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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 내 인생 ㅣ 반올림 2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송영미 그림, 조현실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 제목과 표지의 뚱뚱한 소년의 슬픈 표정을 보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이 책은 표지의 소년의 이야기는내가 뚱보로 인해 겪는 인생가 비슷할 거라고, 표지의 뚱보소년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이 책은 프랑스 나라의 한 중학교 소년 벵자멩의 이야기다. 프랑스 학교라 한국 학교와 다른점이 참 많았다.하지만 뚱보라는 것으로 소외받고 차별받는 것만은 세계를 뛰어넘어 온 세계 뚱보들의 공감이었다. 주로 내용은 벵자멩이 클레르라는 아름다운 소녀를 짝사랑 하게 되면서 겪는 아픔, 슬픔, 기쁨 등등의 내용이었다.
벵자멩이 겪은 것 처럼 나도 초등학생 시절 뚱보란 이유로 놀림을 받았다. 어린 나이때라 예민해서 한마디 한마디 가시박힌 말에도 쉽게 상처를 받았다. 그땐 뚱보라는게 죽을만큼 싫었고 뚱보인 내가 너무 미웠다. 또한 소심해서 조용했던 나 라서 더욱 놀림을 받고 무슨 소릴 들어도 한심하게 가만히 있었다.
나 또한 백화점에서 옷을 살 때 뚱뚱해서 하나하나 입어보며 사야했는데 도통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한참 걸어 다녀야했다. 정말 맘에들고 이쁜 옷은 사이즈가 없단 말에 실망했던적도 여러번이다. 맞을 것 같은 옷을 골라 갈아입어도 작아서 다시 갈아입어야되면 괜히 화가나 옷을 골라주느라 고생하는 언니에게 화낸다. 그래서 옷 사러갈때면 기분이 영 그렇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공감을 느낄 수 있을까. 다른 나라의, 다른 성별의 아이인데 뚱보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겪는 내용은 똑같을 정도였다. 그렇다는건 세계적으로 뚱보들이 겪는 소외감과 차별이 같다는 것일거다. 그래서 더 슬프다. 왜 우린 뚱보라는 이유만으로 적대시하며 차별하면서 소외시킬까? 그들은 뚱보의 심정도 모르는 주제에 가슴을 후벼파는 말을 한다. 그럴때마다 내가 뚱보라는게 서럽다.
이 책의 주인공 소년은 꼭 내 모습 같다...보통 사람이라면 아무렇게 않게 그냥 보겠지만, 나는 그냥 볼 수 없었다. 나 또한 뚱보였기에 소년의 심정을 그 누구보다도 이해할 수 있었다.
벵자멩, 나도, 나도 그랬어. 나도 뚱보란 이유로 놀림받고 괴롭힘을 당했어..너 못지 않게 힘들었어.
소년의 모습속에서 지난 날의 내 모습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벵자멩이 실연으로 인해 겪는 아픔은 보는 내가 다 안쓰러웠다 잘못된 생각일지는 몰라도 정말 벵자멩이 뚱보라는 이유로 클레르에게 거절 당한 것 같다. 역시 뚱보는 뚱보끼리만 어울려야 하는 것일까? 나 역시 뚱뚱한 남자는 싫어하면서 뚱뚱한 나는 날씬하고 잘생긴 남자와 사귀었으면 하는 이기심이 들었다.
실연이후로 삶의 의미를 잃다가 소피 아줌마에게 고민을 털어내고 충고를 얻었다. 사랑하던 클레르와 친구가 되는 것. 처음엔 그래봤자지 싶었는데 둘이 서서히 친해졌다가 파티날 클레르가 벵자멩에게 키스를 했다. 아마 그건 벵자멩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일 것이다. 벵은 다음날 밥을 먹을 때 클레르와의 키스를 생각하며 처음으로 음식을 남겼다. 그리고 뱅자멩은 말한다. '의사들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을 빼는 유일한 비결은 바로 사랑을 하는 건데...' 정말, 사랑을 하게 되면 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이뻐지려하고 날신하게 보이고 싶어서 살을 빼는 것 같다. 과연 나도 사랑을 하게 되면 이뻐지고 싶어서 살을 빼려고 할까?
벵자멩의 행복한 모습에 내 절친한 지기의 행복을 보는 것 같아 나도 행복했다. 이 책은 정말이지 뚱보로서 살아가는 모습이 놀랍도록 실감나게 그려져 있었다. 나도 뚱보라 보는 동안 하나하나 다 공감이 되어 맞아, 나도 그랬었지 하며 맞장구 치며 유쾌하게 읽었었다.
클레르가 자신의 사랑을 반 받아들이는게 비만 때문일 거라고 지레 짐작하며 괴로운 시간을 보낸 벵자멩 이지만 비만이란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가에 대해 능동적인 태도로 해결한 건 존경스럽다. 그런 벵자멩을 본받아 생각을 바꾸어야겠다. 뚱보라는 이유로 모든걸 포기해야한다는 잘못된 내 생각을 깨우쳐 주었고 뚱보라도 이쁜여자와 사귈 수 있다는걸 책을 통해 톡톡히 알았다. 뚱뚱하다고 괴로운 인생은 아니구나. 봄빛 따스한날도 뚱보에게 올 수 있는구나.
이 책은 비만이라는 것을 다른 눈으로 보게 해주어서 성장기 청소년들에겐 참 좋은 것 같다. 뚱보란 이유로 고통을 겪는 청소년은 특히 이 책을 펼쳐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뚱보가 아닌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뚱보를 이해 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