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유 - Everyone Says
이미나 지음 / 갤리온 / 200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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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그남자 그여자의 작가 이미나씨가 쓴 새책이라 책을 보기전 기대감으로 설레었다. 그남자 그여자 책도 읽어보지 않은 주제에...이미나 작가의 책은 특이하다. 짧은 내용들이 빽빽하게 있고 한 내용이 끝나고 한 두사람의 독백이 나온다. 처음엔 그런 전개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이상하다 느껴졌지만  내용이 끝나고 주인공들의 마음상태를 알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내용하나, 독백하나. 이젠 내용이 끝나면 이제 이 사람의 마음상태를 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역시 익숙함이란 무섭다.그리고 내용마다 귀여운 그림이 삽입되어있어서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었고 글만보는 피곤함을 덜 수 있었다.  

한 때는 서로 사귀었던 남자와 여자가 있는데 남자는 이미 여자에게 마음이 떠났고 여자는 여전히 남자에 대한 열렬한 사랑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었다. 무관심한 사랑. 상대에게 무관심하다는건 가슴아픈일이다. 문득 노래 제목이 떠올랐다. 해바라기도 가끔 목이 아프죠 라는 제목이었는데 그게 동희에게 딱 어울렸다. 성재라는 한 우물만 팠던 바보같은 동희..곁에는 늘 한결같이 십년동안 자신을 사랑해준 남자 동욱이 있었는데 몰랐다. 동희는 바보.

이미 동희에게 마음이 떠난 성재를 잡고 구차하게 질질 끄는 동희는 보고있는 내가 더 답답했다. 내가 동희였다면 이미 마음이 떠난 성재를 속 시원하게 차버릴텐데. 구질구질하게 왜 질질끌까. 사랑이 뭐길래. 나 라면 이런 사랑은 하지 않을텐데...

사랑에 대한 집착, 왜? 무엇때문에 사람들은 동희처럼 떠난 사랑에 집착을 할까. 물론 이런말을 하는 나는 사랑을 해보진 않았지만.....

책을 읽으며 부러웠던 점은 동희네는 이모가 있어서 늘 가족처럼 지냈다. 우리 외가쪽엔 엄마와 엄마밑으로 삼촌만 둘이라 이모가 없어서 이모있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우리집은 이모만 둘이니 커서 내 아이는 이모없어서 부러움을 안 타겠지? 그런데 이번엔 삼촌이 없어서 삼촌이 있는 아이를 부러워할 수도 있겠다..

- “뭐 먹고 시은 거 없어? 필요한 건?”

나는 계속 물어보는데 그녀는 계속 없다고만 대답합니다. 차라리 그녀가 대단한 걸 바라면 좋을 텐데...영화에서처럼 미친 듯이 택시를 타고 서울에서 강릉까지 달려가는 일,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다고 하면 바다로 데려가 주는 일, 산속에서 갑자기 초밥이 먹고싶다 하면 산길을 데굴데굴 굴러 내려와 기어이 초밥을 사다 주는 일, 나는 다 해 줄 수 있는데..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말할 거면 힘이라도 내면 좋을 텐데 이렇게 해파리처럼 얇고 맥없는 얼굴을 하고선 괜찮다고, 친구는 이래서 좋은 것 같다고.. - p87

이렇게 자상한 남자를 두고 동욱보다 못한 옛남자 때문에 끙끙 앓는 동희가 한심하다. 그 사람이 당신에게 뭔데....동욱이 마음 아파하는 모습에 내 가슴도 아프다. 상처받는건 사랑하는 쪽일까.

동희처럼 더 사랑한 사람이 더 아프고 슬픈 법일까? 그런 생각을 하니 나는 겁쟁이라서 사랑을 하게 되면 조금 덜 사랑하고싶다.

동희가 전화하면 언제나 받고 부탁, 원망, 울음소리 다 들어주고 부르면 언제나 달려나가는 동욱같은 남자가 정말 있을까? 동욱처럼 자상한 남자는 정말 있을까? 그런 사랑을 받으면서 동욱의 사랑을 깨닫지 못하는 동희가 답답하다. 둔탱이 동희.

결국 헤어진 성재 생각을 끊은 동희는 변화한다. 동욱과도 잘 되는 것 같다. 나중에 동희의 소중함을 깨달은 정재는 동희에게 더욱 잘 해줄 것이라 마음먹고 전화를 걸어보지만 동희는 무시한다. 속이 다 시원하다. 그러게 있을때 좀 잘하지! 동희와 동욱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동동커플 화이팅!

책을 본 소감은...여지껏 사랑을 못해본 나 인지라 그렇게 공감이 가는 책은 아니었다. 실연의 아픔, 멀리있어도 보고싶은 사람. 이런 건 어떤 느낌일까, 글세...그저 내겐 건너편 강의 상황같았지만 그런데로 잘 보았다. 어른들의 일상을 훔쳐본 기분이다. 20대의 중반을 달려가는 언니에게 이 책을 슬며시 권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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