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요바미와 동물들의 이름
필라르 로페스 아빌라 지음, 마르 아사발 그림, 김정하 옮김 / 리시오 / 2024년 8월
평점 :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존재는 아이들이겠지요. 몇 년 전에 이미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겪어 봐서 그러한가요. 전쟁이 끝나서 학교에 간다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이 나오는 첫 페이지에 이미 감동을 받아 버렸습니다. 이렇게 첫 페이지부터 감동을 가득 안고 시작하는 이 책은 보면 볼수록 매력이 가득하네요.
아요바미는 학교에 가고 싶었지요. 너무나도 설레서 다른 아이들을 기다릴 여유가 없네요. 저 먼 곳의 학교로 혼자 길을 나서는 아요바미에게 아빠는 종이배를 하나 접어 줍니다. 강물을 따라 흐르는 돛단배를 길잡이로 삼아 가라고 하시면서요. 아요바미는 학용품이라고는 다 닳아 버린 연필과 종이 한 장 뿐이지만, 손에 들고 행복하게 길을 떠납니다.
하지만 종이배가 강물을 따라 계속 흘러갈 수가 있나요? 물을 한참 먹어버린 종이배는 강으로 가라앉아 버립니다. 막막한 아요바미 앞에 하마가 나타나서 제안을 하지요. 지름길을 알려주는 대신, 자기의 이름을 써 달라고 말이예요. 그러겠다고 약속을 한 아요바미는 정글을 통해 학교로 가면서 여러 친구들을 만나요. 사실 좋은 말로 친구들이지요. 강물 옆의 무성한 숲, 정글. 그 안에서 만나는 친구들이란 정말 목숨 걸고 만나는 친구들이 아니겠습니까. 이 친구들은 아요바미에게 길을 열어 주는 대신 자신의 이름을 써달라고 협박 가득한 부탁을 합니다. 물론 아요바미는 이를 받아들여요. 학교에 가고자 하는 열정 가득한 아이라니. 참으로 귀하고 또 귀합니다.
드디어 학교에 도착한 아요바미. 글을 배웁니다. 글자를 음절로, 음절을 단어로, 단어를 문장으로. 그리고 그 안에서 글이 들려주는 음악을 들어요. “단어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를 들었다고 하네요.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웠으면 이렇게 아름다운 구절을 말했을까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 정글에서 기다리는 친구들에게 하나씩 이름을 적어 놓은 쪽지를 전해주지요. 글씨를 쓰느라 연필은 다 닳았는데.. 그렇게 집에는 빈 손으로 돌아 온 아요바미를 본 부모님은 마음이 복잡합니다. 그 이후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역시나 즐겁고 예쁜 동화답게, 끝도 완벽하게 마무리가 됩니다.
이 책 한 권 안에서, 저는 부모님의 마음도, 아요바미의 마음도, 이름을 써달라는 동물들의 마음도 모두 다 느껴졌어요. 어렵게 학교를 보냈더니 빈손으로 온 아이를 보는 부모의 마음. 참으로 복장이 터진다는 말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배움에 설레하고, 배우고 싶어 어려움을 뚫고 지나가는 아이의 마음도 너무나 아름답고요. 그리고 동물들. 왜 이름을 써 달라고 했을까 저는 그것이 참 궁금했습니다. 이름이 뭐길래요? 태어나서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는 이름을 받아요. 물론 그 안에는,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기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이 너무나도 가득 담겨 있지요. 그래서 이름이 불린다는 것은, 그 어떤 노력도 조건도 없이 받았던 사랑을 귀로 듣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동물들은 자신의 이름을 보고 들음으로써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지 않았을까도 싶어요. 그래서 나의 이름이, 다른 사람이 불러주는 내 이름이 궁금했던 것이 아닐까 싶었지요.
아프리카에 사는 듯한 한 아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배우기 위해 애쓰는 어린아이의 마음이 예쁩니다. 어렵지만 아이의 뜻을 꺾지 않고 지지해주시는 멋진 부모님, 비록 협박이었지만 아이에게 배움의 동기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준 동물들. 이들이 만나서 이루는 하모니가 단어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처럼 느껴집니다. 혹시라도 주변에 배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전해주고 싶어졌어요. 이렇게 배움이란, 다른 이를 위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보여주고 싶어졌기 때문이지요.
#아요바미와동물들의이름 #리시오출판사 #배움 #이름 #사랑 #열정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