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내 인생 반올림 2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송영미 그림, 조현실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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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과 표지의 뚱뚱한 소년의 슬픈 표정을 보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이 책은 표지의 소년의 이야기는내가 뚱보로 인해 겪는 인생가 비슷할 거라고, 표지의 뚱보소년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이 책은 프랑스 나라의 한 중학교 소년 벵자멩의 이야기다. 프랑스 학교라 한국 학교와 다른점이 참 많았다.하지만 뚱보라는 것으로 소외받고 차별받는 것만은 세계를 뛰어넘어 온 세계 뚱보들의 공감이었다. 주로 내용은 벵자멩이 클레르라는 아름다운 소녀를 짝사랑 하게 되면서 겪는 아픔, 슬픔, 기쁨 등등의 내용이었다.  

벵자멩이 겪은 것 처럼 나도 초등학생 시절 뚱보란 이유로 놀림을 받았다.  어린 나이때라 예민해서 한마디 한마디 가시박힌 말에도 쉽게 상처를 받았다. 그땐 뚱보라는게 죽을만큼 싫었고 뚱보인 내가 너무 미웠다. 또한 소심해서 조용했던 나 라서 더욱 놀림을 받고 무슨 소릴 들어도 한심하게 가만히 있었다.

나 또한 백화점에서 옷을 살 때 뚱뚱해서 하나하나 입어보며 사야했는데 도통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한참 걸어 다녀야했다. 정말 맘에들고 이쁜 옷은 사이즈가 없단 말에 실망했던적도 여러번이다. 맞을 것 같은 옷을 골라 갈아입어도 작아서 다시 갈아입어야되면 괜히 화가나 옷을 골라주느라 고생하는 언니에게 화낸다. 그래서 옷 사러갈때면 기분이 영 그렇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공감을 느낄 수 있을까. 다른 나라의, 다른 성별의 아이인데 뚱보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겪는 내용은 똑같을 정도였다. 그렇다는건 세계적으로 뚱보들이 겪는 소외감과 차별이 같다는 것일거다. 그래서 더 슬프다. 왜 우린 뚱보라는 이유만으로 적대시하며 차별하면서 소외시킬까? 그들은 뚱보의 심정도 모르는 주제에 가슴을 후벼파는 말을 한다. 그럴때마다 내가 뚱보라는게 서럽다.

이 책의 주인공 소년은 꼭 내 모습 같다...보통 사람이라면 아무렇게 않게 그냥 보겠지만, 나는 그냥 볼 수 없었다. 나 또한 뚱보였기에 소년의 심정을 그 누구보다도 이해할 수 있었다. 
벵자멩, 나도, 나도 그랬어. 나도 뚱보란 이유로 놀림받고 괴롭힘을 당했어..너 못지 않게 힘들었어.
소년의 모습속에서 지난 날의 내 모습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벵자멩이 실연으로 인해 겪는 아픔은 보는 내가 다 안쓰러웠다 잘못된 생각일지는 몰라도 정말 벵자멩이 뚱보라는 이유로 클레르에게 거절 당한 것 같다. 역시 뚱보는 뚱보끼리만 어울려야 하는 것일까? 나 역시 뚱뚱한 남자는 싫어하면서 뚱뚱한 나는 날씬하고 잘생긴 남자와 사귀었으면 하는 이기심이 들었다.

실연이후로 삶의 의미를 잃다가 소피 아줌마에게 고민을 털어내고 충고를 얻었다. 사랑하던 클레르와 친구가 되는 것. 처음엔 그래봤자지 싶었는데 둘이 서서히 친해졌다가 파티날 클레르가 벵자멩에게 키스를 했다. 아마 그건 벵자멩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일 것이다. 벵은  다음날 밥을 먹을 때 클레르와의 키스를 생각하며 처음으로 음식을 남겼다. 그리고 뱅자멩은 말한다. '의사들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을 빼는 유일한 비결은 바로 사랑을 하는 건데...' 정말, 사랑을 하게 되면 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이뻐지려하고 날신하게 보이고 싶어서 살을 빼는 것 같다.  과연 나도 사랑을 하게 되면 이뻐지고 싶어서 살을 빼려고 할까?

벵자멩의 행복한 모습에 내 절친한 지기의 행복을 보는 것 같아 나도 행복했다. 이 책은 정말이지 뚱보로서 살아가는 모습이 놀랍도록 실감나게 그려져 있었다. 나도 뚱보라 보는 동안 하나하나 다 공감이 되어 맞아, 나도 그랬었지 하며 맞장구 치며 유쾌하게 읽었었다.

클레르가 자신의 사랑을 반 받아들이는게 비만 때문일 거라고 지레 짐작하며 괴로운 시간을 보낸 벵자멩 이지만 비만이란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가에 대해 능동적인 태도로 해결한 건 존경스럽다. 그런 벵자멩을 본받아 생각을 바꾸어야겠다. 뚱보라는 이유로 모든걸 포기해야한다는 잘못된 내 생각을 깨우쳐 주었고 뚱보라도 이쁜여자와 사귈 수 있다는걸 책을 통해 톡톡히 알았다. 뚱뚱하다고 괴로운 인생은 아니구나. 봄빛 따스한날도 뚱보에게 올 수 있는구나.

이 책은 비만이라는 것을 다른 눈으로 보게 해주어서 성장기 청소년들에겐 참 좋은 것 같다. 뚱보란 이유로 고통을 겪는 청소년은 특히 이 책을 펼쳐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뚱보가 아닌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뚱보를 이해 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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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로켓
야마모토 유키히사 지음, 권남희 옮김 / 홍익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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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이다. 5학년짜리들의 얘긴데 문득 내가 5학년때가 생각났다. 우리반에서 공주집단, 범생이집단 등등 그런것과 우리학년에서 잘나가는 아이가 누구느니... 그런생각들이 머리속에서 스쳐지나갔다. 그땐 그런 애들이 대단한 애들처럼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런생각을 했다는게 웃음이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 시시한 얘깃거리지만 그 당시엔 그런 얘기들이 참 재미있었다.

가나코처럼 초등학생 아이들이 내가 초등학생때 처럼 학원을 여러군데 다니고 밤 늦게까지 학원에 있었다. 내가 초등학생땐 이젠 초등학생도 학원을 여러개 다녀야한다고 느꼈는데 역시나 중학생이 되니 에이~ 초등학생이 무슨. 초등학생땐 그냥 놀아도 괜찮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건 세대간의 똑같은 패턴이 아닐까? 고등학생이 되면 중학생들 학원 많이 다니는거 보고 중딩이 무슨, 중딩땐 그냥 놀아라는 말이 나온다. 나 역시 이젠 그런말을 할 나이가 되었다. 또 한 그 말을 믿고 정말 공부 안 하다가 봉변당했다. 그런 사람들에게 따끔하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중학생이 되어보세요 라고. 초등학생 역시 나에게 그런 생각을 가질까?아무튼 이런 모든것들이 딜레마되는 것 같다.

초등학생땐 감정에 대해 아직 미성숙해서 좋아한다는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는 거 같다. 이게 무슨 감정일까 하면서 서로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그리고 어른들이 애들한테 하는 말 처럼 어린것들이 벌써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나코는 초등학생때의 나와 달리 당당했다. 초등학생때 나는 무척 소심했고 말도 잘 하지 못했었다. 당당하고 할 말 다하며 남학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때리는 가나코는 초등학생때 내가 이상했던 존재상같다. 내용 중 어떤 아이가 가나코에게 뭐라하자 가나코는 우리 아빠는 돈을 횡령하지 않았어. 그건 오해야 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런 가나코의 할 말 다 하는 당당함이 부럽다.  지금 돌이켜보면 왜 나는 가나코 처럼 행동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감도 들었다.

- “내 미래에 박쥐(고모리)가 있었으면 좋겠어. 박쥐(고모리)가 없는 인생은 생각할 수 없어. 외로워, 외로워서 견딜 수 없어. 외로운 건 싫어. 그러니까, 부탁이야” - p247

마지막 부분에 고모리가 이사가게 되어서 지하철역에서 헤어질 때 가나코가 이렇게 말할 땐 내가 더 쑥쓰러워서 꺅꺅 거렸다. 초등학생이 어디서 이런 말을 배웠을까...드라마를 많이 봤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속으론 흐뭇했다. 미래에 가나코와 고모리가 꼭 만나서 어린시절의 순수한 감정을 가지고 다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그 땐 훨신 더 성숙한 사랑을 하겠지? 오랜만에 어린시절을 돌이켜보고 순수한 감정을 느낀 책 읽어볼 수 있었다. 유치하다고 느낄 수도 있었지만 과거를 회상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작가는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글을 풀어내었는데 잘 쓴 것 같다. 특히 아, 나도 그랬었지 라며 과거를 회상할 수 있었던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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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러브 유 - Everyone Says
이미나 지음 / 갤리온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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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그남자 그여자의 작가 이미나씨가 쓴 새책이라 책을 보기전 기대감으로 설레었다. 그남자 그여자 책도 읽어보지 않은 주제에...이미나 작가의 책은 특이하다. 짧은 내용들이 빽빽하게 있고 한 내용이 끝나고 한 두사람의 독백이 나온다. 처음엔 그런 전개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이상하다 느껴졌지만  내용이 끝나고 주인공들의 마음상태를 알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내용하나, 독백하나. 이젠 내용이 끝나면 이제 이 사람의 마음상태를 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역시 익숙함이란 무섭다.그리고 내용마다 귀여운 그림이 삽입되어있어서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었고 글만보는 피곤함을 덜 수 있었다.  

한 때는 서로 사귀었던 남자와 여자가 있는데 남자는 이미 여자에게 마음이 떠났고 여자는 여전히 남자에 대한 열렬한 사랑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었다. 무관심한 사랑. 상대에게 무관심하다는건 가슴아픈일이다. 문득 노래 제목이 떠올랐다. 해바라기도 가끔 목이 아프죠 라는 제목이었는데 그게 동희에게 딱 어울렸다. 성재라는 한 우물만 팠던 바보같은 동희..곁에는 늘 한결같이 십년동안 자신을 사랑해준 남자 동욱이 있었는데 몰랐다. 동희는 바보.

이미 동희에게 마음이 떠난 성재를 잡고 구차하게 질질 끄는 동희는 보고있는 내가 더 답답했다. 내가 동희였다면 이미 마음이 떠난 성재를 속 시원하게 차버릴텐데. 구질구질하게 왜 질질끌까. 사랑이 뭐길래. 나 라면 이런 사랑은 하지 않을텐데...

사랑에 대한 집착, 왜? 무엇때문에 사람들은 동희처럼 떠난 사랑에 집착을 할까. 물론 이런말을 하는 나는 사랑을 해보진 않았지만.....

책을 읽으며 부러웠던 점은 동희네는 이모가 있어서 늘 가족처럼 지냈다. 우리 외가쪽엔 엄마와 엄마밑으로 삼촌만 둘이라 이모가 없어서 이모있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우리집은 이모만 둘이니 커서 내 아이는 이모없어서 부러움을 안 타겠지? 그런데 이번엔 삼촌이 없어서 삼촌이 있는 아이를 부러워할 수도 있겠다..

- “뭐 먹고 시은 거 없어? 필요한 건?”

나는 계속 물어보는데 그녀는 계속 없다고만 대답합니다. 차라리 그녀가 대단한 걸 바라면 좋을 텐데...영화에서처럼 미친 듯이 택시를 타고 서울에서 강릉까지 달려가는 일,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다고 하면 바다로 데려가 주는 일, 산속에서 갑자기 초밥이 먹고싶다 하면 산길을 데굴데굴 굴러 내려와 기어이 초밥을 사다 주는 일, 나는 다 해 줄 수 있는데..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말할 거면 힘이라도 내면 좋을 텐데 이렇게 해파리처럼 얇고 맥없는 얼굴을 하고선 괜찮다고, 친구는 이래서 좋은 것 같다고.. - p87

이렇게 자상한 남자를 두고 동욱보다 못한 옛남자 때문에 끙끙 앓는 동희가 한심하다. 그 사람이 당신에게 뭔데....동욱이 마음 아파하는 모습에 내 가슴도 아프다. 상처받는건 사랑하는 쪽일까.

동희처럼 더 사랑한 사람이 더 아프고 슬픈 법일까? 그런 생각을 하니 나는 겁쟁이라서 사랑을 하게 되면 조금 덜 사랑하고싶다.

동희가 전화하면 언제나 받고 부탁, 원망, 울음소리 다 들어주고 부르면 언제나 달려나가는 동욱같은 남자가 정말 있을까? 동욱처럼 자상한 남자는 정말 있을까? 그런 사랑을 받으면서 동욱의 사랑을 깨닫지 못하는 동희가 답답하다. 둔탱이 동희.

결국 헤어진 성재 생각을 끊은 동희는 변화한다. 동욱과도 잘 되는 것 같다. 나중에 동희의 소중함을 깨달은 정재는 동희에게 더욱 잘 해줄 것이라 마음먹고 전화를 걸어보지만 동희는 무시한다. 속이 다 시원하다. 그러게 있을때 좀 잘하지! 동희와 동욱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동동커플 화이팅!

책을 본 소감은...여지껏 사랑을 못해본 나 인지라 그렇게 공감이 가는 책은 아니었다. 실연의 아픔, 멀리있어도 보고싶은 사람. 이런 건 어떤 느낌일까, 글세...그저 내겐 건너편 강의 상황같았지만 그런데로 잘 보았다. 어른들의 일상을 훔쳐본 기분이다. 20대의 중반을 달려가는 언니에게 이 책을 슬며시 권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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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바이올린
진창현 지음, 이정환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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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려 읽고 싶었던 책인데 내게도 읽을 기회가 왔다. 사실 책은 받았지만 한 참 후인 어제에서야 책을 펼쳐서 보게되었다. 그런 나는 참으로 괘씸하다. 그저께 아주 조금만 읽고 어제 4시간동안 이 책에 이끌리듯한장 한장을 읽어치워나갔다. 진창현 선생님의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엄청난 인생이 담겨있는 책이라 읽어가면서 가슴속에 존경심을 비롯해 감탄, 뜨거운 감동 등이 내 가슴속에 쌓여갔다.

우선 목차는 바이올린의 현으로 4현으로 인생의 막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그 밑에 자잘한 제목들이 있었다. 제1현, 제2현, 제3현, 제4현 이런식으로..바이올린을 사랑하고 제작하는 사람의 인생 스토리라 막의 제목도 독특했다. 아니, 오히려 그의 인생에 어울리는 제목이었다. 나는 현으로 표현한 인생의 제목이 꽤 마음에 들었다. 

이 분의 어린시절은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얘기를 해주듯이 편안했다. 그 모습을 상상하는동안 평화로운 느낌이 들었다. 순진무구한 진창현 할아버지의 어린시절...진창현 할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마음이 여렸던 것 같다. 강가에서 작은 은어를 잡는 것 만으로 그 은어들도 나처럼 몸이 약한 녀석이 아닌가 하고 동정심을 느끼고 은어에게 자신의 모습을 겹쳐 생각하면서 은어를 불쌍히 여겼었다. 그 모습에 이 분은 마음이 참 따스하고 여린분 같다. 라고 확신했다. 줄곧 어머니에게 들었던 옛날 시대를 글로 읽으면서 상상해보니 묘한 느낌과 그리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옛날의 여성들은 아들을 낳지 못하면 내 쫓기는 현실을 대충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접하니 마음아팠다. 진창현 할아버지의 어머니도 옛날 시대의 그랬던 여성 중 하나였고 하나뿐인 아들이라 소중한 존재였다. 진창현 할아버지의 어머니는 마음이 너그러우시고 아들을 감싸주시는 든든한 지원군 이었다. 그 모습을 보면 향수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행동이 겹쳐져서인가...한국의 모든 어머니는 공통점이 있다. 어떤 어머니를 보더라도 자신의 어머니를 보는 듯한 기분에 그리움이 생긴다. 혹시 나만의 생각일까?

진창현 할아버지가 바이올린과 첫만남을 가지게 된 것은 약장수가 약을 팔기위해 바이올린을 연주했을 때 라고한다. 그 당시 처음으로 듣는 아름다운 선율에 약장수가 올때마다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연주를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하숙했던 아이카와선생에게 바이올린을 조금 배우고...몇년뒤 일제시대때문에 한국에서 중학교를 다니기 어려웠기에 일본으로 건너가 야간학교를 다니셨다. 배움을 위해 힘들더라도 일을해서 학교를 다니는 당시의 학생들의 모습은 현재의 학생들과는 엄청난 차이가 났다. 요즘의 학생들은 학교 가기 귀찮아, 그만두고 싶어 라는 말을 서슴치 않게 뱉고 열심히 배우려고 하지도 않는다. 거의 학원에 의지해서 다닌다. 정말 딴판이지 않는가. 옛날엔 하나라도 더 배우기위해 학교를 열심히 다녔는데..지금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을 보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노동을 하면서 메이지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막노동을 하면서 근근히 살아갈때 이 대학의 교수의 바이올린 강의를 듣고 어린시절 바이올린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바이올린을 제작하기로 결심하도록 계기가 된 강의였다.  대학시절의 린타쿠 이야기에서 미군들이 서로 자신을 차지하려는 이야기는 꽤 재미났다. 린타쿠란 인력거와 똑같다고 보면 된다. 어느정도 영어를 구사할 줄 알았던 진창현 할아버지는 미군들에게서 인기가 많았다. 진이 아니면 안된다고 하는 미군들을 보고 왠지 내가 더 기분이 좋았다.

산골마을에서 건설회사의 막노동을 하며 돈을 벌어 판잣집을 만들고 바이올린을 본격적으로 제작하고 연구하는 부분에서 두근두근 거렸다. 이제 바이올린을 제작하려고 하는구나! 그 전에 바이올린을 만들거라는 일념 하나로 노동을 반복하며 살아온 인생이 드디어 진가를 서서히 발휘 하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바이올린을 제작할때 한번에 멋진 작품이 나오기란 어려웠다. 쉬운게 아니었다. 몇번의 만들어보면서 기술을 터득해야했다. 바이올린을 만드는동안 고물상의 딸과 여러번을 만남들 가지다 결혼하게 되었다. 나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다. 옆에서 지켜봐주고 격려해주는 존재로 인해 진창현 선생님이 더욱 발전 할 수 있었다. 동반자라는 존재가 곁에서 엄청난 힘이 되어줄 수도 있구나..

- “이 집에 정신병자가 살고 있다며?”

- “어머나, 무서워!”

- 그리고 재빨리 도망친다. 물론 아이들만이 아니다. 좁은 마을에서는 소문은 즉시 퍼져나가 마을사람들 전체가 길에서 나를 만나면 대놓고 말하지는 않아도 눈을 흘깃거리거나 비웃음을 흘렸다. 정신병자 취급을 받은 나는 그때마다 고독감을 느끼며 슬픔에 젖었다. 인간이 인간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지만 결국 그런 고통을 잊도록 해준 것도 바이올린 소리였다. 새롭게 제작할 때마다 소리가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것이 유일하게 내 마음을 지탱해 주었다. - p195

타국에서의 외로운 생활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슬픔에 젖었다는 부분에서 눈물이 나올정도로 안타까웠다. 아는 이 하나없이,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기란 어렵다. 오직 바이올린만이 자신을 위로해주고 즐겁게 해 주었을만큼 바이올린에 대한 사랑이 컸다. 글을 읽는동안 그 사랑이 짜릿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진창현 선생님이 1976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국제 바이올린, 바올라, 첼로 제작자 콩쿠르에서 6개 부문 중 바이올린 세공, 비올라 세공과 음향, 첼로 세공과 음향부분 5개 부분에서 금매달을 획득했다. 6개중 5개나 금매달을 획득했다니...놀라웠다. 내가 상상으로만 생각해보았을 그런것을 실제로 획득한 사람이 진창현 선생님이다. 나는 5개를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청춘을 바이올린에 대해 바쳤고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보다 나은 바이올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셨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서 금매달을 획득하고 전 세계 다섯 명박에 없는 ‘무감사 마스터메이커 제작자’중 한명으로, 동양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제작하는 바이올린 제작의 제 일인자가 되었다. 멋지다....아무런 지식없이 바이올린에 대한 애정하나로 열심히 만들어 기술을 쌓아왔는데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이렇게 멋진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분의 노력과 인내에 큰 박수를 치고싶다.

진창현 할아버지의 바이올린은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서 피나는 노력을 했기 때문에 다른 바이올린 과는 다른 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것같다. 진창현 할아버지만의 특별한 아름다운 음색이라던지...열심히 만드려고 노력했으니까 이렇게 좋은 음색을 내는 것 같다.

내겐 생소했던 바이올린 이야기 이지만 진창현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면서 점점 익숙한 존재로 바뀌었다. 진창현 선생님께 익숙한 존재인 만큼 내게도 바이올린이 익숙한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다고 바이올린을 배우거나 할 것은 아니지만...지금도 살아계신분이라 만나뵙고 싶다. 하지만 일본에 계신지라 만나기가 어렵다.....아쉽다. 내가 어른이 되어 만나려면 이 분은 돌아가실것만 같은 생각이든다. 언론에서라도 지켜볼 수 있도록 오래오래 사시면서 명 악기들을 많이 만드시길 바란다.

이분의 인생은 하나라도 부족한 점이 없다. 손색이 없을만큼 멋진 인생을 살아오셨다. 이 위대한 인생을 책으로 읽게 되어 영광스럽다.

에필로그에 그분이 한말 중 깊게 와닿은 말이있다. 자신이 몸소 실천한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 아무리 결과가 보이지 않는 희망일지라도 정열을 가지고 진지하게 도전하여 끈기 있게 지속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길이 열린다는 사실을 여러분에게 메시지로 남기고 싶다. -p339

라고 하셨다. 이말을 왠지 믿고싶다. 그러나 나는 못할거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진창현 선생님의 인생기를 보면서 확실히 보이지 않는 희망이라도 정열을 가지고 진지하게 끈기 있게 지속한다면 반드시 길이 열리는 것을 봤지만 나는 못할 것 같다. 그러나 못할 것 같지만 내가 이런상황에 놓였다면 이 말을 되새겨 한번 실천 해 보고 싶다.

-조선인 이라면 말조차 붙이지 못하게 했던 그 시절 내게는 ‘조센징’ 이라는 거북이 등짝지 같은 사형수의 수인번호보다 더한, 낙인을 지고 다녀야 했다.

바이올린 제작 기술을 사사박으려 해도 내게는 누구 하나, 반겨주는 일본인 제작자는 없었다.

부는 바람에 귓볼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추운 겨울 산골짜기 외딴 기차역에서 바깥보다 더 냉기가 도는 칠일 밤을 지내며, 나는 언 몸보다 더한 민족의 설움에 차마 울어 보지도 못한 채로 목 안으로 삼켜야 했다.

한국인도 아닌 조센징으로 개만도 못한 쓰레기 신세로 대접아닌 처분을 기다리면서도 내게는, 바이올린을 내 손으로 만들어내고야 만다는 하늘의 소명이 있었다. - 뒷 책갈피

세계적으로 위대한 장인의 인생...쉽게 안 만들어진다. 위의 글처럼 저런 아픔과 고통 슬픔을 겪어보면서 성장하는것이다...저런 인생을 겪었기에 실력이 쌓이고 인생의 경험자가 된다. 전쟁이라는 안 좋은 상황에서 최악의 조건을 가지고 있던 진창현 선생님의 서러움은 글에서 가슴 찡하게 다가온다. 가슴이 아리다....한국인 이라는 이유로 여러군데를 찾아다니다 결국 스승을 못 만나고 혼자서 기술을 터득하게 되었다. 이것이 마음아팠다. 이런 경험이 훌륭한 사람이 되는데 토대가 되어 지금은 무감사 마스터베이커 제작자 중 한명으로 불린다. 젊을 땐 고생이지만 지금은 젊을때의 고생이 뒷받침해주어서 바이올린 하나를 팔더라도 엄청난 가격으로 팔리니까 이젠 고생을 하지 않으셔도 되고 인생을 편하게 사실 수 있으실 것 같아 흐뭇하다.

책을 다 읽고 뜨거운 감동이 끊임없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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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기의 기술 (양장) - '이번만큼은 꼭 목표를 달성하려는 사람!'을 위한
이시다 준 지음, 김은하 옮김 / 북돋움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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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기계발을 싫어하는 나인지라 이 책에 손길이 쉽사리 가지 않았다. 몇 주를 미루어오다 결국 읽게되었는데 아니, 이게 뭐야. 너무 잘 읽힌다. 술술 넘어오는 책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자기계발서와는 차원이 다르다. 와우! 놀라워하며 순식간에 해치웠다. 하루만에 책을 다 읽기란 처음이다. 그만큼 이 책이 내게 친근하게 다가왔고 쉽게 느껴졌다.

우선 실패한 사람들의 사례를 에피소드로 처음에 내세운다. 그 책을 읽고 무척이나 공감이 갔다. 나도 그렇게 실패한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보면서 그래, 맞아! 내가 이랬었지..라며 맞장구쳤었다. 그리고 왜 실패하는지 알려주고 서서히 기술을 알려주고 터득하는 방법, 마지막엔 앞에 에피소드로 나왔던 사람들의 성공한 이야기가 나왔다. 에피소드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성공했는지 나왔을땐 나도 저 사람들처럼 저렇게 할 수 있다. 그래, 나에게도 희망이 있어라며 생각했다. 그것이 자극이되어 내 의지에도 불태웠다. 

저자의 쉬운 설명과 가벼운 마음으로 한장한장 넘길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런 자기계발서를 찾아내야 진정한 책을 찾아냈다고 할 수 있다.  어제만해도 이 책을 읽을생각에 한숨을 쉬며 자기계발서냐..라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펼쳤는데 큼직한 글씨와 순식간에 빨려드는 책의 마력을 톡톡히 느끼고 자기계발서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환호성을 질렀다. 이제까지 내가 읽어 온 자기계발서는 다 거짓같다. 끈기의 기술만이 진짜 자기계발서라는 느낌이 든다.

이전에 읽었던 자기계발서들을 생각해보면 머리가 아프다. 나는 그 책에 나오는 것을 터득하기 힘들었고 어려웠다. 반면, 이 책은 딱 두가지만 제안한다. 생각해보면 원리는 쉽다. 일상속에서 두가지만 지킨다면 목표달성을 이룰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멋진 생각인걸? 이 전에 읽었던 자기계발서들은 느낌은 그닥 좋았지만 나에게 실천의 의지를 이루게할 무언가가 부족했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자기계발서들을 보고 1% 빠졌던 느낌이 이 책에는 있었다.

덕분에 내일부터 살빼기에 관한 본격적인 계획짜기를 실시하게 되었다. 실로 1년만의 느낌이다. 작년 이맘 때 살을 빼는 것을 목표로 운동을 했었는데 그것이 점점 귀찮아져서 하루 이틀 빠지면 자신에게 변명(괜찮아, 내일 두배로 하면되, 하루 빠지는게 뭐어때서 등등..), 자기 합리화로 스스로를 위로하다 결국 그만둬서 실패했다. 그런데 다시 그때의의 마음으로 돌아가게 해준 이 책으로 인해 오랫만에 살빼기에 전념하게 되겠다. 에피소드에 나온 백장미처럼 나도 끈기의 기술을 참고로 열심히 운동 해 보아야겠다.

끈기의 기술??  여러분은 그 기술이 어떤 기술이 궁금하지 않는가요? 그렇다면 읽어보세요! 앞으로 종종 살빼기 의지가 부족해질때마다 이 책을 다시 손에 집어야겠다. 내가 원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게 되어서 이 책을 다시 손에 들 날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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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2007-03-26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매화님 리뷰 보고 저도 끈기의 기술 전수받아볼랍니다.
그리고 나서 나도 다이너트 다시 돌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