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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 흔들리는 인생을 감싸줄 일흔일곱 번의 명시 수업
장석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저는 시가 어려워요.
가장 최근에 읽은 시가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써 있는 시일정도로
시는 제 관심사 밖의 영역이예요.
그러다가 학창시절 봤던 시를 우연히 봤었는데
이런 느낌의 시였나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시를 읽고 싶지만
높은 문턱에 고민하다가 명시 수업을 해주는
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를 읽게 되었어요.
저는 시라고 하면
왠지... 음운 찾아야 하고 시상 찾아야 하고
숨은 뜻 파혜쳐야할 것 같아서 어려웠어요.
복선을 찾기 쉬운 소설과 다르게 시는 꽁꽁 숨어 있는 기분이었어요.
학창시절의 영향이 컸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린 시절 방 한켠의 전면책장에 책이 가득했어요.
그걸 읽으며 상상하고 주인공이되기도 하며 놀았죠.
그런데 시는 읽어본 적이 없어요.
언니가 시집에 눈물을 글썽여도
그런가 보다- 나랑은 상관없는 분야라고만 생각했어요.
이 문장에 이런 의미가 있다고 해도 시큰둥했어요.
그 때만 해도 저에게 시 = 언어영역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았어요.
'슬픔에 너를 맡기지 말라'
이번에는 시를 즐기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저게 무슨 의미가 숨어 있고
화자의 심정이 어떤지를 찾으려고 하기 보다
시 자체를 즐겨보려고 했죠.
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는
시가 끝난 뒤에는 명시 수업이 진행돼요.
이 나이가 되어보니 슬픔에 잠겨있는 건 하루면 충분해요.
그 이상이 되면 일상이 점점 느려지다가 엉망이 돼요.
슬픔에 어쩔 줄 몰라하는 것보다
책, 사랑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축제를 열라는 말이 참 쓰게 다가와요.
이렇게 짧은 글로 마음을 흔드는 게 신기해요.
또 다시 큰 슬픔이 오면 허덕이겠지만
이 시를 생각하며 축제를 즐기는 마음으로 변~신 할거예요.
한용운님의 시는 읽기가 조금 망설여졌어요.
언어영역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게 한용운님의 시였어요.
거기에 담긴 담담함, 굳셈을 느끼기보다
시적 화자를 찾기 바뻤었죠.
애매하게 아는 시라 그런지
자꾸만 대답을 찾으려고 했어요.
누구 발자취, 누구 입술, 누구의 노래.
조국인가? 승려이셨으니 부처님인가?
겉핧기로 아는 시는 명시수업을 바로 보는 게
오히려 시를 감상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맑고 고요한 아름다운 상상이라고 읽은 뒤
다시 시를 읊어보니 느낌이 달랐어요.
상상을 하며 읽으니 정말 예쁜 그리움이 느껴져요.
헤르만 헤세의 시도 있어요.
같은 봄이 아이들과 늙은이에게 하는 말은 사뭇 달라요.
자라나는 새싹같은 아이들에게는 희망과 꿈이 펼쳐지고
인생의 말미에 가까워지고 있는 분들에게는
조언을 해요.
나이듦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조언이요.
저는 나이가 들어도 죽음은 두려울 거예요.
갑자기 제가 사라지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못 본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온몸이 부서지게 슬픈 일이에요.
그런데..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죠.
두려워하며 하루를 전전긍긍하기보다
내가 일군 밭은 다음 세대에 양보하고
저는 느긋하게 남편 손잡고 산책을 하며 살아가고 싶어요.
'저 하찮은 돌멩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어렸을 때는 무언가를 이룬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아니, 당연히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때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중 골라서 갈 수 있을 거라는 착각처럼 말이죠.
지금에서야
그게 얼마나 무거운 생각인지 알아요.
하찮은 돌멩이는
태양처럼 자유롭고
혼자 빛이 나요.
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를 읽고 나니 생각이 정리돼요.
하찮다는 말이
빛나보이는 시랍니다.
저는 하찮은 돌멩이처럼 자유롭게 빛나는 사람이 되어 볼래요.
'절정'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이 문장 정말 익숙하지 않나요?
학창시절에 주관식, 객관식으로 늘 보던 문장이에요.
이번에는 문제는 잊고 시 자체로 즐기려고 했어요.
아주 익숙해서 눈 감고도 쓸 수 있던 강철로 된 무지개에서
강인함이 느껴졌어요.
이육사라는 별칭에 어울리는 의지와 강인함.
시 안에 녹아있는 단단함이 느껴졌어요.
오랜만에 만난 시는
위로와 감동을 안겨주었어요.
제 약한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하기도 하고
예쁜 은유에 빠져서 문장을 써보기도 했어요.
시는 어렵기만 했는데
이제는 시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이유를 알겠어요.
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는
지인의 위로보다
시 한편이 주는 위로가 클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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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