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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이면 청소년 현대 문학선 18
이승우 지음 / 문이당 / 2005년 11월
품절


그러면 이제 안녕, 내 치욕의 시간들이여. 다시는 너에게로 돌아가지 않으리...-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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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미드 English ① 젊은이들의 일상회화 - 표현 하나를 들으면 대답 세 개가 보이는
이충훈.황혜진 지음 / 이비톡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회화실력이 너무나 비루한 나.... 그저 그렇게 살아가다 어느 날 외국 친구와의 채팅을 하다 대화를 하고 싶었고 그러기엔 나의 회화실력이 무척이나 딸린다는 사실을 깨닫곤 회화공부의 절실함을 알았다. 지금 회화를 늘려놓으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 직업에서도 유리하며 대학에서도 유용할 것이고 영어를 잘한다는 건 여러모로 편하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수많은 회화 책들이 쏟아져있다. 그 중에서 내가 원하고 나에게 알맞은 책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우연히 추천을 받고 인터넷서점에서 봤는데 그 책과 비슷한 분야의 책으로 1+3미드 잉글리시 이 책이 링크돼있었다. 그렇게 나는 이 책과 만났다. 처음엔 심드렁하게 봤었는데 미리보기로 훑어보고 책 구성을 본 순간 뾰옹! 하고 반해버렸다. 총 3권짜리였고 1권은 젊은이들의 일상 회화로 청소년 미드 속 대사들이 등장했었다. 그때 내가 가십걸에 한창 빠져있을 때라 그 책에 가십걸 또한 포함돼 있었기에 더욱 친숙했고 가깝게 느껴졌다.

 


책을 주문해서 실제로 보았을 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았다!

에피소드 1,2,3,4~ 등등 이렇게 구성돼있고 대사 6개에 각 대사마다 3개의 대답이 있었다. 아하, 그래서 1+3 미드 잉글리시구나! 표현 하나를 들으면 대답 세 개가 보이는!

 

대사들도 일상생활에서 쓰일법한 것들이어서 실용성 100%였다! 게다가 일상에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지루하지도 않았고 대사들 아래에는 뜻 풀이도 있었고 한 번 공부하고 1에피소드가 끝나면 리뷰라는 한 바닥 정도 대사 답변이 있고 그날배운 대사는 비워둬서 다시 적으며 기억을 되새기는 역할을 했다 1차적으로 리뷰가 끝나면 2차로 맨 끝에 한글표현에 영어로 표현적기로 2번 꼼꼼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한 미드의 에피가 다 끝나면 대화 속 필수 회화 패턴 복습하기 코너가 마련돼있었다. 중요한 내용만 기억할 수 있고 잊혀질법한 기억을 다시 살릴 수 있었다. 복습할 기회가 많아서 기억에서 쉽사리 잊혀 지지 않았다.

 


공부하는 순간들이 정말 즐겁다! 에피를 공부하며 마치 내가 주인공 처럼 대사를 내뱉고 친구들과도 서로 대사를 말하며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다. 지루하지 않는 원동력은...바로 일상 회화라는 점이다! 나는 학생이라 내 나이 때에 쓰일만한 표현들이 많아서 공감대도 느꼈고 여기서 쓰였던 대사들을 미드에서 확인하는 순간이란..!

 


어쨌든! 책은 내 맘에 쏘옥 들었다. 2권과 3권의 내용도 궁금하다~~

즐겁게 공부 할 수 있는 1+3 미드 잉글리시 요즘 회화공부가 정말 즐겁다.

회화공부에 지치고 싫증난 당신에게 아낌없이 강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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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할레드 호세이니의 책은 이번이 두 번째로 읽는다. 작년에 <연을 쫓는 아이>를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았는지라 단번에 그의 팬이 돼버렸다. 그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첫 작품이라 다음 작품은 얼마나 기다려야하나 싶었는데 올해 말, 그의 작품이 출판됐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었다. 보고 싶었던 작가가 후작을 들고 왔기에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이번 작품 또한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전개 되는데 두 여자의 이야기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마리암은 열다섯 어린 나이로 마흔 다섯의 구두장이 라시드에게 팔리듯이 시집을 간다. 강제로 하게 된 결혼이었지만 남편의 다정함으로 버림받은 상처를 조금씩 치유해가던 마리암,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계속되는 유산과 시간이 지날수록 폭력적인 본성을 드러내는 남편 라시드의 구타로 그녀의 삶은 끔찍해진다.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삶, 그렇게 마리암은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이 모진 세월을 견뎌낸다. 전쟁으로 인해 옆집에 폭탄이 떨어져 지식인의 딸인 열세 살짜리 소녀 한 명만 살아남는다. 소녀의 이름은 라일라. 라시드는 소녀를 구하고 마리암과 함께 돌봐준다. 가여운 아이를 돌봐준다고만 생각했던 마리암과 달리 평소 라일라의 아름다운 외모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라시드는 그녀를 둘째부인으로 삼는다. 지식인 부모를 가졌고 사랑하는 연인도 있는 라일라였지만, 부모의 죽음과 뒤이은 연인의 사망 소식, 그리고 자신의 뱃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연인의 아이 때문에 라일라는 라시드와의 결혼을 받아들이고 만다. 결혼 후, 라일라는 뱃속의 아이를 라시드의 아이로 속인 채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전쟁은 그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

 

전작 <연을 쫓는 아이>가 주인공이 전쟁을 피해 외국에서 살았다면 이 책은 주인공이 그 나라에서 몸소 전쟁을 겪는 내용이라 전쟁의 참혹함이 적나라하게 들어났고, 호소력이 강하다. 게다가 그 책은 소년의 성장과 죄의식에 관한 내용이 대다수였다면 이 책은 전쟁 자체가 내용이 대다수다. 실제로 전쟁을 느껴보진 못했지만 작가가 자신이 살았던 시대에 겪었던 전쟁을 경험으로 써 나갔는지라 전쟁의 흉포함은 훨씬 충격적이었다.

 

국민들을 생각이라곤 눈곱만큼도 하지 않는 탈레반들의 이기심에 화가 났고 그 나라의 문화를 내가 관여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여자들의 삶이 옛 조선의 여자들의 삶보다 더욱 하등 시 됐고 남편의 폭력에도 그저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는 아프간여인네들의 비애가 몸소 느껴졌었다. 여자들에겐 결코 피할 길이란 없는 나라.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마리암과 라일라가 남편의 폭력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은 측은하기도 하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그 나라의 잘못된 의식으로 화가 났다. 아프간 여인들의 삶은 불공평한 것 같다. 여자들에겐 인권 따윈 없는 나라. 그래서 더 슬픈 나라.

 

책 표지에 두 여자의 아름다운 우정이라기에 중반주 까진 책을 읽으며 왠 우정일까? 싶었는데 결말까지 보고 난 후 아, 그제 서야 두 여자의 찬란하디 찬란한 우정이란 말에 동감할 수 있었다. 정말이지...가슴 찡한 우정이다. 한편으론 마리암이 살아온 인생이 더 행복해지지 못해 끊어져 안타깝기도....마리암의 희생으로 라일라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옛 연인과 재혼하여 자신의 불쌍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그들은 행복하지만 나는 울어버렸다. 마리암의 희생이 생각났었다.) 줄곧 읽는 동안 주인공을 비롯해서 아프간 여인들의 비참하고 불공평한 생활에 분개하며 한숨을 몇 번이나 쉬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살더라도 결말엔 주인공들이 행복해져서 화선지에 물이 스멀스멀 스며들 듯, 내 가슴도 함께 그렇게 스르륵 스며드는 가슴 벅찬 감동이 느껴졌다.

 

내가 이렇게 평화롭게 책을 읽는 동안 아직도 지구촌 어디엔가는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1세기가 왔건만 전쟁은 여전하다.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아프간을 비롯해서 아직도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에스파냐, 미국과 이라크에선 책에서 나온 전쟁 장면이 실제로 나오겠지. 비로소 전쟁이 어떤 것인지 실감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쟁의 흉포함에 시달리는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어서 전쟁 없는 행복한 나라가 찾아왔으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대부분 이슬람 문화에 대해 해박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와는 먼 나라이고 교류가 활발한 나라가 아니므로 일본이나 미국만큼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저 이슬람 종교이고 여자들이 히잡을 쓰고 다닌다는 사실밖에...나 또한 <연을 쫓는 아이>를 읽을 땐 그랬으나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치 아프간이 친근한 나라같다. 다시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으니 이젠 아프간 문화에 대해 알고 있다 자부해도 좋을 정도로 소설 배경 속에 묻어나온 아프간 문화 지식을 많이 섭렵했다. 멀고 낯선 나라를 단번에 나와 가까운 나라로 만들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책의 힘은 놀랍다. 그 나라에 대한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좋은 인상을 받고 그 나라에 친근감을 비롯한 애정을 가질 수 있다니. 앞으로 아프간에 더욱 지대한 관심을 가질 것 같다.

 

호세이니의 전작과 후작을 비교하자면, 나는 연을 쫓는 아이가 더 괜찮았던 것 같다. 이 책처럼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비참해지고 슬픔 삶은 가슴이 미어지기 때문이다. 가슴이 너무 아파서 읽지 못하겠다. 그렇게 산전고수를 겪은 탓에 마지막에 주인공들이 행복해지는 장면은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이 감정이 생길 수 있는 과정을 읽고 있는 건 너무 힘들다.

 

책을 읽으며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가,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서로를 의지하고 격려해주며, 나는 상관없이 친구가 더욱 행복하길 바라고 선뜻 자신이 희생할 수 있는 우정....아, 생각하기만 해도 가슴 벅찬 우정이여. 주인공들의 자세에서 많은 걸 배웠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기를 바라며 마음속으로 천 개의 찬란한 태양 같은 그녀들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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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쿠호오 이야기 - 규슈 지쿠호오 탄광을 중심으로 한 격동의 민중사, 평화교육시리즈 03
오오노 세츠코 지음, 김병진 옮김 / 커뮤니티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 시대 국권 강탈로 일본의 통치하에 살았다는 것은 대부분 다 알 것이다. 토지조사사업으로 우리나라의 영토를 40% 가량 일본인에게 억울하게 빼앗기고 인권 따윈 전혀 없는 노예 같은 삶을 살며 한(恨)의 세월을 보냈었다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토지조사사업 같은 비열한 방법으로 영토를 빼앗아 일본인에게 나눠주며 일본에서는 못살던 사람들은 한국에 와서 단번에 농장의 대지주가 되어 떵떵거리며 잘 살게 되었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민족이 일제강점기 시대에 노예처럼 살았던 시절 일본은 배 뜨시게 먹고 떵떵거리며 잘 살았을 줄 알았다.

 


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태어났으리라. 이 책은 큐슈 지쿠호오 탄광을 중심으로 한 격동의 민중사이며 조선인 탄광 노동자의 삶과 애환을 담은 책이다. 책 내용은 두 바닥 중 한 바닥은 그림, 한 바닥은 글로 된 형식인데 글 밑에는 일본어로 같은 말이 적혀있다. 그림으로만 읽으면 지루했을 것 같았으리라 생각되었다. 그림이 있었기에 글만 보았더라면 한계가 있었을 내용을 좀 더 수용할 수 있었고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글로 상상했던 것을 그림으로 참 잘 그려주었다.

 


우선 반으로 나뉘어 전반부는 일본 지쿠호오 탄광마을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탄광마을은 일본의 경제기반이 되어주었건만 외면 받고 월급도 쥐꼬리 같아서 겨우겨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게다가 위험한 곳이라 탄광을 캐다 펑 하고 가스나 폭탄이 한 번 터지면 몇 백 명이 목숨을 잃는 게 허다했던 위험한 일이었다. 책을 읽으며 이 시대 땐 우리나라도, 일본도(소수만) 참 많이 힘들었구나 생각되었다. 좀 더 많은 이해를 돕기 위해 간간이 사진자료가 첨부되었는데 막장 작업 장면이라는 사진이 있었는데 갱 안의 온도가 무척 높아서 거의 벗다시피 하면서 일한 모습이었다. 사진엔 한 중년의 여성과 아저씨가 탄광을 소쿠리에 담아 나르는 모습이었다. 그 사진을 보는데 사진을 보면서도 웃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에 코끝이 찡해졌다. 그 모습이 조선인 노동자의 모습과 겹쳐서일까...

 


중간을 넘어 일제 강점기 내용이 나왔다. 당연히 그 이야기엔 일제강점기로 인해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 노동을 했던 조선인들의 애환의 삶도 엿볼 수 있었는데 역시나 상상했던 대로 한국인은 일본에서 차별된 대우를 받으며 억울하게 살아갔다. 그것은 같은 한국인으로써 분통터지고 언제 봐도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 시대의 이야기에도 사진자료가 나왔었다. 학대받은 조선인 토목노동자들이 서있었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몸에 서너 군데는 상처가 있었다. 배, 얼굴, 등 곳곳에 크고 벌건 상처가 눈에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꽤나 되었다. 그 상처는 마치 나의 상처가 되는 것처럼 가슴이 쓰라렸다. 그 시대에 태어나 살아가던 사람들은 참 많이 슬플 것 같다. 새삼 내가 지금 살기 좋은 시대에 태어났다는 것에 감사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일본과 한국 두 나라의 민중사를 읽으며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고 그 이면을 알게 되었다. 평화 교육 시리즈로 나온 책인데 시리즈 의미에 맞게 잘 나온 것 같다. 책을 읽기전의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부디 이 책을 읽고 바로잡길 바란다. 책을 읽은 지가 한참 됐건만 이 글을 쓰며 가슴이 자꾸만 먹먹해진다. 기분이 평탄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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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전부를 눈물로 채워도...
백선경 지음 / 징검다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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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아들고 책 제목을 보았을 때, 무슨 기구한 운명이 있길래 삶의 전부를 눈물로 채워도 라는 가슴이 아릿해지는 제목을 갖게 된 것일까. 더불어 투명한 코팅으로 눈물자국이 책에 쏟아져 있다. 내 짐작상으로는 왠지 이 책이 슬플 거 같다는 기분이 든다. 책 표지 뒷부분에 삽입된 책 내용을 보자니 한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인 듯 싶기도 하고...

 

어린 시절 조팝나무 아래서 만난 소녀 미현과 소년 태욱은 그 첫사랑의 추억을 잊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서까지 간직한다. 세상이 좁게도 대학에서 그들은 다시 재회하게 되어 이런저런 얘기가 이어지다 결혼하여 두 아이를 낳게 된다. 여기까진 그들이 만나 행복한 삶이 그려지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태욱이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되어 그들의 평온한 일상은 깨진 거울처럼 금이가고 파편이 날리며 깨지게 된다. 가난한 생활속에서 아내이자 어머니인 한 여자 미현은 어떻게든 남편을 살리려고 이것저것 안 해본 일이 없다. 보험 외판원, 파출부, 막노동 등 결국 삶의 밑바닥까지 다다르게 된다. 오로지 남편을 살려 아이들 곁으로 보내려는 의지와 희망 하나로 비참한 삶속에서도 희망을 가진 그녀였다. 화사한 웃음을 지으며 순결한 한 떨기 꽃과 같았던 여자가 한 순간 진한 화장과 몸을 드러내는 옷을 입고 짙은 웃음을 내뱉는 여자로 변해버렸다. 책을 읽으며 이 여자의 인생이 무척 슬프게 느껴졌다. 여자는 참 바보같을 정도로 자신을 희생시켜 가족을 부양한다. 공부에 욕심이 있어 더러운 창부 엄마의 돈이라도 좋으니 제발 학비를 보태어 달라는 아들, 엄마가 창부라는 사실이 알려져 등을 돌린 친구들에게서 상처를 받고 15살의 나이에 가출해 거리를 방황하는 딸, 쾌유는 되었지만 아내를 외면하는 남편. 모든것은 여자가 희망하던 삶이 아니었다. 모든게 뒤틀어져있다. 그동안 이들을 위해 자신의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악착같이 돈을 벌던 여자가 가엾고 애처롭게 느껴진다. 이 여자는 무엇을 위해 여태까지 살아온 것일까. 참 기운빠진다. 보는 사람인 내가 숨이 탁탁 막혀온다. 책을 읽으며 한숨 쉬었다 다시 읽고를 반복했다.

 

아들과 딸에게 짓밟히고 폭행을 당해도 어머니라는 모성때문에 자식에게 매달리는 부분은 어찌 자식이 저리도 모질수가 있을까. 그러면서 아들은 어머니에게 돈을 요구한다. 도대체 가족이 뭐길래... 어미가 뼈빠지게 일해서 학비를 보태어주어도 과연 아들은 어미를 부양할까? 한 몸 다바쳐 부양해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냉소와 차가운 눈길, 멸시뿐이다. 따뜻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모든게 모순에 가득차있다. 기가 막힌건 시어머니의 태도였다. 남편이 아직 병실에 있을 때는 며느리를 질책하지도 않고 아직 아내로서의 의무를 다 해달라며 조용히 말을 건네고 사라진 시어머니가 남편이 건강하게 퇴원하자 돈만 요구하고 뻔뻔스럽게도 그녀를 몰아세웠다. 사람이 바뀌는 건 한 순간인가보다. 미현이 신혼시절의 시어머니와 현재의 시어머니는 전혀 달랐다. 그때를 생각하면 사람이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나 하고 오싹해진다.

 

책을 읽지 않고서는 이 여자의 한이 가득한 삶을 알지 못할 것이다. 아내라는, 어머니라는 지위로 사람들이 욕을 마다하지 않는 직업에 종사하며 돈을 번 이여인을 누가 알아줄까. 그저 평범하게 바라보자면 버젓이 남편이 있는데도 술집여인으로 살아가는 미현이 화낭년이라는 욕을 듣기 마련이지만 여자의 삶을 바라보면 욕은 커녕 고개가 숙여지고 눈물이 뚝뚝 흐른다. 가족을 위해 여태까지 몸을 희생해 돈을 벌어 부쳐주지만 자신을 위한 삶은 살지 않은 그녀가 자신의 희망에게서 매몰찬 거절의 대답을 받을 때면 무너지지 않고 그래도 웃으며 살아왔던 그 삶을 내가 산다면 나는 무너질 거 같다. 그토록 염원하던 것이 이루어졌지만 자신이 가족때문에 살아왔건만 더러운 일 마다않고 살았건만 내가 그것에게 외면당한다면 지독한 슬픔속에서 허우적거리다 실성할 것만 같다. 생각조차 하기도 싫다. 무척 끔찍한 일이기에.

 

읽으며 눈물을 후두둑 쏟아낸 책이다. 작가는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슬픈 책을 썼을까. 왜 이 책을 썼을까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 궁금증은 책을 다 읽고 작가의 말에서 알게되었다.

 

- 어머니의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다 내어 주시고도 더 내어 줄 것이 없을까, 먼지뿐인 빈 몸까지 탈탈 털어 내 주시고는, 맹목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이 우리 세대가 기억하고 있는 전형적인 대한민국의 어머니 상이었습니다. 우리 세대의 기억 속 어머니는 당신의 삶의 전부가 당신의 삶이 아닌, 자식들의 삶이었습니다. 만나고 헤어짐이 너무나 가볍게 행해지고 있는 요즘 세대의 어머니를 보면, 세상은 참으로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하게 도비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낯선 곳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자식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두려워 하지 않던 어머니의 헌신이 옛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 작가의 말

 

작가는 아마 어머니의 헌신적인 삶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자 이 책을 썼으리라. 하지만 한 여인의 삶이 너무도 가혹하게 나타나있어 깊은 슬픔을 자아낸다. 타인의 애환이 담긴 삶이 내 가슴을 울리고 또 울린다. 어머니라는 지위, 아내라는 지위를 가진 한 여자의 인생이...아직도 한 번만이라도 아이의 얼굴이 보고싶다던 여자의 모습이 머릿속을 괴롭힌다.

 

조팝꽃 그늘 아래 그 여자가 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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