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실내에 갇혀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 넓은 공간에 대한 욕구가 커진게 사실이다. 이상적으로는 타운하우스를 구입하거나 전원주택을 짓고 싶었고, 현실적으로는 복층으로 지어진 아파트 탑층에 살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궁금했다. 미래의 공간에 대한 기대감으로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소셜믹스에 대한 부분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심리쪽에서는 이 의견을 어떻게 볼지도 궁금했다. 엣지시티는 가고싶지 않을것같다. 좁고 긴 외국의 상업도시 또한 싫다. 그 나라들이야 마차가 다니던 시대에 맞춰서 만든 도로일 뿐이다. 현대에 굳이 외국의 좁은길을 모방해서 만들 이유가 있을까. 그냥 이 책은 작가의 판타지가 많이 반영된거로 생각하기로 했다. 아니면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할 시간이 적었거나. 혹은 작가의 취향일지도 모르겠다.

권력에 관한 부분을 읽으면서 가장 포커스를 건축과 공간에 맞출 수 있는건지 의문이 들었다. 시선이 많이 모이는 곳에 권력이 생긴다고 했는데, 문화적인 배경을 이해하는데는 더 넓은 시각으로 보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건축과 공간은 하나의 형식일 뿐이다.

다만 약화되어가는 공동체 의식에 대해서는 좋은 대안을 찾으면 좋겠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는 더 나은 답을 찾아가면 좋겠다. 온라인 강의나 학원 수업을 듣지 않는 아이들이 없을텐데 지식전달자의 역할이 아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저자가 제시한 발코니처럼 각자의 대안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5도2촌, 호캉스 등 각자의 이상이 있을 것 같다.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은 언젠가는 또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공간을 꿈꾸고 실천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다.

일반적으로 천장고가 높으면 창의력은 커지고, 좁은 공간에서는 집중력이 높아진다. 그래서 창의적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철학자는 하늘을 보며 산책을 하고, 당일치기 시험 공부는 칸막이가 있는 독서실 책상의 집중 조명 불빛 아래에서 하는 것이다. 각 업종마다 회사 출근과 재택근무의 비율, 사무실 내에서는 개인 공간과 공공 공간, 창의적인 공간과 집중력을 높이는 공간의 황금비율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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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역사 이야기들이 흥미로운 편인데 우유는 조금 더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인지 눈길이 갔다. 우유와 관련 된 이슈들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유당불내증은 소수의 사람들이 겪는 불편감이라고 생각했는데 포유류 전반에서 일어나는 보편적인 증상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유모를 고용하는 데 있어서 까다로운 기준을 두었지만 대부분 노예의 역할이었다는데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유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선택하고 있는 시스템의 단점도 같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밀식재배와 항생제, 유전자 조작 사료, 광우병, 동물복지 등의 문제는 새롭지는 않지만 주목할만한 문제다.

티벳의 수유차는 한 번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산패된 버터 이야기를 듣고 입맛이 떨어졌다. 신선한 야크버터의 맛이 궁금하다. 인도에서 짜이가 발달한 배경도 재미있었다. 맛이 심심해서 향신료를 첨가하다보니 특색있는 음료가 되었다고 한다.

우유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고, 성의 있는 책을 만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기원전 950년 그리스에서는 상류층 여성들이 하층 계급의 여성을 보모로 고용하는 게 유행이었다. 젖을 먹이는 것 역시 노예의 일일 때가 많았고, 따라서 노예를 소유한 여성들은 아기에게 젖을 물리지 않았다.
그에 반해 과로에 시달리고 영양이 부족해서 젖이 충분히 나오지 않는 가난한 여성들은 인공 수유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또 출산하다 죽은 여성의 아이나 고아원에 버려진 아이들에게도 젖병으로 우유를 먹였을 것이다. 인간의 젖을 동물의 젖으로 대체하는 건 마지막 필사적인 발버둥이었을 것이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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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성가해 공무원으로 퇴직한 김영춘과, 그를 뒷바라지하며 네 명의 자녀를 키운 이정숙은 성공한 삶을 사는 듯 보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신체가 급격한 속도로 쇠락해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늙고 병든 부모를 모시는 문제는 모두가 외면하고 싶어했다. 자녀중 적당해보이는 싱글맘 김인경이 사실상 떠안게 됐다.

처음에는 김인경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자녀들 각자의 입장을 살펴보니 누구 하나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가정이 비슷한 과정을 겪는 것 같다. 각자의 문제로 쉽사리 부양을 선택하지 못한 점이 이해가 갔다. 말귀가 안통하는 부모님을 전담하느라 지친 김인경의 신음에 많은 부양자들이 공감하리라.

목차가 모두 사람 이름인 점이 독특했다. 4명의 자식과 부모의 이름이 각 챕터의 주제이다. 밖에서 보면 패륜자식에 막말하는 부모처럼 보이지만 사연이 기구해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남들은 다 잘 살고 잘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는 그 이면을 살 수 없는 외부인일 뿐이다.

출산율은 점점 낮아지고 노인 인구 비율이 높아지는 이 시기에 노인 부양 문제는 중요한 이슈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겪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의 이야기로 생각하지 않고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20억이면 그냥 집 팔고 저렴한곳으로 이사간 뒤 요양보호사님을 모셔오는게 서로가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인간의 몸은 그렇게 새것처럼 만들어 쓸 수 없는 거라고, 흡연, 음주, 과로, 비만보다 우리 몸에 가장 부정적 영향을 주는 건 ‘나이‘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노인들은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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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가 지면을 도배할때만해도 그저 똑똑하다는 생각밖에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AI가 상용화되기까지 고려해야 할 윤리적 문제가 산재해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엔지니어들이 단순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에서 벗어나 개발단계부터 윤리적인 고려를 해야한다는게 당연한 듯 하지만 산업 전반에서 지켜지지 않는 걸 보면 참 어려운 문제다. 인류는 언제나 그랬듯이 돈을 가장 사랑해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윤리는 단순히 도덕을 뜻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이것이 모두에게 옳은 일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일이다. 혼자서는 생각의 틀에 같히기 쉽기때문에 각 분야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여기에서도 토론이 빛을 발했다. 타인의 발언을 경청하고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포용할 수도 있다. 완벽한 선택은 아닐지라도 상생을 고려하는 시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 이야기라고 해서 어려울거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철학적인 질문에 더 촛점이 맞춰진 책이라 책장이 수월하게 넘어갔다. 그리고 편견과 모순의 장단점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알아가고 싶다. 실제로 인간은 그런 존재이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답을 찾는 것은 어렵지만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험해본 적 없는 미래에 기꺼이 나은 선택을 하기를 바라며 책장을 덮는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는 단순히 ‘개인 사용자의 결정‘ 혹은 ‘정부의 규제‘ 중 하나만 선택하도록 내버려두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 사이에 수많은 선택지가 있으니까요.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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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떼고집이 시작되면 부모는 난감하다. 특히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생떼를 쓰면 달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가장 빠른 해결책은 유튜브였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기에 갈등이 됐다. 의사소통이 어느정도 될 시기인 5세에는 방법을 바꿔보고 싶어졌다.

숫자를 카운팅 하는 이유는 불필요한 감정소모를 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리고도 해결이 안될 땐 타임아웃을 통해 행동을 멈추게 하는 방법이다. 아이들이 옳은 행동을 몰라서가 아니라 원하는걸 얻어내기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잔소리를 1절만 하는 것도, 감정을 다스려야 하는 것도 큰 인내심을 요구하는 일이다. 하지만 훈육과 양육을 하는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더 큰 감정싸움이 되지 않도록 컨트롤할 수 있기를 바란다. 청소년은 어떻게 다뤄야할지도 궁금해진다.

일시적으로 아이의 기분이 조금 상하더라도 자녀가 해야할 행동을 단호하게 요구하는 것은 훈육과 양육에서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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