제안을 하지요. 지름길을 알려주는 대신, 자기의 이름을 써 달라고 말이예요. 그러겠다고 약속을 한 아요바미는 정글을 통해 학교로 가면서 여러 친구들을 만나요. 사실 좋은 말로 친구들이지요. 강물 옆의 무성한 숲, 정글. 그 안에서 만나는 친구들이란 정말 목숨 걸고 만나는 친구들이 아니겠습니까. 이 친구들은 아요바미에게 길을 열어 주는 대신 자신의 이름을 써달라고 협박 가득한 부탁을 합니다. 물론 아요바미는 이를 받아들여요. 학교에 가고자 하는 열정 가득한 아이라니. 참으로 귀하고 또 귀합니다.

 

드디어 학교에 도착한 아요바미. 글을 배웁니다. 글자를 음절로, 음절을 단어로, 단어를 문장으로. 그리고 그 안에서 글이 들려주는 음악을 들어요. “단어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를 들었다고 하네요.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웠으면 이렇게 아름다운 구절을 말했을까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 정글에서 기다리는 친구들에게 하나씩 이름을 적어 놓은 쪽지를 전해주지요. 글씨를 쓰느라 연필은 다 닳았는데.. 그렇게 집에는 빈 손으로 돌아 온 아요바미를 본 부모님은 마음이 복잡합니다. 그 이후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역시나 즐겁고 예쁜 동화답게, 끝도 완벽하게 마무리가 됩니다.

 

이 책 한 권 안에서, 저는 부모님의 마음도, 아요바미의 마음도, 이름을 써달라는 동물들의 마음도 모두 다 느껴졌어요. 어렵게 학교를 보냈더니 빈손으로 온 아이를 보는 부모의 마음. 참으로 복장이 터진다는 말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배움에 설레하고, 배우고 싶어 어려움을 뚫고 지나가는 아이의 마음도 너무나 아름답고요. 그리고 동물들. 왜 이름을 써 달라고 했을까 저는 그것이 참 궁금했습니다. 이름이 뭐길래요? 태어나서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는 이름을 받아요. 물론 그 안에는,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기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이 너무나도 가득 담겨 있지요. 그래서 이름이 불린다는 것은, 그 어떤 노력도 조건도 없이 받았던 사랑을 귀로 듣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동물들은 자신의 이름을 보고 들음으로써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지 않았을까도 싶어요. 그래서 나의 이름이, 다른 사람이 불러주는 내 이름이 궁금했던 것이 아닐까 싶었지요.

 

아프리카에 사는 듯한 한 아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배우기 위해 애쓰는 어린아이의 마음이 예쁩니다. 어렵지만 아이의 뜻을 꺾지 않고 지지해주시는 멋진 부모님, 비록 협박이었지만 아이에게 배움의 동기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준 동물들. 이들이 만나서 이루는 하모니가 단어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처럼 느껴집니다. 혹시라도 주변에 배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전해주고 싶어졌어요. 이렇게 배움이란, 다른 이를 위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보여주고 싶어졌기 때문이지요.

 

#아요바미와동물들의이름 #리시오출판사 #배움 #이름 #사랑 #열정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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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 도슨트 - 청소년을 위한 동양 미술 수업
장인용 지음 / 다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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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란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일반 관람객들에게 작품, 작가 그리고 각 시대 미술의 흐름 따위를 설명하여 주는 사람(네이버 사전)”이라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동양화에 대해 작품, 작가, 그 시대의 미술 흐름을 설명해주는, 책의 형태를 갖춘 안내꾼인가 봅니다.

 

처음 책을 열면, <이 책을 보면 알게 되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각 부분에 번호가 적혀 있고, 관련된 주제들이 질문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장에는 <이 책의 활용법>이 소개됩니다. 책을 활용하는 방법이라니, 독특한 구성이네요. 동양화에 대해,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어떻게 하면 더 전달을 잘 할 수 있을까를 고심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세 번째부터 여섯 번째 장까지는 동아시아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한나라부터 위진남북조, , , , , 청까지 흐름과 함께 우리나라의 삼국시대부터 조선말까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각 시기에 중국과 우리 나라의 미술 흐름을 한눈에 보게끔 소개해주었네요. 일곱 번째, 여덟 번째 장에서 목차가 소개됩니다. 동양화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에 이어, 인물화, 화조화, 산수화, 문인화, 사군자, 풍속화, 민화. 총 일곱가지의 그림 종류가 소개됩니다.

 

<1. 동양화>에서는 동양화에 대해 일반적인 내용을 다룹니다. 동양화는 무엇인지, 왜 우리가 낯설게 느끼는지, 왜 어렵고, 문인화는 왜 난해해 보이며, 서양화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아는만큼 보이는 동양화> 코너에서 동양화의 다양한 형식에 대해 다룹니다. 벽화, 두루마리, 족자, 화첩. 이 차이를 구분하며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2. 인물화>에서는 윤두서의 자화상을 제일 먼저 보여주며, 실용적인 그림이라고 못박으며 시작합니다. 지금의 사진 개념인 인물화는 정말 필요해서 그리기 시작한 그림이니까요. 주인공을 그리고, 주변 인물보다 크게 그리며, 정면보다 측면으로, 인물화가 어떻게 예술로 변하는지 다룹니다. <아는만큼 보이는 동양화> 코너에서는 동양화의 선과 채색에 따른 차이를 비교해서 보여주지요.

 

<3. 화조화>에서는 감상하는 그림이라는 주제 하에 화조화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순수한 예술을 지향하며, 묘당을 장식하던 그림에서부터 감상을 위한 그림으로의 변화, 시가 들어가기 시작한 이유, 새로운 기법과 다양한 관점을 시도한 그림, 은근슬쩍 화가의 모습이 들어간 재치있는 그림과 조선에서의 화조화 역사를 보여줍니다. <아는만큼 보이는 동양화>에서는 꽃과 새 외에도 동물, 벌레, 물고기 등 화조화의 소재로 쓰였던 동물들도 소개합니다.

 

<4. 산수화>는 서양화의 풍경화에 해당하는 동양화를 소개합니다. 자연에서 위안을 얻기 위해 발달한 산수화는 병풍 장식에서 일상으로 들어오게 되지요. 점차 문학과 긴밀하게 한 화폭에 담기면서 그 자체로 예술로 승화됩니다. 서양화의 원근법과 다르게 동양화에서는 산수화 자체를 보이는대로만이 아닌, 화가의 마음까지 담아 그리는 화풍을 보여줍니다. 이런 산수화의 시점과 표현법을 <아는만큼 보이는 동양화>에 담았습니다.

 

<5. 문인화> 문인화는 주로 산수화입니다. 산수화와 가장 큰 차이는, 직업 화가들이 아닌 문인들이 주로 그린 그림이라는 것과 그림에 글이 본격적으로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림보다 글이 더 중심이 되는 그림이었지요. 또한 그림을 본 다른 사람들은, 그림에 자신의 감상을 덧대어 쓰기도 했는데, 이를 위해 그림에 따로 붙인 종이도 꽤 많았다고 전해집니다. 문인화의 대표는 조선 후기, 제주도 유배지에서 추사 김정희가 그렸다는 <세한도>입니다. 어떤 특징을 갖는지 아시겠지요? 그림에 자신의 마음과 철학을 담고, 정으로 서로 주고받는 그림이 문인화의 가장 큰 특징인 셈입니다. <아는만큼 보이는 동양화>에서는 낙관에 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6. 사군자> 매난국죽.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주로 그린 사군자는 문인들이 그리는 화조화입니다. 다만 체면을 중시하여, 자신들의 품격을 위한 그림을 그렸던 것이 차이랄까요? 그래서 이 챕터의 부제는 <교양이 흐르는 그림>입니다. 주로 각 소재가 갖는 특성에 선비의 마음을 담아서 그린 그림이었지요. <아는만큼 보이는 동양화>에서는 먹을 쓰는 여러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7. 풍속화>는 일반 서민을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다만 목적이 조금씩 다른데, 글을 대신하여 서민들에게 생활양식을 가르치기 위한 그림도 있고, 통치자가 서민의 모습을 알기 위해 그린 그림도 있습니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풍속화는 그 자체가 갖는 예술성을 인정받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의 반전. 우리가 풍속화의 대표작으로 알고 있는 김홍도의 <씨름>은 사실 김홍도의 작품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아는만큼 보이는 동양화>에서는 동양화의 제목에 관한 것이 소개됩니다.

 

<8. 민화>는 조선 말기 유행했던 장식용 그림입니다. 백성이 그린 그림을 말하지만, 사실 백성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 대개 숙련된 화가들이 그린 그림입니다. 민화는 장식을 위해, 염원을 나타내기 위한 그림으로 궁궐에 있는 <일월오봉도> 또한 민화에 포함됩니다. 그 외에도 모란도, 책가도, 문자도, 호도 등 장식을 위한 그림 안에 각각의 의미를 담아 그렸습니다. <아는만큼 보이는 동양화>에서는 그림의 소재가 상징하는 의미를 소개합니다.

 

동양화에 담긴 이야기를 이렇게 쉽고 자세하게 소개한 책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잘 읽히고 유익했습니다. 최근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몇 가지 산수화를 보고 왔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이 책을 알고 보면 더 깊이 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언제든 시간이 되실 때, 이 책을 쭉 읽고 직접 감상하러 가보시면 좋겠습니다. 동양화가 갖는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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